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등 해외지소 42억원 지원, 계약건수 3건에 그쳐

국내 보건산업체의 수출지원 및 외국인환자 유치, 병원해외진출 등 글로벌 헬스케어의 해외진출 촉진하고 보건의료산업의 수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해외지사를 설립·운영하고 있지만 실적 없이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재원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새누리당)이 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사무소 운영 현황'을 보면 진흥원은 2008년 미국과 싱가포르, 중국에 2012년에는 영국, UAE, 카자흐스탄에 해외지사를 설립하고, 올해까지 운영비로 42억2600만원으로 집행했지만 그동안 약품 수출 등 성사시킨 계약건수는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로 된 성과가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유사업무를 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코트라, 코이카 등과 업무가 중복되면서 부처 간 성과다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또한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주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7월 17일 '제1차 관광진흥 확대회의'에서 대통령은 "의료관광산업은 대표적인 융·복합사업이고 부처 간 협업이 필수적이므로 협업의 시범케이스로 과제를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진흥원, 한국관광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직원 등 25명으로 구성된 '국제의료사업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한국관광공사, KOTRA, KOICA는 부처 간의 협업을 강조한 대통령의 지시와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고 바쁘다는 핑계로 인원 파견 요청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관련 회의도 불참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한국관광공사, KOTRA가 정부의 해외진출사업을 주도해 왔는데 보건복지부와 진흥원이 관여하면 기관의 성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부처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의료사업단 출범 자체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것.   

이에 김재원 의원은 "대표적인 융·복합 산업인 의료관광산업이 해외의료선진국들과 대등하게 경쟁하고 비교우위를 확보하려면 관련 부처들이 대동단결해야 함에도 국내 부처끼리 밥그릇 싸움하며 국민 혈세만 축내고 있는 것은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산업수출이 인적·물적자원을 연계·융합할 수 있도록 구속력 있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기관 간의 업무가 중복되는 일이 없도록 협업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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