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 치료, 9만 4500달러 판매 예상

 

블록버스터 간염치료제 소발디의 뒤를 이은 길리어드의 신형 C형간염 치료제가 또 다시 시장에 진입한다. 문제는 여전히 가격이다.

기대를 모았던 새로운 C형간염 복합제 하보니(Harvoni)가 지난 10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 약물은 수 년간 해당환자들을 괴롭히던 주사치료의 고통을 없앤 경구용 치료제로, 이미 시장에서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올리는 NS5B 억제제인 소포스부비르(상품명 소발디)와 NS5A 억제제인 레디파스비르(ledipasvir)를 혼합한 약물이다.

이번 승인은 C형간염에서 치료가 까다로운 유전자형 1형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임상 연구 3개의 결과가 주효했다는 평이다. 하보니는 인터페론이나 리바비린 없이 환자의 치료율을 99.1%까지 끌어올렸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보니는 지난 달 유럽의약국(EMA)에까지 긍정적인 답변을 얻으며 전 세계 승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하보니는 연매출 1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으며 전례없이 급성장을 기록한 소발디의 매출까지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러한 분석이 나오는 동시에 일각에서는 우려도 있다. 하보니는 주사제가 아닌데다 효과까지 뛰어나 병원가에 대대적인 처방변화가 야기돼 1차치료제로 사용될 경우 C형간염 치료에 따른 부담이 올해 대비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소발디가 불러일으킨 비싼 치료제 논란의 바통을 이어받은 격이다. 미국 금융투자전략 소식지인 TheStreet의 Adam Feuerstein은 "길리어드가 새로운 콤보치료제의 가격을 12주 치료에 9만 4500달러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소발디 보다 1만달러 이상 비싼 가격이며 특정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대상으로는 8주 치료에 6만 3000달러가 든다.

이번 승인과 관련해 길리어드 CEO인 John Martin은 "길리어드는 1일 1회 좋은 내약성과 안전하고 간단히 복용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가진다"며 "하보니를 전역에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보니가 경구용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장기간 패권을 누릴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브비가 개발중인 3제 칵테일요법이 하보니와 비슷한 효과가 확인되며 지난 4월 FDA에 승인 신청서류를 제출한 상태로 올 연말까지 시장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머크는 MK-5172와 MK-8742를 섞은 약물로 2상임상에서 인상적인 효과를 입증하며 시장진입시 길리어드의 뒤를 이어 2위자리를 지킬 것으로 제약 분석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길리어드와 경쟁하는 제약사들은 C형간염 바이러스의 제거율을 4주보다 단축하는 치료제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머크가 지난 6월 간염치료제 파이프라인 보강 전략으로 아이데닉스(Idenix Pharmaceuticals)를 39억달러에 인수한 것과 존슨앤존슨이 FDA 승인을 획득한 NS3/4A 단백분해효소 억제제 올리시오(Olysio)를 소유한 알리오스바이오파마(Alios BioPharma)를 지난달 17억 5000만달러에 매입한 것도 같은 사례이다.

한편 길리어드의 공격적인 행보와는 달리 BMS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2개 약물의 콤보요법과 관련 FDA 승인신청을 포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대조를 이룬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