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C 2014 우울증 관련 연구 하이라이트

 


우울증과 신체질환 간 연관성이 지속적으로 부각되면서 올해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도 우울증에 연관된 다수의 연구들이 발표됐다. 전반적으로 우울증이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강조됐고 구체적인 환자군에 대한 연관성이 제시됐다.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우울증 선별검사 필요

호주 레스터대학 David R. Thompson 교수는 구연발표 세션에서 우울증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전반적인 근거들을 정리해 발표했다.

발표에서 Thompson 교수는 “우울증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은 다수의 연구뿐만 아니라 학회들의 성명서·가이드라인을 통해 공론화되고 있다”며 심혈관질환 환자에 대한 우울증 선별검사와 우울증 동반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를 요구했다.

그는 우울증과 심혈관질환에 대한 최근의 근거로 European Heart Journal 2014;35:1365에 호주 멜버른대학 David L. Hare 교수가 발표한 우울증과 심혈관질환에 관련된 임상적 근거검토 연구와 올해초 호주국립심장재단이 발표한 관상동맥심질환 환자의 우울증 관련 가이드라인을 꼽았다.

Hare 교수는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우울증이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명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심혈관질환과 우울증이 상호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합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호주국립심장재단의 가이드라인도 임상현장에서 심혈관질환 환자들에 대한 우울증 선별검사, 정신건강과 전문의에게 전과, 동반환자의 치료 등에 대한 내용을 권고했다.

Thompson 교수는 “심혈관질환에서의 우울증 동반은 의료비용 상승, 사회적 생산력 감소, 환자의 삶의 질 감소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울증이 동반된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심장재활, 운동, 정신치료, 통합적 접근전략 등의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PHQ, BDI, HADS, CDS, CES-D 등 도구를 사용해 심혈관질환 환자의 우울증을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급성관상동맥중후군(ACS) 환자는 사건 발생 후 2개월째, 심부전 환자는 최소 1년 1회 이상 선별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축기 심부전 환자의 우울증 병력, 사망률 높여
- Abstract P4641

우울증 병력이 있는 수축기 심부전 환자가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을 때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 J. Wallenborn 교수는 E-INH 코호트 연구에서 수축기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우울증 및 관련 요소들과 환자 예후 간 연관성을 평가했다.

대상 환자들은 864명으로, 평균 연령은 67세였고, 좌심실박출량은 30.4%, NYHA Ⅲ~Ⅳ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42%였다.

PHQ-9 척도로 평가해 11점 이상은 우울증, 11점 미만은 우울증이 없는 것으로 분류했다. 추적관찰은 평균 18개월 동안 시행했다.

분석결과 전체 환자 중 29%가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 253명 중 우울증 병력이 있었던 이들은 28%였고 평가시기에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던 이들은 13.8%, 복용하지 않는 이들은 13.8%였다.

PHQ-9 점수 11점 미만인 이들은 전체의 71%였지만, 8.8%가 우울증 병력이 있었고, 4.4%가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었다(항우울제 비복용률 4.4%).

18개월째 사망률을 평가했을 때는 우울증 동반환자 중 26.9%가 사망했다. 이들 중 15.8%는 우울증 병력이 없었고, 4.3%는 우울증 병력이 있으면서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은 이들이었고, 6.7%는 우울증 병력이 있으면서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우울증이 없는 환자의 사망률은 13.6%였고, 이들 중 우울증 병력이 없는 이들은 10.9%, 우울증 병력이 있으면서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은 이들은 1.3%, 복용한 이들도 1.3%였다.

이에 연구팀은 “수축기 심부전 환자에서 우울증이 호발하지만, 잘 검진되지 않고 치료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이와 함께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들의 예후가 더 좋지 않았고, 우울증 병력이 연구시작 시점의 PHQ-9 점수와 상관없이 예후를 악화시키는 인자였으며, 우울증 병력이 있으면서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이들에서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심장재동기화치료 후 우울증 조심해야
- Abstract P136·P560

심장재동기화 치료전략도 우울증의 영향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폴란드 실레시아의대 T. Podolecki 교수는 이식형 제세동기를 적용한 심장재동기화치료(CRT-D) 후에도 우울증이 호발하고, 예후악화에 연관성을 보였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했다.

