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김기식
대구가톨릭의대 교수
대구가톨릭대병원
순환기내과
좌장 박정배
관동의대 교수
제일병원
심혈관내과
최근  근거 창출 임상연구 국가사업단에서 고혈압 임상연구 네트워크 구축의 일환으로 '죽상동맥경화증의 측정 및 관리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합의사항'을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의 좌장은 김기식 교수(대구가톨릭의대), 박정배 교수(관동의대)가 맡았으며 Prof. Thomas Weber (Klinikum Wels-Grieskirchen), Prof. Raymond Townsend (University of Pennsylvania)이 강연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질의응답 내용을 간략히 정리했다.




유럽의 대동맥 및 경동맥-대퇴동맥에서의 맥파속도 측정법

Prof. Tomas Weber
Klinikum Wels-Grieskirchen,
Wels, Austria
동맥경직도에 대한 표준측정법
2006년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C)에서는 동맥경직도에 대한 표준측정법으로 경동맥-대퇴동맥 맥파속도(pulse wave velocity, PWV) 측정법을 제시했다. 최근 진행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경동맥-대퇴동맥 PWV는 관상심장질환, 심혈관질환, 뇌졸중,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총 사망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경동맥-대퇴동맥 PWV는 임상연구에 따라 서로 다른 방법으로 측정돼 객관적인 비교가 어렵다는 문제점을 가진다. PWV 측정에 사용되는 이동 거리(travel distance) 역시 경동맥~대퇴동맥 거리를 측정한 직접적 거리(direct distance) 또는 직접적 거리에 0.8을 곱한 값을 사용하거나 경동맥~대퇴동맥 거리에서 흉골절흔~경동맥 거리를 뺀 값, 경동맥~대퇴동맥 거리에서 흉골상절흔~경동맥 거리를 뺀 값, 흉골절흔~대퇴동맥 거리에서 흉골절흔~경동맥 거리를 뺀 값 등의 차이 거리(subtracted distance)를 사용하는 등 연구마다 측정법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동맥경직도 측정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서는 먼저 이러한 다양한 측정법들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유럽에서는 대동맥궁(aortic arch)과 대동맥분기점(aortic bifurcation) 바로 위쪽 부위에서 침습적으로 측정한 대동맥 PWV를 참조 표준(reference standard)으로 제시했다. 대동맥 PWV는 상행대동맥을 포함하고 맥파가 심장에서 분기점을 향해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는 반면, 경동맥-대퇴동맥 PWV는 상행대동맥을 포함하지 않고 맥파가 위아래의 양방향으로 이동하며 파속(wave speed)도 이동 방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PWV는 동일하지 않다. 심도관법(cardiac catheterization) 시술을 받은 13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동 거리 측정법에 따른 비침습적 경동맥-대퇴동맥 PWV와 침습적 대동맥 PWV를 비교한 결과, 침습적 대동맥 PWV는 평균 8.5 m/초였고 직접적 거리를 이동 거리로 사용한 경동맥-대퇴동맥 PWV는 11.5 m/초, 차이 거리를 이동 거리로 사용한 경동맥-대퇴동맥 PWV는 8.7 m/초로 확인됐다(J Hypertens 2009;27:1624-30). 즉, 차이 거리를 이동 거리로 사용하는 것이 직접적 거리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정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으로 측정한 이동 거리와 체표면에서 측정한 이동 거리를 비교한 연구가 진행됐다. 이 연구에서는 이동 거리의 참조 값으로 MRI로 측정한 상행대동맥~대퇴동맥 거리에서 상행대동맥~경동맥 거리를 뺀 값을 사용했다. 체표면에서 측정한 직접적 거리는 참조 값보다 평균 12.9 cm 길었으며 차이 거리는 평균 5.2 cm 짧았다. 참조 값에 가장 가까웠던 것은 직접적 거리에 0.8을 곱한 값으로 그 차이가 평균 0.2 cm에 불과했다(J Hypertens 2011;29:1577-82). 이러한 결과는 경동맥-대퇴동맥 PWV 측정에 대한 전문가 합의사항에 반영돼 경동맥과 대퇴동맥 간의 직접적 거리를 측정한 후 그 값의 80%를 맥파의 이동 거리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J Hypertens 2012;30:445-8).

