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seyin Naci 박사팀 논문 BMJ에 실려 눈길

▲ 미국과 유럽의 주요 학술대회에서는 최신임상연구 코너를 통해 해서 전세계적으로 진행된 다국가 연구를 발표한다. 발표하기 전까지 모든 내용은 비밀에 부쳐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진은 올해 미국심장학회의 최신임상연구 코너 발표 사진. 최근 연구 소식을 듣기 위해 수천명이 참여한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학술대회의 큰 무대를 장식하는 임상 연구 대부분은 그 약 또는 의료기기를 개발한 기업(제약사, 의료기기회사 등)이 후원한 것이다. 때문에 한번 쯤은 바이어스(BIAS)에 대한 영향이 없는지 의심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수많은 의사, 임상 전문가, 통계학자들이 이러한 부분에 끊임없이 의구심을 품고 연구를 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속속 저널에도 채택, 발표되고 있다. 바이어스는 연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가장 우려되는 점이 효과 과장과 안전성 축소다.

문제는 이러한 효과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흔치 않다는 점이다. 그런면에서 최근 영국의학저널인 BMJ가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는 스타틴을 스폰서 연구와 비스폰서 연구로 나눠 분석한 연구 결과가 화제다(BMJ 2014;349:g5741 doi: 10.1136/bmj.g5741).

'Industry sponsorship bias in research findings: a network meta-analysis of LDL cholesterol reduction in randomised trials of statins'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지금까지 나온 6개 스타틴 연구를 모아 과학적이고 체계적 네트워크 메타분석(Network Meta Analysis)을 통해 바이어스 유무에 따른 스타틴 효과를 관찰했다.

네트워크 메타분석은 기업들의 스폰서하에 시행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방법론적 효과와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분석법이다.

이번 분석에 사용된 연구는 1985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저널 등에 발표된 것으로, 여기에는 총 183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가 포함됐다. 이중 기업 등 스폰서 연구는 146개이고 비스폰서 연구는 37개였다. 스폰서 연구에는 정부지원, 연구소, 비영리단체가 후원한 연구 37개도 포함됐다.

주요 평가 목적은 LDL-C 감소 효과가 두 군간 서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다행히 최종 결과에서 스폰서 연구나 비스폰서 연구간 의미있는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스폰서 연구에서 베이스라인 대비 LDL-C의 평균 변화는 1.77mg/dL이었으며, 비스폰서 연구에서는 1.66mg/dL로 유사했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경제사회과학대학 약물정책연구소 Huseyin Naci 박사는 "기업들이 후원한 연구에 바이어스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할 수 있지만 체계적 고찰연구를 통해 두 군간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이전 연구에서 불일치했던 다양한 용량에서 개별 스타틴의 효과는 서로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 등이 후원한 연구에 의심의 시선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일례로 PUBMED 검색창에 Industry+Bias 만 쳐도 수백개의 논문이 나올 정도로 이다. 문제는 대부분 스폰서 연구와 비스폰서 연구를 심도있게 연구한 논문은 별로 없고, 과학적인 분석 방법으로 평가되지 않았다는 점인데 그런면에서 이번 연구는 이전에 수행됐던 유사 연구들과의 비교해 몇가지 다른 점이 있다.

우선 평가목적을 LDL-C 변화로 정한 점이다. 그 이유는 평균 LDL-C 감소 효과는 스타틴의 무작위 대조연구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보고한 결과인데다, 이를 주요 평가도구로 쓰는 것은 무작위 연구에서 바이어스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객관적 측면을 강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잠재적 편견의 매커니즘을 연구해 적용했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후원자가 위약 통제 또는 활성 비교 시험 또는 반복 투여 비교 시험에서 자신의 제품을 선호 할 때 바이어스가 발생할 것이라는 가설을 테스트했고 그 결과 제약회사가 무작위 대조군 시험에서 자사의 제품을 선호한다는 증거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는 네트워크 메타 분석을 사용해,서로 다른 용량에서 개별 스타틴 간의 실제 효과의 차이를 스폰서군과 비스폰서군의 차이를 확인했다는 데 있다.

이처럼 과학적 분석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계점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과 같은 임상적의 의미있는 결과와 기타 다른 유용한 목적을 평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완벽한 분석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번 논문을 발표한 BMJ 연구팀은 논평을 통해 "이번 연구를 계기로 앞으로 스폰서 지휘하에 진행된 연구는 미래 평가에 고려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스폰서에 따른 바이어스 우려에 리얼월드 데이터 각광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최근에는 각광을 받고 있는 연구가 리얼월드(논문에 따라 실제임상연구로 표현) 연구이다. 이 연구는 임상 프로토롤의 기준에 따라 모집된 환자가 아닌 실제 내원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때로는 무작위 임상 연구보다 더 높이 평가받고 있다.

많은 제약사 등 기업들이 무작위 대조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고 해도 리얼월드 데이터를 추가로 선보이는 것도 이때문이다. 다만 리얼월드 데이터도 스폰서가 없는것은 아니다. 연구자가 주도로 이뤄지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제반 비용을 제약사 또는 의료기기회사들이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어스는 크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항응고신약이든지 만성 B, C형간염 신약, 항암제, 백신, 스텐트 등은 모두 리얼월드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주요 저널 실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박경우 조교수의 스텐트 연구결과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심장병 학술지인 JACC에 게재되기도 했다.

박 교수는 관상동맥질환의 치료인 심장 스텐트 시술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2세대 약물 스텐트를 시술 받은 환자 5054명의 임상자료를 이용해 2세대 스텐트가 과거 1세대 스텐트에 비해 개선된 예후를 보이고 2세대 스텐트간에는 임상 예후의 차이가 없음을 규명했다.

핵심은 실제 진료현장에서 얻어진 41개병원의 전향적 코호트 자료를 이용한 세계 최대 규모 연구였다는 점인데 현재 진료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2개의 스텐트 사이에 우열이 있는지, 치료한 환자들이 어느 정도 재발을 하는지 등의 의문에 신뢰할 만한 해답을 세계 학계에 제공하였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서울대학교 의생명연구원 임상시험센터의 한 연구원은 "스폰서 연구에서 바이어스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이를 입증할만한 연구도 어렵기 때문에 리얼월드 연구도 많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문제를 초기에 없애기 위해서는 애초부터 객관적 임상 연구 프로토콜을 마련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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