Podolecki 교수팀은 CRT-D  치료를 받은 환자 260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단일기관 비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모든 환자들은 BDI-Ⅱ로 우울증 여부를 평가했다. CRT-D 치료 시작시기와 이후 3, 6, 12개월째 반복적으로 정신건강학적 평가를 시행했다. 전체 환자들 중 39.5%가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60.5%는 항우울제로 치료받지 않은 이들이었다. 종합적인 종료점은 장기간 관찰 후 사망 또는 비대상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었다.

우울증상을 보인 환자군에서 CRT-D 이식 후 6, 12개월 째 평가에서 우울증 유병률은 유의하게 감소했다. 6개월째 치료군에서 우울증 관해에 도달한 환자는 78.4%,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서는 38.5%였다.

12개월 관찰기간 동안 우울증 환자군에서 1차 종료점에 도달한 위험도는 34%, 우울증이 없는 환자에서는 14.4%였다.

이에 Podolecki 교수는 “우울증이 CRT-D군의 사망 또는 비대상성 심부전 입원에 대한 독립적인 예측인자로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이와 함께 또다른 분석에서는 CRT-D 후 3개월째 평가에서 우울증으로 진단된 이들은 18.3%였고, 같은 기간 BDI -Ⅱ 평균 점수는 베이스라인 5.74점에서 7.87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으로 진단된 이들을 분석한 결과 종합적인 종료점의 위험도가 33.3%로 비우울증군 10.3%에 비해 현격하게 높았다.

이와 함께 심근경색은 종합적 종료점 위험도를 4.4배, 승모판막 폐쇄부전 위험도는 2.4배, 우울증은 2.3배, 사구체여과율 45mL/min/1.73㎡ 미만 감소 위험도는 2.1배, 당뇨병은 1.6배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Podolecki 교수는 “CRT-D 치료 후 임상현장에서 과도한 우울증상은 일반적으로 나타났고 100명 중 18명은 3개월 내 우울증으로 발전했으며, 우울증은 예후악화의 독립적인 인자였다”며 일관된 결과를 제시했다.

진단적 조영술, 불안·우울증상 개선
-Abstract P3211

노르웨이 북노르웨이대학병원 T.A. Hanssen 교수는 관상동맥심질환 환자의 진단적 관상동맥조영술과 불안·우울장애 간 연관성을 평가했다.

Hanssen 교수는 “진단적 조영술이 불안·우울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결과, 조영술이 관련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심질환 및 의심환자 780명을 대상으로 침습적 CT 조영술을 실시했다. 조영술 후 6개월간의 자료를 수집했고, 이와 함께 HADS 척도로 불안 및 우울장애 증상도 평가했다. HADS 척도는 21점 만점으로 8점 이상이면 불안 및 우울장애가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3.6세였고, 59.7%의 환자들은 관상동맥심질환 병력이 없었다.

분석결과 26%의 환자들이 정상적인 혈관상태로 나타났고, 20%에서는 혈관벽의 변화가 관찰됐으며 53%에서는 폐색성 색전증이 나타났다.

베이스라인에서 불안장애 증상이 있는 환자는 23.6%, 우울장애 증상이 있는 환자는 19.9%였고, 6개월 후 각각 16.5%, 14.6%로 감소했다. 관상동맥심질환 병력은 불안 및 우울장애 점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단 베이스라인에서 여성의 불안점수는 5.5점으로 남성의 4.8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외 다른 성별에서의 차이는 없었다.

6개월째 관상동맥심질환 병력이 없었던 환자 중 조영술 결과 혈관이 정상인 환자들에서는 평균 불안·우울증상 점수가 0.77, 0.63 감소해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폐색성 색전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각각 1.38, 0.81점 감소했다. 단 혈관벽에 변화가 있었던 환자들에서는 0.49, 0.53으로 가장 적은 폭의 변화가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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