연령대에 따른 PWV 차이
젊은 환자의 경우 경동맥이 대동맥에 비해 경직도가 높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경동맥 PWV가 대동맥 PWV에 비해 높은 반면, 고령 환자의 경우 경동맥과 대동맥의 PWV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J Magn Reson Imaging 2014;40:287-93).
 
약 9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차이 거리를 사용해 비침습적으로 측정한 대동맥 PWV와 침습적으로 측정한 대동맥 PWV를 비교한 결과, 양군 간 대동맥 PWV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Blood Press Monit 2013;18:173-6)<그림 1>. 대상자를 연령대별로 나눠 이동 거리에 대한 하위 분석을 실시한 결과, 고령일수록 평균 신장이 작아 체표면에서 비침습적으로 측정한 차이 거리는 감소했으나 침습적으로 측정한 이동 거리는 고령 환자와 젊은 환자 간에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노화가 진행될수록 상행대동맥이 길어지고 대동맥 비틀림(tortuosity) 현상이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직접적 거리에 0.8을 곱한 값 또는 차이 거리를 이용해 측정한 대동맥 PWV와 침습적으로 측정한 대동맥 PWV를 비교한 결과, 젊은 환자에서는 차이 거리를 이용해 측정한 대동맥 PWV가 침습적으로 측정한 대동맥 PWV에 더 가까웠고 고령 환자에서는 직접적 거리에 0.8을 곱한 값을 이용한 대동맥 PWV가 침습적으로 측정한 대동맥 PWV에 더 가까웠다.

 
상완동맥 가압대를 이용한 PWV 측정법
Tonometer는 경동맥-대퇴동맥 PWV 측정에 유용하지만 측정 시간이 오래 걸려 실제 유럽 임상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단일 지점의 파형(wave form)을 토대로 한 회귀곡선공식(single point based regression formula)을 이용해 PWV를 측정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상완동맥 가압대(cuff)를 이용해 파형을 측정한 후 연령, 수축기 혈압 등과 같은 환자 정보 및 사용된 가압대의 특징들을 이 공식에 대입해 PWV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 공식으로 측정한 PWV와 침습적으로 측정한 대동맥 PWV의 차이는 약 0.4 m/초에 불과했으며 재현성도 매우 우수했다.

동맥경직도 측정법에 대한 미국심장협회 합의사항

Prof. Raymond Townsend
University of Pennsylvania,
USA
동맥경직도 측정에 대한 과학적 성명서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에서 동맥경직도 측정법과 임상적 가치에 관한 과학적 성명서를 마련했다. 이는 곧 발표될 예정이며 동맥경직도를 이용한 임상연구들에 대한 객관적인 비교 기준을 제시해 줄 것이라 기대된다. 17,63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동맥 맥파속도(pulse wave velocity, PWV)와 심혈관 사건의 상관관계에 대해 메타분석을 실시한 결과, 대동맥 PWV가 환자들의 5~10년 사이의 심혈관 사건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 메타분석에서는 연령, 인종, 혈압, 건강 상태별로 하위 분석을 실시했는데 모든 하위군에서 대동맥 PWV가 심혈관 사건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입증됐다<그림 2>.
 

 
동맥경직도는 심혈관 사건에 대한 예측능이 혈압이나 맥압에 비해 우월해 종단적 임상연구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동맥경직도 측정법에 대한 합의사항이 도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측정이 이뤄졌다. 이에 AHA의 고혈압 연구 분과회에서는 2011년에 동맥경직도 측정법에 대한 과학적 성명서 개발을 착수했고 곧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 과학적 성명서에는 모든 권장사항이 치료 효과와 근거 수준에 따라 등급이 매겨져 있다. 치료 효과는 Class I~III로지 나뉘는데 Class I은 치료의 혜택이 위험도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이고 Class IIa는 치료의 혜택이 위험도보다 크기 때문에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위험도와 비교한 혜택의 정도가 Class I만큼 크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Class IIb는 해당 치료가 유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이며 Class III는 혜택이 전혀 없거나 오히려 해로운 경우를 의미한다. 근거 수준(level of evidence, LOE)은 A~C로 나뉘며 근거의 확실성(certainty)은 A, B, C 순이다.

과학적 성명서의 주요 내용
동맥경직도 측정법에 대한 과학적 성명서의 제1장에서는 동맥경직도의 정의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 동맥경직도 측정에 PWV를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Class IIa, LOE A).
 
