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익 의원 "3년간 10만개 사용...난청치료제는 피부개선주사제로" 지적

시중에 성행하는 다이어트주사제(PPC주사)는 사실 간성혼수 보조제 목적으로 허가를 받은 약물이다. 소음성 난청치료제는 일명 신데렐라주사로 불리며 피부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최동익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13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치료목적의 약물들이 성형, 미용, 다이어트 등 다른 용도로 남용되고 있으며, 정체불명의 주사제가 판치고 있다"면서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한 실태조사와 대안 등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걸그룹주사', '브리트니주사'로 불리며 지방분해 주사로 인기있는 PPC주사는 사실 간성 혼수의 보조제 목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은 치료제다.

뇌척수염, 소음성 난청치료제로 허가 받은 리포아란주사는 피부과 및 의원 등에서 피부미백에 효과가 있는 일명 '신데렐라 주사'로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병·의원이 구입한 간성혼수 보조제가 리포빈주 87만여개, 리피씨주 40만여개에 달했다.

기관 당 구입량은 리포빈주 288.8개, 리피씨주 210.3개 였는데,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간성혼수 보조제를 구입한 상위 10개 병·의원의 평균 구입량은 리포빈주의 경우 34배나 많은 9929개, 리피씨주는 23배 많은 5015개에 달한다.

상위 10개 기관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상호명칭을 ○○의원으로 표시한 비만전문클리닉이었다.

특히 지방흡입술 및 비만클리닉으로 유명하며 국내외 30여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A의원은 지난 2011년 8개 지점에서 1만1920개, 2012년 29개 지점에서 3만4310개, 2013년 21개 지점에서 5만4160개의 간성혼수 보조제를 구입했다.
 

▲ A 비만전문클리닉 간성혼수 보조제 구입현황.

A의원에서 비만클리닉 외에 내과 등 다른 과목 진료는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10만여개의 간성혼수 치료제는 모두 비만치료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보험 요양급여 적용을 받는 의약품의 경우 허가초과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받지만, 리포빈주, 리피씨주, 리포아란주사 등 비급여 의약품의 경우보건당국의 별다른 검토가 없어 마구잡이로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소비자에 투여하는 용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빠른 효과를 이유로 다량의 약물을 투여하거나 몇 가지 약물을 혼합하여 투여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병·의원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약물을 혼합해서 정체불명 주사를 만들어내고 심지어 이를 특허청에 상표 등록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 다른 용도의 치료제를 다이어트 주사로 설명하고 있는 병의원 홈페이지.

최 의원은 "의약품은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보건당국은 하루라도 빨리 허가범위를 초과한 주사 시술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안전성·유효성 및 적절한 용법용량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의료기관에서 앞장서서 무허가 의약품을 만들어 사용하고 상표까지 등록하고 있어 부작용이 심히 우려된다"며 "복지부와 식약처에서는 각종 미용시술에 사용되는 약물의 종류와 의료기관 현황을 파악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복지부 문형표 장관은 "지난 9월부터 성형, 미용과 관련된 문제 등에 대해 실태조사를 펼치고 있다"며 "분석해서 제도개선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