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에 혈압 잘 다스려 두면 장기적으로 혜택"
"초기에 혈압 잘 다스려 두면 장기적으로 혜택"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4.10.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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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박창규 교수
ADVANCE-ON 연구로 당뇨병 환자 적극 혈압조절 중요성 부각

지난 9월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는 혈압조절에 관한 연구 하나가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주인공은 ADVANCE-ON 연구로, 혈당에 이어 혈압에서도 초기의 적극적인 조절을 통해 장기적으로 심혈관 원인 사망 및 전체 사망률의 개선을 담보할 수 있다는 legacy effects의 가능성이 시사돼 현장의 큰 호응과 함께 열띤 논의를 이끌었다.
 
ADVANCE-ON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에서 적극적인 혈압조절을 통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개선할 수 있었던 ADVANCE 연구의 생존 환자들을 장기적으로 확대관찰한 결과 초기의 임상혜택이 계속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초기의 적극적인 혈당조절을 통해 미세혈관 및 대혈관합병증을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던 당뇨병 환자에서의 legacy effects가 혈압치료에서도 확인된 것 아니냐며 적극적인 혈압조절의 심혈관 혜택을 지지했다.

최근 들어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그 간의 임상근거에 기반해 당뇨병 환자의 수축기혈압 목표치를 기존 130mmHg 미만에서 140mmHg 미만으로 완화해 권고하고 있다.

새로운 임상근거인 ADVANCE-ON 연구는 이러한 변화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까? 고려의대 박창규 교수(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를 통해 ADVANCE-ON 연구의 해석과 임상적용에 대해 들어봤다.

- 최근 임상현장에서 당뇨병 환자의 혈압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 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박창규 교수
- 국내외 가이드라인들이 당뇨병 환자의 혈압 목표치를 다소 완화해 권고하고 있다. 수축기혈압은 과거 130mmHg 미만에서 140mmHg 미만으로 조정됐으며, 이완기혈압은 각 학회마다 차이를 보이지만 80~90mmHg 미만에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다만 단백뇨가 있는 경우는 고혈압과 이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기 때문에 130/80mmHg 미만을 고수하고 있다.

-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치료의 중요성이 덜 하다는 의미인가?

- 그렇지 않다. 일련의 연구를 보니 130mmHg와 140mmHg 미만으로 조절했을 때 심혈관질환 아웃컴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가 미미하다는 것이지, 혈압조절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고혈당은 고혈압과 함께 심혈관질환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다. 당뇨병 환자에서 50% 이상이 고혈압을 동반한다.

당뇨병성 신장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고혈압 동반 비율이 80~90%에 달한다.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더욱이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혈압조절이 혈당조절보다 심혈관질환 예방에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을 적극적으로 조절할 경우, 혈당조절보다 높은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나타난다.

-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조절시 항고혈압제의 선택은?

- 당뇨병 환자의 혈압조절에는 일반적으로 5가지 계열 약제(이뇨제, ACEI, ARB, 칼슘길항제, 베타차단제)가 모두 권고된다. 다만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개선하는 기전으로 인해 ACEI 등의 RAAS 차단제가 우선 권고될 수 있다. 베타차단제나 이뇨제는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부정적 영향의 가능성으로 당뇨병 환자에서는 후순위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조절의 장기적 혜택을 보고한 ADVANCE-ON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먼저 ADVANCE는 어떤 연구였나?

- ADVANCE 연구는 혈압과 혈당조절의 2가지 트랙으로 진행됐다. 둘 모두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과 혈당을 철저히 조절한 그룹과 일반적인 조절 그룹의 심혈관질환 아웃컴을 비교한 것이다. 혈압의 경우 ACEI 페린도프릴과 이뇨제 인다파미드를 통해 일반조절군에 비해 5.6/2.2mmHg 더 낮춘 결과, 심혈관질환 원인의 사망과 전체 사망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혈당은 당화혈색소(A1C)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 아웃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 ADVANCE-ON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나?

- ADVANCE 연구가 종료된 후에도 6년(중앙값 5.9년) 정도 관찰을 더 진행했다. ADVANCE 연구의 평균 관찰기간이 4.3년이었기 때문에, 둘을 모두 합치면 10년 간의 장기적인 혜택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중요한 것은 확대관찰 6개월 시점부터 두 그룹의 혈압 차이가 소실됐다는 것이다. 확대관찰에서는 양 그룹 모두 동등한 조건에서 이전 혈압강하 혜택의 유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결과는 ADVANCE 연구의 페린도프릴 그룹에서 관찰됐던 심혈관 원인 사망과 전체 사망률의 감소가,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계속 유의한 차이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혈당조절은 ADVANCE에 이어 ADVANCE-ON 연구에서도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 UKPDS 연구를 통해 정립된 혈당조절의 legacy effects가 혈압조절에서도 확인됐다고 볼 수 있을지?

- 이번 연구만 놓고 본다면, 혈압조절에도 legacy effects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UKPDS의 혈압조절 그룹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번 연구만을 놓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좀 이른 감이 있다. 보다 많은 연구를 통해 일관된 결론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 이러한 혜택이 특정 계열 항고혈압제 특성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나?

- 고혈압의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혈압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약제특성보다 혈압조절력, 즉 혈압강하에 의한 이득이 가장 크다. 하지만 약제의 특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민감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ACEI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구세대 베타차단제를 사용했다면 legacy effects가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ACEI (또는 ARB)와 이뇨제의 조합 역시 좋은 선택이다. 항고혈압제 병용에 있어서는 ACEI, 이뇨제, 칼슘길항제의 조합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 ADVANCE와 ADVANCE-ON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 결론적으로 ADVANCE와 ADVANCE-ON 연구는 당뇨병 환자에서 초기에 적극적으로 혈압을 잘 다스려 두면 장기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철저한 혈압조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현재까지 임상연구들의 결과는 당뇨병 환자에서 130mmHg 미만의 보다 적극적인 조절과 140mmHg 미만의 조절이 심혈관질환 아웃컴에 있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고, 가이드라인도 이에 근거해 완화된 혈압 목표치를 제시했다.

하지만 두 연구를 통해 적극적인 혈압조절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당뇨병 환자에서 철저한 혈압조절을 통해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조절이 혈당조절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도 이들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 중 하나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특성에 따른 맞춤치료다. 현재까지의 근거에 기반해 본다면,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을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하면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당뇨병 역시 상당히 광범위한 환자특성을 나타낸다. 당뇨병 이환기간, 합병증 여부, 표적장기손상 등 환자의 특성과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혈압조절의 강도를 유동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이다. 특히 단백뇨 등 신장에 문제가 있다면 집중적인 혈압조절을 적용해도 좋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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