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물리는 상관관계 - 우울증과 만성질환 / 당뇨병

 

EPA·EASD·ESC 2009년 성명서에서는 우울증과 당뇨병 간 상호 연관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명확한 기전이나 인과관계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성명서에서는 상호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상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선별·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양 질환 간 상호연관성, 인과관계, 임상적 영향 등에 대한 근거들은 우울증과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켜주고 있다.

TRIAD 연구
우울증과 당뇨병 간 상호연관성에 대해 많은 근거들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UCLA Lindsay B. Kimbro 교수팀은 고령 환자에서 우울증과 당뇨병이 동반됐을 경우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종단 코호트 연구인 TRIAD 분석연구(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2014;62:1017-1022) 결과로, 연령별로 우울증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군과 18~65세 환자군에서 우울증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우울증 여부 및 정도는 PHQ 척도로 평가했다. 연령, 성별, 인종, 경제적 상황, 동반질환 등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우울증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이 비동반군보다 49% 높았다. 연령별로 분석했을 때는 65세 이상 환자에서는 우울증 동반군의 사망 위험도가 비동반군 대비 78% 높았지만, 65세 이하 연령대에서는 사망률이 오히려 낮거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우울증을 동반한 고령 당뇨병 환자에서는 사망 위험도가 높아졌다”며 “고령 환자의 우울증을 치료하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고령 환자에 대해 우울증 선별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인 우울증상 당뇨병 위험 상승과 무관

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eing 연구
TRAID 하위분석 연구에서는 우울증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eing 연구 분석에서는 우울증이 고령 환자의 당뇨병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Psychosomatic Medicine 2014;76:555-561)에서는 우울증상과 혈당대사 간 양방향 전향적 연관성을 평가했다. 이에 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eing 연구에서 50세 이상 인구 4238명을 당화혈색소(A1C) 수치와 자가보고를 통해 정상혈당군, 혈당대사장애군으로 분류했고, 당뇨병 진단 여부도 구분했다. 우울증은 CES-D 척도로 평가했다.

6년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연령을 보정한 분석모델에서 우울증상은 진단되지 않은 당뇨병(undiagnosed diabete) 위험도를 54% 높였고, 진단된 당뇨병(diagnosed diabete) 위험도는 53% 높였다. 특히 우울증상 점수가 높은 경우 진단되지 않은 당뇨병 위험도는 최고 91%, 진단된 당뇨병 위험도는 3배까지 높아졌다. 이외 다양한 변수들을 보정했을 때도 위험도에 대한 연관성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단 우울증상은 혈당대사장애 위험도와는 연관성이 없었다.

역으로 당뇨병으로 진단됐을 경우 우울증상 위험도를 분석했을 때 4년 관찰결과 52~64세에서는 2배 이상(OR=2.17, 95% CI) 높았지만, 65세 이상 노인 환자에서는 영향이 없었다. 추가적으로 혈당대사장애와 진단되지 않은 당뇨병은 우울증상의 악화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52~64세 환자들에서 우울증상과 진단된 당뇨병 간 연관성은 있었지만, 65세 이상 환자에서는 연관성이 없었다”고 정리했다.

◇우울증·당뇨병 동시 발생 가능성

제2형 당뇨병과 우울증 간 인과관계는?
다수의 연구들에서 당뇨병과 우울증의 연관성은 제시되고 있지만,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런던대학 Adam G. Tabak 교수는 올해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발표한 연구(2014;2:236-245)를 통해 “우울증과 당뇨병 간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임상 전문가들은 두 질환이 함께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Tabak 교수는 “코호트 연구들을 대상으로 메타분석한 결과들에서는 전반적으로 우울증이 당뇨병 발생 위험도를 높이고 반대로 당뇨병이 우울증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두 질환을 연결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우울증이 생물학적으로 시상하부-뇌하수체-아드레날린 부신피질계, 교감신경계, 염증 등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런 부분이 당뇨병 위험도 증가에 명확한 연관성은 없다. 게다가 우울증이 당뇨병에 관련된 혈당, 인슐린, 인슐린 민감성,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혼재돼 있는 상황이다”며 두 질환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병리학적으로 당뇨병과 우울증이 상호 직접적으로 위험도는 높이지 않지만, 인과관계와는 별도로 임상의사들은 두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울증 통합관리 혈당도 개선시켜
우울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통합적 관리모델이 IMPACT 연구에서 유의한 효과를 보인 것과 유사하게 우울증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에서 우울증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모델도 우울증과 혈당 관리 모두에 혜택을 보였다.

호주 웨스턴시드니대학 Evan Atlantis 교수는 7개의 무작위대조군임상(RCT)을 분석한 연구(BMJ Open 2014;4:e004706)를 통해 통합적 관리모델의 효과를 평가했다. 7개 RCT에서 1895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예후를 평가했고 1556명에서는 A1C 예후를 분석했다.

우울증에 대한 약물치료, 정신치료 등을 함께 진행한 통합적 관리전략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평균 우울증 점수가 0.32점, 혈당수치는 0.33%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 우울증 관해가 혈당 관리정도를 개선시키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tlantis 교수는 “미국 내에서 단기~중기로 진행된 RCT를 분석한 결과지만, 이번 분석에서 우울증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전략이 우울증과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의 우울증 및 혈당 예후에 유의한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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