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고령 남성에서의 테스토스테론 대체치료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이 전반적인 근거검토 결과 고령 남성에서의 심혈관질환 위험도 증가를 뒷받침해주는 명확한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자문위원회는 "여전히 테스토스테론의 적절한 사용전략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남긴 채 시장에 잔류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FDA 자문위원회는 "FDA가 테스토스테론 제조사들에게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를 요구해야 하고,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단순 노화로 인한 환자에게 처방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심장협회(AHA) 전회장인 Robert Eckel 콜로라도의대 교수도 FDA 자문위원회의 의견에 힘을 더했다. 그는 "테스토스테론 대체치료는 발기부전 환자에게 가장 높은 빈도로 처방되고 있지만, 발기부전은 테스토스테론 결핍이 주요한 원인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즉 처방 대상이 되지 않는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할 경우 잠재적으로 유해반응에 노출될 수 있고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

AHA도 관련 연구들에서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은 남성들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러 연구들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서 심장발작, 뇌졸중, 사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받을 남성환자를 대상으로 한 관찰연구에서 테스토스테론을 처방받은 환자들의 심혈관사건 위험도가 30% 높았다.

또 다른 관찰연구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처방을 받은 65세 이상 남성들이 처방 90일 내 심근경색 발생 위험도가 2배 가까이 높았고, 심질환 병력이 있을 경우 65세 이하에서도 위험도가 2~3배 높았다. 하지만 다른 2개의 관찰연구에서는 평균 60세 이상 환자들에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는 결과를 보인 바 있어 아직 결론은 명확하게 나지 않았다.

테스토스테론 치료의 안전성과는 별개로 미국 내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FDA는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은 40~64세 남성은 130만명이었지만, 2013년에는 23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Eckel 교수는 "환자들이 의사들과 약물처방에 대해 반드시 상담해야하고 위험도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FDA 자문위원회 회의에서는 "저테스토스테론이라는 말은 제약사에서 만들어낸 용어"라며 "실제 임상현장에서 엄격한 처방조건을 관리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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