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효 대한소아과학회 감염이사

▲ 최근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 출시를 계기로 백신에 대한 유용성에 대해 대한소아과학회 감염이사인 김경효 교수가보체 결핍, 비장 절제 후 또는 비장 기능 저하로 면역 결핍이 우려되는 사람과 아프리카 수막염 벨트를 포함한 수막구균 유행지역 여행자, 체류자, 메카 순례 여행자, 소속 집단에서 수막구균 감염이 유행하는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백신할 것을 권고했다.
뇌수막염 예방백신이 나오면서 질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뇌수막염은 공기중 떠다니는 수막구균에 의해 누구나 걸릴 수 있다. 드물게 패혈증과 뇌수막염으로 발전될 경우 사망률이 10~15%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를 했더라도 장애가 남을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때문에 해외에서는 감염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 대해 예방백신이 권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정확한 역학 데이터를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좀 더 관찰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소아과학회 감염이사인 김경효 교수(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를 만나 질환의 위험성과 백신의 유용성 그리고 접종 대상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 수막구균은 어떤 균이며, 이 균으로 일으키는 질병은 어떤 것이 있나?
수막구균은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사람이 유일한 숙주인 균이고 신체 외부에서는 불과 수 분을 넘겨 존재하기 힘들어 감기나 인플루엔자처럼 쉽게 전염이 되지는 못한다.
균은 비강, 인후두에 병을 일으키지 않고 존재하다가 저절로 없어지지도 하고 가벼운 증상의 급성 비인두염이나 불현성 점막감염으로 그칠 수 있다. 그러나 드물게 점막을 통해 혈액 속으로 들어가면 패혈증이나 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수막구균에 의한 패혈증이나 수막염은 병의 진행 속도가 급격해 치료를 빨리 하지 않으면 패혈증 쇼크를 일으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할 수 있다. 또한 심내막염, 폐렴, 심근염, 관절염 등 여러 부위에서 국소 감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다만 수막구균은 건조, 직사광선 등에 쉽게 죽고 50℃에서 10분이면 파괴된다.

-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의 증상은?
수막구균에 의한 질병은 2~10일 정도의 잠복기 후 감염 초기에는 인두염, 발열, 근육통, 전신쇠약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나고 뇌수막염으로 진행되는 경우 병의 진행과 함께 두통, 경부강직, 경련, 의식소실의 신경계 증상을 보인다. 또한 수막구균 패혈증을 동반하게 되면 전신 피부의 발진과 점상출혈이 나타나고 저혈압, 전신의 혈관 응고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단 걸리면 치사율이 10~15%에 이르며 치료받고 회복되었다고 해도 11~19%에서 영구적 청력 상실과 지능저하, 사지 절단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한다.

- 수막구균에 의한 감염을 일으키는 혈청형은 어떤 게 있나?
수막구균의 가장 바깥 껍질쪽에는 다당질로된 피막이 있는데 이 피막이 독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구조물이며 사람에 따라 이 피막에 대한 항체가 있으면 몸 속에 있는 균을 잘 죽일 수 있게 되어 병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다. 균의 피막의 종류는 다양하다. A, B, C, D, H, I, K, L, W135, X, Y, Z, Z의 13개 혈청군으로 분류되며 이 중 A, B, C, W135, Y는 수막구균에 의한 침습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혈청군이다. 특히 B 혈청형에 의한 위험이 높다. 영아들에는 흔한 원인이다.

- 예방 전략은 무엇인가?
백신이 있다. 뇌수막염을 예방하는 백신은 힙(HIB)백신, 폐구균백신, 수막구균백신 3가지이다. 모두 궁긍적으로 뇌수막염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최근 새로 나온 수막구균백신은 다당질 백신과 면역반응을 더욱 효과적으로 일으키도록 개선한 단백결합 백신 두 종류가 있는데 최근 국내 도입된 것은 4가지 혈청군(A, C, W135, Y)을 포함하는 단백결합 백신이다. 이 단백결합 백신은 85~100%의 감염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백신은 혈청군 B에 대해서는 예방을 할 수 없다. 혈청군 B에 대한 백신은 외국에서 사용되는 국가가 있고 우리나라는 임상시험이 완료된 상태이다.
수막구균 단백결합 백신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 2005년부터 사용돼온 만큼 안전하다. 접종 부위의 발적과 통증이 있으나 보통 1~2일 지나면서 사라진다.

- 지난 2011년 군인이 뇌수막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계기로 접종의 필요성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 대상이 백신을 맞아야 하나?
군인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2012년부터 국방부에서는 군 신병들을 대상으로 수막구균 단백결합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그 외에 접종이 추천되는 대상은 2개월 이상 55세 이하 연령 중에서 보체 결핍, 비장 절제 후 또는 비장 기능 저하로 면역 결핍이 우려되는 사람과 아프리카 수막염 벨트를 포함한 수막구균 유행지역 여행자, 체류자, 메카 순례 여행자, 소속 집단에서 수막구균 감염이 유행하는 경우, 수막구균을 다루는 미생물 담당자, 수막구균이 정기 접종대상으로 되어 있는 국가로 이주하는 경우에 접종이 추천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접종 권장 대상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기숙사에 거주하는 대학 신입생에게도 추천되고 있다. 접종횟수는 아기때는 4회을 접종하고, 어른인 경우 1~2회를 권고하고 있다. 어른의 경우 고위험군의 경우 2회를 접종하고, 그 외 건강하지만 여행 등 이유로 노출위험이 있으면 한 번만 하면 된다.

- 현재 국내 발생률은 어느정도인가?
우리나라에서 수막구균 감염은 3군 법정 감염병에 해당돼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이를 근거로 1963년 이전에는 매년 100례 이상의 발생이 보고됐으나 그 이후로 차츰 감소해 1988년 42건을 제외하면 1980년부터 2000년까지는 연간 2~4례 정도가 신고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2002년도에는 27건, 2003년도에는 38건으로 증가 되었다가 다행히 최근 2013년까지 연 10례 이하의 산발적 발생 신고가 되고 있다. 환자 발생은 드물지만 질병발생의 시작점인 보균자 연구에서는 대학 기숙사 거주자, 군인 등 집단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보균율이 높아 이러한 집단에서 주의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 발병률이 낮아 접종 필요성에 대한 논란도 있다
수막구균 백신은 꼭 필요한 백신이다. 단 감염 위험이 큰 고위험군의 사람에게 꼭 필요하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꼭 접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수막구균성 수막염은 물론 발병율이 낮은 질환이기는 하나 그 치사율이 높고 질병 발생부터 사망까지 이르는 시간이 아주 짧은 위험한 질환이다. 그리고 사망하지 않았더라도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커서 감염 위험이 큰 고위험군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접종해야 한다.

-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싱가포르 수막구균환자 해외유입사례가 나오면서 이슈화된 적이 있는데 갈수록 글로벌 교류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수막구균의 안전지대가 되기 위해서는?
최근 SARS, 에볼라 유행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 전 세계에서 감염의 안전지대, 성역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화돼 가면서 중동, 아프리카 지역과의 인적 교류도 커지고 있는데 그런면에서 우리나라도 수막구균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보균자에 대한 연구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돼 있으나 전체 인구와 특정 나이에서 감염의 발생 빈도와 관련 연구는 없다. 따라서 일단 국내 현황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며 또한 수막구균 감염의 역학이 매우 역동적이므로 질병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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