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적 머니게임을 폭로하다

이 시대 최고의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 마이클 루이스가 신간 플래시 보이스를 들고 돌아왔다.

플래시 보이스는 초단타매매(High Frequency Trading) 라는 그들만의 수법으로 거액을 챙겨온 월스트리트 대형 투자은행들의 은밀한 실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초단타매매란 거래소 전용 초고속 통신망과 고성능 컴퓨터를 기반으로, 복잡한 알고리듬을 통해 수백만 분의 1초라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수백, 수천 번의 거래를 통해 수백억 달러의 매매차익을 남기는 새로운 형태의 투자 방식을 말한다.

이미 국내에서도 작년에 일어난 한맥투자증권 사태나 현대증권의 전용선 매매 사건 등을 통해 일부 알려진 바 있지만 어떤 원리로 그런 거래가 이뤄지는지, 이익을 얻는 집단은 누구인지 제대로 밝혀진 적이 없었다. 이는 월스트리트에서도 마찬가지.

이에 월스트리트의 위험한 관행을 파헤쳐온 월가 출신 저널리스트 마이클 루이스가 그동안 감춰져온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책의 출간이 도화선이 되어 초단타매매의 위법성 논란이 수면 위로 올랐고, 이를 계기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연방수사국(FBI), 뉴욕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게 됐다.

책 속에는 200만 달러가 넘는 고액 연봉과 보너스, 안락한 삶을 버리고 뛰쳐나와 부패로 물든 월스트리트에 공정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주식 거래소를 세우게 되는 월가 사내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그리고 초단타매매의 숨겨진 작동원리를 폭로하고, 일반 및 기관 투자자들의 손해를 재물로 삼아 이득을 취하고 있는 트레이더들과 대형 은행의 흑막을 흥미진진하게 파헤친다.

독자들이 과연 책을 끝까지 읽었는가, 중간에 읽다 말았는가를 평가하는 호킹지수에서 금융시장을 다룬 어려운 주제임에도 위대한 개츠비에 버금가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만 봐도 이 책의 흡입력을 짐작할 수 있다.

플래시 보이스는 탐욕이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세상에서 정의를 지키려는 사람들, 신뢰와 정직의 가치를 잊지 않은 사람들, 권력과 자본으로 무장한 거대 골리앗에 맞서 싸우는 다윗들의 영웅담을 통해 절망과 동시에 희망을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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