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명이비인후과원장
전 의료윤리연구회장
37. 응답하라 의료윤리
좋은 개원의사
② 환자에게 인정받는 의사

대한의사협회 발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9만 9396명의 의사가 활동 중이고, 이 중 개원의가 39.1%다. 개원의사는 환자가 아플 때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의사이기에 의사와 환자 사이의 윤리가 매우 중요하다. 환자들이 바라는 좋은 개원의사상(good doctor)이란 어떤 것일까?

친절한 의사 
첫째, 친절한 의사다. 친절은 남에 대한 배려(respect)다. 의료(medical practice)는 사람을 대하는 행위다. 대인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친절한 행동이다. 친절한 행동이란 소통의 방법으로 표현된다. 먼저 환자를 진료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 인상이 중요하다. 아파서 찾은 진료실에서 환한 미소와 웃음 띤 얼굴로 맞아 줄 때 환자는 마음을 열게 된다.
환자가 불편해하는 증상을 잘 들어주는 의사가 친절한 의사다. 대개 먼저 호소하는 증상이 환자가 제일 불편해 하는 증상이다. 환자와의 대화에서는 작은 공감의 말이나 동작을 통해 환자의 아픔과 마음의 괴로움을 알아주는 의사가 친절한 의사다.

한마디로 환자를 배려하고, 매너와 에티켓이 좋아야 좋은 의사이다. 에티켓을 지키더라도 매너가 좋지 않으면 그 효과가 떨어진다. 쉬운 예로 청진을 할 때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보호자나 진료보조 인원을 배치하는 것은 에티켓이다. 이때 차가운 청진기를 살짝 데워서 환자가 불쾌하지 않게 피부에 갖다 대는 행위는 매너다. 에티켓과 매너가 함께 어우러져야 환자를 배려하는 좋은 의사다. 환자에게 검사결과를 설명할 때도 "정상입니다. 좋습니다"라는 표현보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알려주며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실력 있는 의사
두 번째로 실력 있는 의사다. 실력은 공부하지 않으면 쌓을 수 없다. 전문직업성 평생개발(CPD, 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을 통해 잊혀져버린 의학지식(knowledge)을 되새기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 환자진료에 도움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새로운 의학 술기(technique)를 익혀 진료에 먼저 적용해 환자의 편의와 회복에 도움을 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치료에 불합리한 심사기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고쳐가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과학적인 의학 지식과 경험을 근거로 심사기관에 이의를 제기할 정도로 의지를 갖고 행동할 줄 아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윤리적인 의사
마지막으로 윤리적인 의사가 좋은 의사이다. 환자들은 개인적인 관계에서 의사를 볼 때는 신뢰하지만, 의사 집단 전체를 볼 때는 시각이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의 판단기준은 의사의 실력이 아니라 윤리적인 모습이다.
특히 이해상충의 문제(COI, Conflict Of Interest)를 잘 처리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아무리 훌륭한 치료능력과 수술 실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해상충의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 하면 신뢰가 떨어진다. 환자들은 약자의 입장이라 어쩔 수 없이 따라가지만, 자신이 이해상충의 문제에 이용된 것을 알았을 때 분하고 기분 나빠한다.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이해상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검사나 시술을 하기 전에 검사의 목적을 분명히 알려주고 환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의사들이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지켜가야 한다. 바로 윤리적인 개원의사의 모습이다.
친절하고, 실력 있고, 윤리적으로 환자에게 인정받는 의사가 좋은 개원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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