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감별질환·다른 정신질환 / 양극성장애

 

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올해 초 한국형 양극성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을 업데이트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2002년 발표 후 세 번째 개정된 내용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4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치료전략에 대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담았다. 현장의 전문가 목소리에 초점을 맞춘 것.

2010년 알고리듬 대비 약물의 선호도 변화가 눈에 띄고, 소아·청소년, 노인환자에 초점을 맞춘 챕터도 추가했다.

진료지침에서는 “2010년 이후 새로운 약물의 개발 및 기존 약물의 적응증 확대 등의 이슈가 있었다”며 업데이트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큰 틀에서는 2010년도 판과 마찬가지로 설문조사를 시행했지만 부분적으로 설문 문항을 추가 혹은 수정했다. 이에 △조증·경조증 삽화의 치료 △우울 삽화의 치료 △혼재성 양상의 치료 △급속순환형의 치료 △유지치료 △안전성 및 비순응 △특수상황 등의 치료상황으로 나눠 56가지의 임상상황과 223가지의 개별적인 상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조사 결과는 양극성장애의 다양한 임상상황에 대해 권장하는 선호 치료전략, 상위 2차 선택, 하위 2차 선택으로 치료전략의 단계를 구분했다. 그 결과 양극성장애의 조증 삽화에는 기분조절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가 가장 선호되는 전략으로 선택됐다.

우울 삽화의 경우 경도~중등도 우울증에 대한 1차 치료선택은 기분조절제 단독요법,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 라모트리진 병합치료였다.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지 않은 중증 우울증은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 라모트리진, 기분조절제 + 항우울제 병합치료가 1차 치료 선택이었다.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한 중증 우울증에서는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 라모트리진,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 항우울제,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 항우울제 + 라모트리진 병합요법이 1차 치료전략으로 선택됐다. 진료지침에서는 “4년마다 꾸준히 개정을 진행한 경향을 볼 때 이전에 비해 전문가들의 일치도가 높아져 치료에 대한 컨센서스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했다.

조증삽화
조증과 경조증에 대해서는 8가지 임상적 상황에 대한 53가지 개별적인 상황을 포함하는 478개의 치료적 선택문항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유쾌성 조증, 혼재성 조증, 정신병적 조증 모든 경우에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가 최우선 치료로 선택됐다. 경조증의 경우에는 기분조절제 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단독치료가 최우선 선택이었고, 단독치료에도 반응이 없다면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의 교체,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치료에 기분조절제를 추가하는 전략도 1차치료로 선택됐다.

지침은 2010년 대비 유쾌성 조증에서는 기분조절제 단독치료의 선호도가, 혼재성 조증에서는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의 선호도가 높아졌고,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치료에 대한 선호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증 삽화의 치료에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일치도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우울삽화
우울 삽화에 대한 설문은 총 14문항의 54가지 임상상황에 대한 390개의 질문이 이뤄졌다. 설문조사 결과 급성 양극성 우울증 중 중등도 삽화, 정신병적 증상이 있거나 없는 중증 우울증에 대한 초기치료 전략으로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 라모트리진 병용요법을 1차로 선택했다.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는 올란자핀, 퀘티아핀, 아리피프라졸이, 양극성 우울증 치료를 위한 항우울제 중에는 효과와 안전성을 고려했을 때 시탈로프람, 부프로피온, 설트랄린이 선호됐다.

2010년 가이드라인과 비교했을 때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선호도가 증가한 결과로, 진료지침에서는 초기치료 전략이 기분조절제에서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중심이 옮겨갔고, 양극성 우울증 치료에서 항우울제에 대한 전반적인 선호도가 낮아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기분조절제 + 항우울제 병합치료 대비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선호도가 명확하게 증가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는 양극성 우울 삽화의 치료가 단극성 우울 삽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인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침은 부연했다.

급속순환
급속순환 양극성 장애에 대한 설문은 6개 문항으로 많은 비중은 차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2010년판과  비교했을 때 변화된 치료전략의 선호도를 보였다. 급속순환 양극성 장애 치료의 1차 선호전략은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였고,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요법도 1차 선호전략으로 새롭게 추가됐다. 우울 삽화를 보이는 경우에는 기분조절제 + 라모트리진,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 라모트리진 병용요법이 1차로, 기분조절제 단독요법, 두 가지 기분조절제 병합요법, 기분조절제 및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항우울제 병합요법은 2차로 선택됐다.

