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이동우 홍보이사

 

- 급증하고 있는 노인 우울증,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우울증은 생물학적 요인과 사회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이 가운데 사별, 고독, 경제적 어려움, 각종 질환들로 인한 고통, 빈곤 등의 비중이 커졌다. 노후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것도 노인 우울증 환자 증가의 원인이다.

자녀세대부터가 노후부양은 국가 및 사회의 책임이라는 의식이 확립되고 있는데, 어떻게 진정한 무병장수를 맞이할 수 있겠는가? 장수하는 노인도 실상은 건강장수가 아닌 생에 마지막 10년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병고가 깊어지면서 우울증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채로 암울한 노년기를 맞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알아둘 점은 대부분의 기관들이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노인 우울증이 증가한다’고 인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인우울증 발생 자체가 증가했다기 보다 우울증으로 인해 치료받는 환자 수가 증가했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 즉 치료율이 그 만큼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미치료율도 높아 이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우울증인데 치매와 혼돈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진단에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보면 되나?

노인 우울증 환자 대부분이 신체증상에 대한 호소가 많고, 정서적 증상에 대한 보고가 부족하며, 동반 내과질환이 많은 특성으로 인해 진단의 어려움이 있다. 우울증상이 간과된 채 인지기능의 저하만이 치료의 타깃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노인정신의학에 대해 충분히 훈련받지 못한 전문의들이 간단한 평가도구만을 이용해 점수가 23점 이하로 나오면 환자를 단순히 치매로 진단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충분한 상담과 진찰없이 검사도구만을 이용한 진단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병력청취나 환자 인터뷰, 각종 검사를 통해 현재의 정신상태를 세밀히 분석해야만 비로소 정확한 진단·평가를 내릴 수 있다.

- 노인 우울증 치료에서 비약물요법은 어떻게 적용되며, 치료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정신치료가 가장 대표적이다. 특히 깊은 무의식 속에서 다루기 힘든 부분은 대인관계 정서치료나 지지적인 치료기법을 많이 시행한다. 대인관계 치료는 우울증의 발병 소인에 관해 유전학적, 생화학적, 발달학적 그리고 인격상의 문제들을 인정하면서도 특히, 우울증 환자가 현재 겪고 있는 갈등과 대인관계 문제에 초점을 두는 단기 집중치료다.

대인관계 내의 다양한 문제를 다뤄 사회적 역할을 잘 수행하고 대인관계의 상황에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정신치료는 환자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노인환자의 치료에 앞서 치료자가 본인의 개인적인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자 스스로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거리 등을 가지고 치료에 임한다면, 오히려 정신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교육분석이라는 과정을 통해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들이 연수교육 과정을 밝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 최근 벤조디아제핀이 알츠하이머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로 논란이 있다. 그렇다고 사용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도 정답은 아닌거 같다.

논문 한 편 가지고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 대부분은 캐나다의 GP 즉 1차진료의들의 진단 및 처방내역을 참조했다. 여기에는 분명 충분한 훈련이 안된 의료진이 항우울제 치료가 적절하지 못한 상태에서 벤조디아제핀을 처방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단연 부적절한 치료가 행해진 것으로 알츠하이머 위험도가 높아진다는게 맞다.

다시 말해 이러한 사례들도 함께 명백히 분석해서 나온 연구결과인지 의문이 드는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또 벤조디아제핀은 초기 불안증상을 빨리 완화시키기 위해 부분적으로 처방하는 약물로 일반적으로 장기투여가 금지된 약물이다. 이번 연구결과만으로 환자가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 항우울제 처방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은?

노인환자들은 다약제 처방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항우울제를 처방할때 약의 효과, 특유의 부작용, 약물 상호작용을 고려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최근에는 부작용이 덜하면서도 효과는 좋아진 새로운 약물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특히 성기능장애를 동반하지 않는 SSRI도 나와 부작용이 나날이 개선되고 있다. 전문의는 약물의 부작용 특성과 장점을 함께 고려해 환자의 특성에 맞춰 약물을 처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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