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국감 공단·첫 국감 심평원 혼나기는 매한가지
끝 국감 공단·첫 국감 심평원 혼나기는 매한가지
  • 서민지 기자
  • 승인 2014.10.1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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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심평원 국감 종합]떠나는 김종대, 첫 국감 손명세...감사 태도 확연히 달랐지만 같은 부분 지적

올 한 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통합'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는 어느 한 기관의 잘못이 아닌 '업무에 대한 야욕'이 큰 건보공단과 '부실한 업무를 일삼은' 심평원 모두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게다가 두 기관의 업무 부실로 인해 부당청구가 끊이질 않았고, 양 기관 모두 국민의 개인정보, 요양기관 청구 정보 등을 허술하게 다루는 것으로 밝혀졌다.

행적은 비슷했지만, 수장의 태도는 확연히 달랐다. 오는 11월 임기를 마치는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잘못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잘못된 주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고, 원장 취임 후 첫 국감인 심평원 손명세 원장은 시정에 대한 약속과 더불어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좌), 심평원 손명세 원장(우).

16일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양 기관이 동시에 치른 국감이었다.

양 기관은 올해 상반기 기획재정부에서 '건강보험통합공단 신설'이 논의되면서, 통합에 대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현행 건보공단의 보험료 징수 업무와 심평원의 보험금 지급 기준 결정 업무가 이원화돼 있어 재정 책임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요양급여비용 산정에 있어서 건보공단과 심평원으로 나뉘어 있어 수가 결정시 건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명시됐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1안)건보공단과 심평원, 보건의료연구원, 건강증진재단 등을 통합하거나 △(2안)심평원이 아닌 건보공단이 진료비 청구 및 사전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단에서는 '청구권 이관 주장'과 맞물려 환영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공단은 건보 재정누수 방지를 위해 심사-청구 일원화가 이뤄져야 하며, 궁극적으로 전문심사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 공단-심평원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심평원에서는 건강보험법상 전문 독립심사기관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업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감에서도 '통합'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고,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각자의 업무에 충실하자"며 통합에 대해 비판을 하고 나섰다.

 

특히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엄연히 법령상 구분된 기관이고, 통합하면 오히려 권한 집중으로 재정이 더 낭비될 수 있다"며 "통합 논의를 중단하라"고 주문했다. 과거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하나로 합쳐져 LH가 출범한 사례를 근거로, "통합으로 시너지효과는 커녕 오히려 부채 먹는 공룡이 되고 있다. 조직에 대한 인위적 통합시 조직의 권한 집중으로 심사의 공정성·객관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기재부의 통합안에 힘입어 '청구권 이관'을 주장하는 건보공단에 대해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심사권은 현행 건강보험법상 심평원의 권한으로 명시됐다"면서 "2조 재정절감 주장은 구체성 없는 단순한 추정 수치며, 청구·심사가 분리될 경우 오히려 정보 비대칭으로 진료비 지급이 지연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통합에 대한 다른 시선도 있었다.

심평원이 얼마나 업무수행을 못하면 기관을 폐쇄하자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냐는 의견이다.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들 사이에서 심평원의 업무 투명성에 의구심 갖고 있다"며 "공공기관 뿐 아니라 의료계 등 전문가 집단에서도 지속적으로 심평원 업무처리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전문성'을 지닌 '독립된' 심사·평가를 위해 설립된 심평원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게 되면서 존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란 해석이다.

게다가 전문성 부족에 이어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바뀌었다고 비판하면서, "한 마디로 전문성으로 포장된 불투명성을 지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심평원이 제 할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통합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투명성, 신뢰도 회복을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기관은 곧 존폐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양기관 모두 빅데이터 빌미로 개인정보 무단 유출 등 지적 받아

건보공단은 올해도 수년째 반복된 개인정보 무단열람 및 유출에 대해 질타를 받았다. 내연녀의 정보를 3년간 몰래 본 직원부터 자신이 다니는 안마소 원장에게 안마소 회원과 회원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갖다받친 직원까지...개인정보를 무단열람, 유출한 이유도 제각각이었다.
 

 

건보공단 이사장의 대답은 더욱 가관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이 개인정보 무단열람, 유출 행태를 지적하면서, 직원교육 강화를 주문하자, 김종대 이사장은 "엄격하게 관리하고는 있음에도 업무를 하다보면 호기심에 열람하기 때문에 자주 이런 일이 발생한다"며 구렁이 담넘듯한 발언을 했다.

