KPMA·KRPIA 공동 개최 PAC, 동반성장 전략 집중 조명

▲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18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PAC(Pharma Associations Conference) 2014'를 공동 개최했다.(ⓒ메디칼업저버 고민수)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한 리스크는 줄이고 보다 효율적으로 많은 기회를 모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이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의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회장 김진호)가 18일부터 19일까지 양일간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PAC(Pharma Associations Conference) 2014'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전 세계적인 흐름과 기업별 전략이 핵심 주제로 선정됐다.

이날 참가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각각 오픈 이노베이션을 R&D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미래 제약산업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제약사가 시행 중인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과 국내 제약산업이 이를 통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아이디어, 외부에서 찾는다"

최근 FDA가 신약 물질 발굴 경로를 조사한 결과 제약사는 58%에 그쳤고, 바이오테크 기업은 18%, 학계 24%로 약 42%가 외부에서 도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R&D 개발 파이프라인의 한계를 갖고 있는 제약사들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PAC에 연자로 참가한 GSK, 화이자, 노바티스, 다이이찌산쿄 등 관계자들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회사별로 추진 중인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 GSK Simon Turner박사

먼저 GSK의 Simon Tuner 박사는 'Trust in Science' 프로그램으로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임상 3상이 아닌 초기개발단계에 초점을 맞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Trust in Science는 GSK의 파이프라인 강화는 물론 학계·바이오테크 기업과 해당 지역에서의 파트너십 강화, 로컬 등 폭넓은 차원에서 활용되는 제품 영역 확대, 해당 지역의 문화와 제약 구조 이해 등에 활용된다.

프로그램은 콜라보레이션 대상 센터의 타깃 Discovery, 타깃 Validation부터 GSK의 타깃 Accepted, Screening, Drug Development로 구성됐다. 특히 지적재산권(IP) 부분이 민감한데 GSK는 타깃을 발견한 콜라보레이터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에서도 Trust in Science KOREA라는 명칭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Tuner 박사는 한국이 호흡기질환 등에서 다수의 논문을 보유하는 등 과학적 기반을 갖고 있어 GSK가 파트너십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Trust in Science KOREA는 최첨단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고 환자들에게 혜택을 부여할 것이다. 산학 협력의 장점을 극대화해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 다이이찌산쿄 Kenichi Nishida 상무

다이이찌산쿄의 Kenichi Nishida 상무는 자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TaNeDS'를 소개했다. TaNeDS는 'Take a new challenge for drug discovery'와 일본어로 씨앗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지닌 다이이찌산쿄의 대표 산학협력 프로그램이다.

다이이찌산쿄가 위시리스트를 학계에 전달하면 연구진이 이에 맞는 제안서를 제출하고, 향후 신약 도출 가능성 등에 대한 과학적 평가를 거쳐 협력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Nishida 상무는 "신약의 씨앗이 되는 아이디어나 출발점은 60% 이상이 내부가 아닌 외부 R&D 기관에서 온다"며 "오픈 이노베이션이야말로 우리 생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노바티스 성백민 이사

노바티스 전략제휴부 성백민 이사는 "노바티스에게 전략적 제휴란 꼭 갖고가야 할 과제로, 이노베이션에 기반한 파트너링은 우리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 아시아지역의 사업 제휴가 활발한 편인데 한국은 좋은 롤모델이며, 향후에도 사업파트너로서 선두주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노바티스의 한국 사업 협력 과정에 대해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는 외부협력 초창기 단계였고,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우수한 파트너십을 관리하는 단계, 2013년 이후부터는 새로운 기회 창출의 단계였다며 실제로 국내 파트너와 관련된 상품의 매출 비중도 2005년 2%에서 2010년 34%, 2013년 46%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 화이자 Yuan-Hua Ding 이사

화이자 외부R&D혁신부문 Yuan-Hua Ding 이사는 간소화된 절차를 통해 파트너를 모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ERDI(External R&D Innovation)를 소개하고, 전용 포털 사이트를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화이자는 제품 단계별로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는데, 대학 연구소의 초창기 단계면 연구 협력을, 창업과 관련된 곳은 투자를, 상용화에 근접한 임상시험은 Lisencing 프로그램이나 M&A 방식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통적인 협력 관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대학 연구소 및 초창기 바이오테크 기업과 펀딩그룹을 연계하는 것으로, 이는 환자재단·정부펀드 등이 될 수 있으며 다양한 외부 조직과 일종의 생태계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파트너십 키워드는?

▲ 머크 세로노 Yariv Hefez 부사장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데 있어 중요한 사항은 무엇일까. 머크 세로노 Yariv Hefez 부사장은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 함께 살아야 하고 함께 성공해야 한다"며 파트너십 체결에 있어 중요하게 검토하는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제품 기반의 평가다. 개발 단계는 어느 수준인지, 효능 및 안전성은 어떤지,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닌 글로벌 비즈니스로써 파트너링을 할 때 세계 시장에 나설 수 있는 기술인지 살펴봐야 한다. 두 번째는 파트너사의 역량과 경험이다. 사실에 기반한 전략과 기대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인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를 꼽았다. 함께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한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잠재력이 있어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태도나 가치관, 문화적 차이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의 극복 과제는?

국내 시장과 더불어 이머징마켓 등이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조언도 이어졌다.

Yariv Hefez 부사장은 글로벌 제약사가 최고의 기회만을 추구하지만 이머징마켓 등은 프로젝트 수가 적고 중요하지 않은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경우도 많으며, 특히 글로벌 제약사는 프로젝트의 책임이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는데 반해 중국 등은 약 25∼30%의 높은 이직률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글로벌 제약사는 경영 전문가들이 사업을 관리하는 반면 한국 등은 제약사가 가족 오너 중심이고 외부의 전문가들보다 내부에서 결정이 좌우된다고 꼬집었다.

노바티스 성백민 이사는 한국이 일본 못지않게 연구자 임상도 많이 하고 풍부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를 융합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지속적인 컨퍼런스 개최 등의 노력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각 회사들이 어떤 방향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파악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PAC를 개최한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은 "국내 제약사는 신약개발에 대한 상당한 경험과 역량을 갖고 있다. 한국제약산업과 다국적 제약사들의 효율적인 협력은 양측의 신약개발을 위한 R&D 역량을 키우고 우수한 인재를 활용하는 데 있어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김진호 회장은 "모든 제약사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새로운 시도와 접근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제약사에 오픈 이노베이션은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해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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