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

 
뮤지컬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
11월 13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전 세계가 사랑한 사설 탐정 셜록 홈즈를 한국뮤지컬로 만난다. 2012년 초연 당시 개막 3일 만에 입소문으로만 전석을 매진시키고 일본에까지 수출됐던 웰메이드 뮤지컬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이 11월에 새로운 무대디자인으로 다시 돌아온다.

한순간도 긴장 놓칠 수 없는 추리극
19세기말 런던 크리스마스 이브 영국 최고의 명문가 앤더슨가에서 두 발의 총성과 함께 한 여인이 사라진다.
보름 후 거액의 사례금을 걸고 앤더슨가의 세 남자가 셜록 홈즈의 사무실로 찾아온다. 유일한 앤더슨가의 상속자인 형 아담 앤더슨, 1분 차이로 상속을 받지 못하는 동생 에릭 앤더슨, 그리고 두 형제의 숙부 포비 앤더슨은 사라진 여인 루시 존스를 따로 찾아달라고 한다.

그저 그런 송사에 심심하던 홈즈는 이 미스테리한 사건에 극도로 흥분하며 수사를 시작한다. 누구도 찾지 못하던 단서들을 홈즈는 하나 하나 찾아가고 조력자인 왓슨은 차례대로 추리를 무대에서 쏟아낸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루시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이브의 행적과 두 발의 총성은 결국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이고 또 슬픈 진실로 밝혀진다.
 
뮤지컬 셜록홈즈는 소설을 토대로 흥미로운 스토리를 쏟아낸다. 결말은 스포일러가 될 만큼 연극이나 영화처럼 관객의 두뇌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실제 이 초연 작품에 참여했던 주연배우들도 속사포 같이 쏟아지는 대사와 가사가 너무 어려웠다고 했을 만큼 콘텐츠가 강하다.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 2시간을 끌어가는 것이 셜록홈즈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영화에 가까울 만큼 매력적인 이야기 구조는 단숨에 관객을 흡수한다. 

매력 넘치는 카리스마 캐릭터들

 
3년을 준비한 만큼 탄탄한 드라마는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나서 빛을 발한다. 초연 부터 셜록을 연기한 송용진과 김도현은 그 자체로 괴짜천재를 보여준다. 실제 두 배우 모두 이 작품을 통해 명성을 얻었다. 어려운 사건을 맡을수록 흥분하는 캐릭터는 유머러스한 해석과 몸부림에 가까운 안무들을 통해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블랙 코미디를 보여준다. 이번 시즌에는 배우 안재모가 합류한다.

미친 광기까지 보이는 홈즈를 이성적으로 보필하는 제인 왓슨은 무대에서 보여지는 전형적인 여성캐릭터가 아니다. 법의학 지식이 풍부한 의사이면서 결정적으로 몸싸움에 약한 홈즈와는 달리 명사수에 힘이 넘친다. 초연 위키드 초록마녀인 박혜나가 이번 시즌 새로운 왓슨으로 카리스마를 보여줄 예정이다.

형의 여자 루시를 사랑한 여리고 힘없던 에릭 앤더슨과 모든 부와 권력 그리고 여자도 가진 포악한 아담 앤더슨은 한 배우가 연기한다. 실제 시즌2보다 초연이 훨씬 매력적인 이유는 아마도 앤더슨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지킬 앤 하이드처럼 선과 악의 대비와 갈등은 한국 관객이 매우 사랑하는 아이템이다. 창착뮤지컬의 성공스토리에 공통분모 중 하나가 이제 1인 2역 혹은 2인 1역이 되고 있는 것은 흥미롭다. 실제 홈즈를 맡은 주연배우들이 실제 본인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에릭 앤더슨이 주인공 같다며 연출에게 항의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이다. 이번 시즌에는 가수 테이와 뮤지컬 배우 이충주가 새롭게 합류했다. 실제 에릭 앤더슨의 넘버들은 아름답고 또 멋지다.

레스트레이드 경감과 삼촌 포비 앤더슨은 물론 4명의 앙상블들도 빛나는 조연으로 멀티역할을 한다. 이들의 변화를 보는 것도 큰 재미다. 중극장 규모에서 10명 남짓의 배우로도 무대를 꽉 채우는 것은 빛나는 캐릭터들의 힘이 주요하다.

대극장의 웅장함·소극장 매력 한번에
뮤지컬 셜록홈즈는 중극장용 뮤지컬이다. 하지만 초연에서부터 무대미술과 그래픽을 적절하게 사용해서 대극장 못지 않은 웅장함을 선사했다. 때로는 셜록의 뇌속을 표현하고 때로는 아담 앤더슨의 침실이 셜록의 사무실로 전환되기도 했었다. 무대전환과 조명의 변환은 추리에 중요한 단서들을 극적으로 등장시켰다. 이번 시즌 더 새로운 기술들로 초연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무대를 선보인다고 하니 더 기대된다.
그러면서도 소극장의 매력을 한껏 살리는 부분은 바로 가까운 무대를 십분 활용한 넘버와 연기에 있다. 홈즈는 한쪽에서 추리를 계속하면서 노래를 하고 무대 중앙에서는 에릭이 갈등한다. 둘의 넘버는 각기 다른 둘이었다가 하나가 된다. 왓슨은 추리를 계속하고 같은 장소에서 이 추리에 따라 총성이 있던 그날 밤 그 침실이 재연된다. 대극장무대에서는 다소 표현하기 어려운 이러한 장면들이 응축된 소극장에 가까운 밀집된 중극장 무대에서 가능하게 된다. 특히 감정선이 중요한 홈즈의 추리장면이나 에릭과 아담의 두 역할이 같이 등장하는 장면은 가까운 무대가 필수일 정도다.

아름다운 넘버와 다소 많은 대사들도 중극장 무대에서 빛을 발한다. 대극장 대비 다소 저렴한 티켓가격이나 인터미션을 포함해 약 두시간의 다소 짧은 러닝타임도 중극장의 장점 중 하나다.

반전을 즐기는 당신에게 적격
탐정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극적인 반전을 즐긴다면 이번 시즌을 꼭 놓치지 않길 바란다. 한국에서는 물론 라이선스 판매된 일본 공연 역시 올해 1월부터 도쿄, 오사카 등 주요 7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연속 히트를 기록해 또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언젠가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뮤지컬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은 11월 13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만 10세 이상 관람가능하고 가족 단위로 관람해도 좋다. 1층 좌석의 중앙 블럭 어디든 관람하기 좋다.

공연 문의: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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