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조사 결과, 환자 10명 중 8명 비용 때문에 치료 포기

▲ 대한건선협회 김성기 회장이 28일 집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건선 환자들의 현 주소'를 알렸다.

"건선은 전염되는 질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잘못된 오해로 인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으며 면역계 이상으로 초래되는 각종 합병증과 값비싼 치료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건선 환자들의 삶의 질 보장차원에서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개선이 시급합니다. "

대한건선협회 선이나라 김성기 회장이 28일 집담회를 열고 "건선을 비롯 크론병, 강직성척수염 등 만성 면역매개성 염증성질환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산정특례에서 제외돼있다"며 "건선을 희귀난치성질환에 포함시켜 산정특례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대한건선협회의 자체 온라인 설문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국내 건선 환자 452명 중 65.8%가 비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증인 경우 그 비율이 76.5%까지 증가했다.

동일한 조사에서 중증 건선 환자의 77.9%는 현재 건선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에 대한 주원인으로는 값 비싼 비용 및 효과부족 등 치료제에 대한 불만(약 80%)이 지목됐다.

시중에 나와있는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면 중증 환자에서도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타나지만 고가의 비용 때문에 선택하기 어렵고, 여건상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다보니 치료 효과가 부족해 만족도가 낮다는 설명이다.

건선 환자들이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제제 등으로 치료받는 데 드는 비용은 1년에 700~10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5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그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실제 혜택을 받고 있는 환자는 전체 16만명 중 55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은 "피부도포제, 광선치료, 면역억제제 등 모든 치료에 효과가 없다고 인정을 받은 소수 환자에서만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한돼 있어 이미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만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며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재원이 한정돼 있지만 건선 환자들에게도 혜택을 확대해달라"고 호소했다.

▲ (왼쪽부터) 집담회에 참석한 대한건선협회 김성기 회장, 최종운 홍보위원, 오명석 부회장

이날 집담회에는 대한건선협회 오명석 부회장과 최종운 홍보위원을 비롯 다른 회원들도 함께 자리했다.

31년째 중증 건선을 앓고 있다고 소개한 최종운 홍보위원은 "질환으로 인해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두 차례나 경험했고,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다른 사람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으로 제한된다"며 "경제활동이 어렵다보니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한 "전염된다거나 불결하다는 일반인들의 오해로 인해 우울감이나 대인기피증 등 건선 환자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평생동안 짊어지고 가야 하는 질병인 만큼 사회적 인식 변화가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건선협회는 앞서 국정감사 기간 동안 건선을 희귀난치성질환에 포함시켜달라는 1인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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