약물로는 발프로에이트, 리튬, 퀘티아핀, 올란자핀, 아리피프라졸이 꼽혔고, 우울 삽화의 경우에는 라모트리진도 1차 약물에 포함됐다. 진료지침에서는 이에 대해 2010년 대비 라모트리진의 선호도가 증가했고, 2차 전략의 종류가 다양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지치료
유지치료 부분은 조증, 경조증, 우울증 삽화 이후 전반적인 치료전략에 대한 선택, 약물치료 유지기간, 발현증상에 대한 치료 전략의 선택 등에 대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조증 삽화 후 유지치료에서는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요법, 기분조절제 단독치료,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치료가 선호됐고, 경조증 삽화 후 유지치료에서는 기분조절제 단독치료,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병합,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단독치료가 선호됐다.

우울 삽화 이후 유지치료는 1형과 2형 양극성 장애에서 차이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기분조절제 + 라모트리진,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 라모트리진 병합요법이 선호됐다.
유지치료에서도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고, 특히 아리피프라졸의 선호도 변화폭이 컸다. 진료지침에서는 전반적인 치료과정에서 급성기 증상 완화와 함께 재발 방지, 잔존증상의 제거도 치료목표라고 부연했다.

소아·청소년
소아·청소년 치료에서는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기존 국내외 임상연구, 종설에 대한 검토를 거쳐 치료지침을 제시했다. 소아 환자 중 양극성 조증 삽화에서는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전략이 제시됐다. 기분조절제는 발프로에이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에서는 퀘티아핀이 선호됐다.

우울 삽화에서 1차 전략으로 선택된 전략은 없었고, 드물게 사용되는 2차 전략으로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전략이 선택됐다. 청소년 양극성 조증 삽화에서도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전략이 선호됐고, 선호되는 항정신병약물로는 리스페리돈과 퀘티아핀이 꼽혔다.

청소년 양극성 우울 삽화에서도 선택된 1차 전략은 없었고, 드물게 사용되는 2차 전략으로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 에 의견이 모였다.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 양극성 장애 조증 삽화에 대한 치료전략은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 선호됐지만, 소아·청소년 양극성 장애 우울 삽화나 양극성 장애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일치된 선택이 없어 아직 논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노인 양극성장애에 대한 치료전략은 이번 진료지침에서 처음으로 추가됐다. 노인 양극성 장애에 대한 설문은 조증, 우울 삽화 이후 전반적인 치료전략, 항정신병약물, 기분조절제, 항우울제의 선택, 치매가 동반된 경우에 대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 노인 양극성 장애 조증 삽화에서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또는 기분조절제 단독치료를 1차 전략으로 권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분조절제는 발프로에이트, 리튬을,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는 아리피프라졸, 퀘티아핀, 올란자핀을 1차 약물로 제시했다.

우울 삽화 치료전략으로는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 라모트리진 병합치료,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요법을 우선하는 치료전략으로 제시했다. 기분조절제로는 발프로에이트, 라모트리진,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는 아리피프라졸, 퀘티아핀, 올란자핀, 항우울제는 시탈로프람, 부프로피온, 설트랄린으로 나타났다.

신체질환 동반
신체질환이 동반됐을 경우에 대해서는 동반된 질환별로 1~3차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당뇨병이 동반된 경우 아리피프라졸이 1차 약물로, 전기경련치료, 클로자핀이 3차 약물로 선호됐다. 심장질환이 동반된 환자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아리피프라졸이 1차, 전기경련치료가 3차로 제시됐다.

간질 환자에서는 리튬과 아리피프라졸이, 신장질환 환자에서는 아리피프라졸, 발프로에이트, 퀘티아핀, 뇌졸중 혹은 두부손상이 있을 경우에는 발프로에이트가 1차 약물로 제시됐다.

한편 신장질환 환자에서 3차 전략은 리튬, 뇌졸중 또는 두부손상 환자에서는 전기경련치료가 꼽혔다. 2010년 대비 전반적인 신체질환 동반 환자에서는 아리피프라졸의 선호도가 높아졌고, 반대로 전기경련요법은 선호도가 낮아졌다.

안전성과 내약성
치료약물의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부분도 진료지침에서 다루고 있다. 설문조사에서는 치료약물로 인한 체중증가, 항정신병약물과 관련된 고프로락틴혈증, 라모트리진 관련 피부발진, 치료 비순응, 유전상담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우선 약물로 인한 체중증가가 발생했을 때는 운동 및 식이조절을 우선적으로 시행토록 했고, 체중감량을 위한 약물로는 메트포르민, 토피라메이트, 오르리스탯, 부프로피온이 꼽혔다. 특히 항정신병약물로 인한 체중증가가 발생했을 때는 체중증가 부작용이 적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하는 전략을 취하도록 했다.

항정신병약물로 인한 고프로락틴혈증에 대해서는 되도록 프로락틴 증가가 적은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하는 방향의 치료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모트리진 관련 경증 피부발진이 발생했을 때는 감량 후 관찰을 우선하고 그 이후 약물 중단을 고려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약물 순응도를 높이는 전략으로는 1일 1회 약물로의 교체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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