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카딘(서방형 멜라토닌)은 불면증 치료제로 승인된 최초의 멜라토닌 수용체 작용 약물이다. 기존의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됐던 속방형 멜라토닌 제제와는 다른 서방형 멜라토닌 제제로, 지난 2007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승인됐다. 국내에서는 올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불면증 치료제 전문의약품으로 시판허가를 받았다.

속방형 멜라토닌은 멜라토닌 수치가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높게 올라갔다가 짧은 반감기(30~40분)로 인해 수치가 빨리 떨어지게 돼 수면시간 전반에서 멜라토닌을 충분하게 유지하고 못한다. 반면 서카딘은 내인성 멜라토닌 방출 형태와 유사하게 멜라토닌을 8~10시간 동안 서서히 방출하면서 수면시간 전반에 걸쳐 인체의 수면리듬을 깨지 않고 작용한다.

서카딘은 수면의 양에서 더 나아가 질을 개선하는 쪽으로 수면장애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서카딘이 승인되기 이전의 수면제들은 잠이 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인 수면 잠복기를 단축시키고 수면시간을 유지시키는 데에만 집중해 수면의 양이 강조됐던 데 반해, 서카딘은 차별화되는 약물기전을 통해 수면의 질과 주간 생활의 질 개선을 강조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을 겪는 고령 환자의 경우 수면의 질이 좋은 집단보다 멜라토닌 분비가 유의하게 낮은데, 서카딘은 이러한 환자군에서 멜라토닌을 보충시켜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이러한 서카딘의 효과는 일련의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서카딘은 고령의 불면증 환자에서 수면 잠복기는 물론 수면의 질, 전체 수면시간, 수면효율 및 주간 활동성 개선 등의 효과를 보고했다. 55세 이상 연령대의 불면증 외래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한 Neurim VII 연구에서는 서카딘이 위약과 비교해 수면의 질(LEQS-QOS, P=0.047), 기상 후 각성상태(LEQS-BFW, P=0.002) 모두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특히 수면의 질과 주간 생활의 질이 동시에 개선되는 환자를 ‘double responder’로 정의하고 이들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서카딘군의 47%가 수면의 질과 주간생활의 질이 동시에 개선됐음이 확인됐다. 서카딘 복용 중단에 의한 이상반응 관찰에서는 약물의존 등 기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J Sleep Res 2007;16:372-380).

Neurim IX 연구에서는 55세 이상 불면증 환자 354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과 기상 후 각성상태(주간생활의 질)가 동시에 개선된 환자, 즉 double responder가 얼마나 되는지를 서카딘과 위약군 간에 비교·검증했다. 결과는 서카딘군에서 26%의 환자들이 두 가지 평가지표가 현저하게 개선돼 위약군(15%)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4).

개별인자를 분석한 경우에도 수면의 질(LEQS-QOS, P=0.014), 기상 후 각성상태(LESQ-BFW, P=0.038) 모두 위약군 대비 유의한 개선효과가 나타났다(Current Medical Research and Opinions 2007;23:2597-2605). 서카딘은 또한 6개월에 걸친 장기간 연구에서 수면 잠복기, 수면의 질, 기상 후 각성상태를 개선했으며 3주 후 관찰된 수면 잠복기 개선효과가 최대 3개월까지 증가하고 6개월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됐다(BMC Medicine 2010;8:51).

서카딘의 효과는 국내 임상연구에서도 확인됐다. Neurim VII, Neurim IX를 모연구로 삼아 한국인을 대상으로 서카딘과 위약군을 비교한 가교임상에서 서카딘은 수면의 질, 수면 잠복기, 전체 수면시간, 수면효율 및 주간 활동성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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