제2장에서는 동맥경직도 측정법에 대한 내용이 기재돼 있는데 동맥경직도를 비침습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동맥-대퇴동맥 PWV를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Class I, LOE A), 아시아인의 경우 상완-발목과 같이 다른 혈관 분절에서 측정한 PWV를 이용하거나 심장-발목 혈관 지수(cardiac-ankle vascular stiffness index)를 확인하는 것도 심혈관 결과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Class IIa, LOE B). 하지만 단일 부위(single location)에서 측정한 PWV 또는 경동맥-대퇴동맥 외의 동맥 분절에서 측정한 PWV는 근거가 부족하므로 임상적 위험도를 판단하기에 부적절하다고 명시돼 있다(Class III, LOE B).
 
제3장에서는 동맥경직도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즉, 동맥경직도는 심혈관질환 사건의 예측에 있어서 표준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이상의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Class IIa, LOE A).
 
제4장에서는 동맥경직도와 파반사(wave reflection)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좌심실의 후부하(afterload) 측정 시에는 시간분해 중심 대동맥압(time-resolved central aortic pressure)과 혈류를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Expert Opinion, LOE C) 압력 흐름 분석(pressure flow analysis)도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Class I, LOE A). 반사파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연구인 경우에는 대동맥의 증대지수(augmentation index)가 아닌 파 분리 분석(wave separation analysis)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Expert Opinion, LOE C).
 
제5장에서는 소아에서 동맥경직도를 측정할 경우에는 소아에서 별도로 검증된 방법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Expert Opinion, LOE C).
 
제6장은 동맥경직도 측정법의 검증에 대한 내용이다. 경동맥-대퇴동맥 PWV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흉골상절흔~대퇴동맥 거리에서 흉골상절흔~경동맥 거리를 뺀 값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Class IIa, LOE B) 이때 경동맥~대퇴동맥 거리에 0.8을 곱한 값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기재돼있다. 검증 연구는 침습적 측정법과 비교하는 형식이나 PWV의 독립적인 예후 유용성(prognostic value)이 확인된 연구에서 사용한 비침습적 측정법과 비교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Expert Opinion, LOE C).
 
제7장에서는 동맥경직도 측정법의 제한점 및 해결 방안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즉, 동맥경직도 측정 시에는 평균 대동맥압과 심박수를 기록해야 하며 PWV 자료 분석 시에는 평균 대동맥압과 심박수가 교란인자(confounder)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고려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Class IIa, LOE B). 또한 동맥경직도에 대한 연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측정 부위를 정확히 기술해야 하고(Class I, LOE C) 이동 거리를 측정한 방식에 대해 보고해야 하며(Class IIa, LOE C) 체표면에서 이동 거리를 측정할 때는 caliper를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Class IIa, LOE C). 동맥경직도는 두 번씩 측정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두 값의 차이가 0.5 m/초를 초과할 경우에는 한 번 더 측정하도록 권장하고 있고(Class I, LOE C) 동맥경직도를 측정하는 사람들이 장비에 익숙하고 측정 기술에 대한 교육을 이수했으며 재현성 있는 결과를 일관되게 도출하는지에 대해 확인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Class I, LOE C).
 
온라인상으로만 게시될 예정인 제8장은 동맥경직도 자료를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서는 동맥경직도 측정법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Q&A

Q 경동맥-대퇴동맥 PWV 측정법과 대동맥 PWV 측정법 중 선호하시는 방법이 있습니까?
 
A 대동맥 PWV는 환자의 임상 결과에 대한 예측능이 우수하나 실제 임상에서는 침습적인 대동맥 PWV 측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임상연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경동맥-대퇴동맥 PWV는 대동맥 PWV에 대한 우수한 대리(surrogate) 지표이므로 임상에서 사용하기에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PWV의 표준 절단 값(cut-off value)으로 10 m/초를 제시하고 있는데 연령대에 따른 차이가 있습니까?
 
A PWV는 노화가 진행될수록 높아지고 고혈압이 있는 경우 더욱 빠르게 증가합니다. 따라서 고혈압의 중증도나 연령에 따른 참조 값을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일반적으로 노화가 진행될수록 평균 신장은 작아지나 동맥의 길이는 감소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고령 환자에서 이동 거리를 측정할 때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A 고령 환자에서 나타나는 흉대동맥(thoracic aorta)의 비틀림은 경로의 길이를 증가시킵니다. 하지만 실제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측정법이 아니라면 이동 거리를 측정할 때 이러한 비틀림을 고려하지 않게 되므로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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