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 대사 없어 약물상호작용 위험 낮아 LDL-C·TG 감소에 HDL-C 상승효과도 우수
"피타바스타틴,  독특한 작용기전인  싸이크로프로필 그룹 갖고 있어
 HMG CoA reductase를  매우 강력하게 억제… 다른 지질 개선에도 영향"

 
지난해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발표된 피타바스타틴(pitavastatin)의 당뇨병 예방효과를 계기로 이 약물에 대한 기전적 특성이 주목 받고 있다.

스타틴계 약물은 LDL-C 강하 효과와 시토크롬 P450 대사효소(CYP)에 의한 대사 여부에 따른 약물-약물 상호작용 측면에서 구분할 수 있다.

DL-C 강하 효과 측면에서 피타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atorvastatin), 로수바스타틴(rosuvastatin)을 강력한 스타틴계 약물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이 중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은 CYP에 의해 대사되는 반면 피타바스타틴은 CYP에 의해 대사되지 않아 약물-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이 적다.

스타틴계 약물의 용량-반응을 평가한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프라바스타틴(pravastatin), 심바스타틴(simvastatin), 플루바스타틴(fluvastatin)은 LDL-C를 최대 30% 전후까지만 감소시킨 반면,  피타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은 LDL-C를 거의 40~50%까지 감소시켰고 그 효과가 용량 의존적이다.

이 중 피타바스타틴은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C를 올린다는 점이 기존 제제와 다르다.

일본의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204명을 대상으로 피타바스타틴 2 mg과 아토르바스타틴 10 mg 12주 투여 결과를 비교한 CHIBA 연구(Atherosclerosis. 2008;201:345-352)를 보면, 피타바스타틴은 일차 결과변수인 non-HDL-C와 이차 결과변수인 TC, TG, LDL-C에서 아토르바스타틴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나머지 이차 결과변수의 경우 피타바스타틴은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TG를 아토르바스타틴보다 더 크게 감소시켰고, 역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HDL-C도 더 크게 증가시켰다.

이 연구의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하위군 분석에서 피타바스타틴은 TG와 HDL-C 측면에서 아토르바스타틴보다 우수했고, 또 다른 하위군 분석에서는 피타바스타틴이 비만 환자에서도 효과적이었다.

이러한 효과는 과거 스타틴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초기 요법으로, 그리고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이전 스타틴에 대한 전환 요법으로 사용한 피타바스타틴을 평가한 LIVES(Livalo Effectiveness and Safety study) 연장 연구(Teramoto T. Expert Opin Pharmacother. 2012 Apr;13(6):859-65)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스타틴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1~4 mg의 용량으로 투여한 피타바스타틴은 치료 경험이 없었던 환자뿐만 아니라 전환한 환자 중 이전에 아토르바스타틴을 제외한 다른 스타틴을 투여했던 환자들에서 LDL-C을 추가로 감소시켰다.

오사카의대 Shizuya Yamashita 교수는 "스타틴계 약물은 서로 다른 화학구조를 갖고 있는데, 피타바스타틴은 매우 독특한 작용기전인 싸이크로프로필 그룹(cyclopropyl group)을 갖고 있어 HMG CoA reductase를 매우 강력하게 억제한다"면서 "이러한 기전이 다른 지질 개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타바스타틴의 HDL-C 증가 효과를 입증한 연구도 매우 많다. 이 약은 다른 스타틴계 약물과는 달리 용량을 증가시켰을 때에도 계속 증가했고 그 효과의 절대값도 더 컸으며, 52주까지의 장기 투여 시에도 그 효과가 지속됐다. 또한 피타바스타틴은 apolipoproteinA-1(ApoA-I)의 농도 역시 장기적으로 증가시켰다.

LIVES에서 피타바스타틴은 104주 동안 전체 환자의 HDL-C를 다소 증가시켰다. 이때 HDL-C의 기저치가 40 mg/mL 미만이었던 환자 하위군의 경우 HDL-C 상승 효과가 지속적으로 강화돼, 104주 종료 시점에서는 HDL-C가 거의 9 mg/dL 가까이 증가했다(기저치 대비 HDL-C 변화량 약 25%).

