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보궐선거를 통해 회장에 취임한 추무진 회장. 이에 앞서 4월 대의원총회를 통해 대정부투쟁의 전권을 위임받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원과 의료계 발전을 공언하고 있는 두 권력이 회장 임기 절반, 비대위 활동 두달(예정)여를 남기고 노환규 회장 집행부 당시의 갈등 국면이 다시 재현되는 듯해 씁쓸하다.

비대위와 현 집행부는 출범 초기,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화와 양보를 통해 하나의 의협으로 나가는듯 했으나 총파업과 관련한 공정위 과징금, 비대위 위원장의 기자회견후 나타난 갈등과 해프닝에 이어 이번엔 비대위 회무비용 집행을 둘러싸고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특히 이번 비용 집행을 두고는 논란의 여지가 더 커질 전망이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대의원총회 의결을 거쳐 설치된 만큼 통상의 결재 계통을 밟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인 반면, 집행부는 "의협 회무와 관련된 모든 비용은 재무업무규정 등 회계처리 절차에 따라 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안은 의협 내부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결국 법적 조치로 이어질 수 있고, 또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이나 명예훼손으로 맞서는 진흙탕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의협같은 큰 조직을 갖추고 전문가가 회원인 집단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 양측은 "자신은 잘못 없는데 상대측에서 소통에 나서지 않고 맘껏 지휘봉만 휘두른다"는 주장만 하고 있는 형국으로 보인다.

집행부나 비대위는 만나서 논의하고 협조를 요청하면 된다. 무엇이 두려운 지 모르겠지만 회원을 위한다면 함께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원들은 의협회장 선거에서 새 인물을 찾게 된다.

현재의 의협 모습을 보면 의사에 대한 위상과 신뢰가 국민들로부터 멀어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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