남윤 의원은 즉각 "개인정보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직원이나 이사장이나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에 대한 업무기강을 속히 강화하라"고 크게 성토했다.

뿐만 아니라 공단은 정보에 대해 상당히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기획재정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공시실태 점검 결과, 건보공단은 미공시 7건, 허위공시 5건, 공시변경 3건 등을 기록했다. 결국 기재부로부터 '불성실공시기관'으로 지적을 받았고, 벌점도 총 147점으로 295개 공공기관 평균벌점 113.5점을 훨씬 상회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자신들의 경영정보 공개는 꽁꽁 숨겨왔으나, 국민의 개인정보는 빅데이터 활용 등을 운운하며 여기저기 팔아넘겼다"며 이중적 태도를 질타했다.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춘진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심평원도 빅데이터 활용을 빌미로 도넘은 정보 공유를 감행했다.

심평원은 메디라떼라는 병원의 가격정보기관과 MOU를 맺었다. 문제는 메디라떼가 병원 가격정보 공개 뿐 아니라 환자를 알선, 유인하는 광고를 게재하는 업체였던 것. 심지어는 포인트 모으면 이를 현금화해주는 등 의료법을 대놓고 무시하는 불법의 온상이었다.

이런 업체에 대한 검증도 없이 심평원은 90GB에 달하는 요양기관의 청구 현황을 가감없이 넘겼다.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도 보안이나 사후관리 따위 없이 허술의 극치였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불법적인 의료서비스를 알리는 기관에 공공정보가 흘러들어가면, 결국 그에 대한 불이익은 모두 환자와 병원에 전가된다"며 "해당업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빅데이터를 빌미로 공공정보를 함부로 흘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떠나는 김종대, 첫 국감 손명세...피감 태도 확연히 달라

▲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좌), 심평원 손명세 원장(우).

한편 오는 11월중순 임기를 마치는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국감장에서 직원들은 인정하지 않았던 잘못을 시인하는 등 반성의 태도를 유지했다. 다만 사실이 아닌 지적에 대해서는 크게 반발하는 거센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논란이 됐던 '수술실 압수수색' 사건에 대해서는 쿨(?)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직원들이 은폐하려던 비공개 자료도 모두 주겠다고 했다.

문정림 의원이 "건보공단 직원이 카메라를 들고 수술방에 들어가 수술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며 "객관성을 유지해야 할 직원이 나서 잘못된 증거를 수집하고, 환자의 개인프라이버시까지 침해하는 사례가 벌어졌다. 서면자료요청에서는 이같은 사례가 없다고 했는데 사실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전국 지사 직원들이 압수수색을 따라나서는 것으로 안다. 자료를 취합해 종합감사에서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부과체계 개편이 너무 느리게 진행된다는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서는 "개편단에서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될 것"이라면서 "공단에서는 지난 2012년 부과체계 개편안을 꾸리고 이를 위해 수차례 토론회 등을 개최하는 등 할만큼 했다"고 반박했다.

대답하는 과정에서 꼿꼿이 낀 팔짱과 다소 거만한 태도는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김 위원장은 "대답을 열심히 해주는 것은 칭찬할만 하다. 하지만 팔짱을 끼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을 준다. 삼가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달리 심평원 손명세 원장은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첫 국감인 탓이다. 대부분의 답은 "시정하겠다. 확인하겠다. 인정한다" 등으로 일관했고, 심평원의 존폐에 대한 거센 질의에 대해서만 "우리도 할만큼 하고 있다. 업무 투명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극적인 반박을 하는 데 그쳤다.

이례적으로 두 보험자 기관이 같이 국감을 받다보니 답변 과정에서 기관장끼리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통합' 논란과 관련해 김 이사장은 "보험자는 둘이 될 수 없고, 보험자는 보험료를 징수하고 지불하는 책임이 있는 기관이다. 즉 건보공단이 보험자"라며 통합의 주축이 됨을 명시했다.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던 손 원장은 이같은 발언에 대해서는 거센 반박에 나섰다. 손 원장은 "건강보험제도를 관장하는 복지부, 재정을 관리하는 보험자인 공단, 심사평가를 하는 보험자인 심평원, 이렇게 세 곳으로 구성됐다. 두 기관이 경쟁하기보다는 정부 3.0에 맞게 소통하고 협력하며 건강보험제도를 가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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