이 연구에서 피타바스타틴의 HDL-C 상승 효과는 기존 스타틴계 약제를 사용하다가 피타바스타틴으로 전환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HDL-C의 기저치가 40 mg/mL 미만이었던 환자 하위군에서 더 큰 상승 효과를 보였다.

스타틴이 HDL-C를 상승시키는 이유는 간세포의 일종인 HepG2 세포주를 스타틴계 약물로 처리하면 ApoA-I의 생성이 증가되기 때문인데 실제 임상 용량을 통해 간에서 달성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농도에서는 피타바스타틴이 ApoA-I 생성을 약 40% 증가시킨 반면, 다른 스타틴계 약물은 유의한 증가를 가져오지 못했다.

간에서 HDL-C의 신생(de novo)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ABCA1 수송체 발현에 스타틴계 약물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쥐(rat)의 간세포인 McRH7777 세포주를 대상으로, 프라바스타틴을 제외한 스타틴계 약물은 임상 최고 용량에서 ABCA1 수송체의 발현을 증가시켰으며 피타바스타틴의 ABCA1 수송체 발현에 미치는 효력이 60%로 가장 컸다.

또한 피타바스타틴은 간세포에서 아디포넥틴(adiponectin)을 매개로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배출을 촉진해 HDL-C의 신생 합성을 증가시켰다.

잔류 심혈관계 위험에 대한 아토르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세 스타틴계 약물을 서로 다른 약물로 전환하면서 그 효과를 관찰했는데, 이들 세 약물 간 전환은 LDL-C에 어떠한 유의한 변화도 없었다.

그러나 아토르바스타틴을 피타바스타틴으로 전환했을 때 HDL-C 수치가 유의하게 상승했다. 또한 피타바스타틴을 아토르바스타틴으로 전환했을 때에는 HDL-C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ApoA-I과 preheparin lipoprotein lipase(LPL) mass에 대한 효과는 HDL-C의 경우와 유사했다.

이 연구의 다른 분석에서 HDL-C의 증가와 ApoA-I 또는 preheparin LPL mass의 증가 사이에는 유의한 양(+)의 상관성이 있었는데, 이는 피타바스타틴의 HDL-C 및 ApoA-I 증가 효과에 부분적으로 preheparin LPL mass의 증가가 기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주요심장사건 예방효과 탁월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ercutanerous Coronary Intervention, PCI) 시술을 받은 743명의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여러 스타틴계 약물의 심혈관계 사건 예방 효과를 후향적으로 평가한 The Comparison of Preventive Effect on Cardiovascular Events With Different Statins(CIRCLE) study 에서 모든 스타틴계 약물은 이를 투여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주요심장사건(MACE)을 유의하게 예방했고, 그 중 피타바스타틴의 예방 효과가 가장 우수했다.

Shizuya 교수는 "피타바스타틴이 다른 강력한 스타틴과 비교해 LDL-C 강하 효과는 유사하지만 HDL-C 상승 효과가 더 크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러한 결과는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있어 스타틴의 효과 중 HDL-C 상승 효과의 기여도가 크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 배출능 개선에도 기여

관상동맥 질환에 대한 HDL-C 수치 및 콜레스테롤 배출능의 영향을 조사한 최근 연구에서 HDL-C 자체는 관상동맥 질환 발생률을 낮췄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배출능은 관상동맥 질환 발생률을 낮추는 데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성이 있었다. 이 연구에서 사용된 프라바스타틴과 아토르바스타틴은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과는 달리 콜레스테롤 배출능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인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2 mg 용량으로 4주간 투여한 피타바스타틴은 콜레스테롤 배출능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시켰으며, 항산화효소인 PON-1(paraoxonase/ arylesterase-1)의 농도를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당뇨병 환자 심혈관질환 예방 치료전략으로 부상
당뇨병 발생 18% 낮춰 J-PREDICT 연구서 입증

피타바스타틴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 치료전략에 대한 근거도 탄탄하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큰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2년 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IDF)의 보고[IDF Diabetes ATLAS 2012]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3억 7100만 명이 당뇨병 환자이며, 이 중 서태평양 지역의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Hisayama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       (Diabetes. 1996;45 Supple 3:S14-6)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3배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백인(Caucasian)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UK Prospective Diabetes Study (UKPDS) (BMJ. 1998;316:823-8)와 일본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JDCS 조사(Completed by JDS. Advancement of diabetology. 2007;41:215)에서 관상동맥 질환 발생에 대한 위험인자는 서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 두 집단 모두에서 중 가장 큰 위험인자는 LDL-C였다.

심혈관계 질환이 없는 서양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관상동맥 또는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에 대한 아토르바스타틴 10mg의 영향을 위약과 비교한 Collaborative Atorvastatin Diabetes Study (CARDS) 연구가 진행됐다.

이 연구에서 아토르바스타틴은 관상동맥 또는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에 대한 상대 위험을 37% 감소시켰는데, 이는 강력한 스타틴이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 질환 발생을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프라바스타틴을 평가한 임상연구인 MEGA 연구(Lancet. 2006;368:1155-63)에서, 식이요법에 추가한 5~10mg의 프라바스타틴 역시 이를 추가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일차 결과변수인 관상동맥 질환 발생률을 33% 감소시켰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 ACS) 후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을 시행받은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피타바스타틴 4 mg과 아토르바스타틴 20 mg을 비교한 JAPAN-ACS 연구(J Am Coll Cardiol. 2009;54:293-302)에서 두 약제 투여군에서 죽상판(atheromatous plaque)의 부피가 5mm 이상 감소했으며 LDL-C 강하 측면에서 서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문제는 스타틴의 당뇨병 위험 증가이다.

스타틴계 약물이 당 대사를 악화시킨다는 증거는 많다. 이와 관련해 콜레스테롤 농도가 정상인 실험 참가자군을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이 심장마비 및 뇌졸중 발생에 미치는 위험도에 대해 관찰한 JUPITER 연구가 있다.

이 연구(NEJM 2008;359:2195-2207)에서 로수바스타틴은 당뇨병 발생률과 HbA1c 농도를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강력한 스타틴(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인 고강도 아토르바스타틴 치료요법에 대한 연구도 실시됐다. 당뇨병과 관련한 위험인자가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을 투여한 결과, 강력하지 않은 스타틴에 비해 당 대사를 악화시켰다.

이러한 경향성은 메타 연구에서도 확인되는데, Sattar 등이 아토르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로바스타틴의 5가지 스타틴계 약물을 대상으로 2010년 Lancet에 발표한 메타 연구 (Lancet. 2010 Feb 27;375:735-420)에 따르면 이들 스타틴계 약물은 위약이나 대조약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을 9% 증가시켰고, 이들 약물 간 이질성도 없었다.

그러나 모든 스타틴계 약물이 당 대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인 내당능 장애 환자 1229명을 대상으로 최소 24개월에서 최대 72개월 동안 당뇨병 누적 발생률에 대한 피타바스타틴의 영향을 조사한 Japan Prevention Trial of Diabetes by pitavastin in Patients with Impaired Glucose Tolerance(J-PREDICT) Study[73rd ADA 2013. Chicago, IL. USA. Late Breaking Studies]에서 (생활양식 변경 + 피타바스타틴 치료)는 생활양식 변경만을 실시한 대조군에 비해 LDL-C와 중성지방을 유의하게 감소시켰고, HDL-C를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무엇보다 피타바스타틴은 일차 결과변수인 당뇨병의 누적 발생률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18% 감소시켰다.

현재까지의 이해는 스타틴계 약물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약간 증가시키지만 심혈관계에 대한 이 약물 계열의 이익이 더 크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J-PREDICT 연구 결과는 모든 스타틴계 약물이 예외 없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실제로 높인다는 통념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피타바스타틴은 기존의 스타틴계 약물에 비해 LDL-C와 중성지방을 더 큰 폭으로 감소시키고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이나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위험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다른 스타틴계 약물과 달리 당 대사에 유익한 영향을 주는 약제이다.

연구를 주도한 Masato Odawara 교수는 "모든 스타틴이 당뇨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피타바스타틴은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J-PREDICT 연구 결과를 근거로 앞으로 환자에 따라 다른 스타틴 전략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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