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공연은 비싸고 좋은 자리는 이미 매진?
뮤지컬 즐기기 어렵지 않아요~

뮤지컬 한번 즐기려면 꽤나 번거롭다. 대극장 VIP석이 12만원을 넘어서니 사전 정보도 구해야 하고 가족이나 친구와 시간도 맞춰야 한다. 막상 맘먹고 좋은 극을 보려고 하면 예약하기도 까다롭다. 흥행작이라고 추천받아 예매사이트를 들어가보면 좋은 좌석은 이미 다 팔린 상태다. 좋은 뮤지컬 한편 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외식에 쇼핑으로 가족나들이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금만 알아보면 뮤지컬을 쉽게 만나는 방법도 많다.

대작들의 명곡을 한번에 감상할 수 있는
뮤지컬 갈라콘서트
뮤지컬 장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많이 생긴 공연 형태가 바로 뮤지컬 갈라콘서트이다. 갈라콘서트란 여러 작품의 넘버들을 콘서트처럼 넘버만 소개하는 형식이다. 최근엔 고정으로 진행되는 콘서트도 있고 뮤지컬 기획사가 고정적으로 배우들과 함께 올리는 경우도 있다.

대형작품의 경우 작품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목적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대부분 한 작품이 아닌 여러 작품의 주요 넘버만을 시연하기 때문에 한 작품을 세시간가량 연기와 함께 보는 정극이 지루하거나 가족 단위로 세대가 섞여서 작품 종류를 정하기 어려울 때 추천할 만하다. 또 중간 중간 곁들여지는 에피소드나 작품의 배경 설명들은 이후 관련 작품을 선택하는 배경지식에도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좌석 배정에 구애받지 않고 사전 정보도 곡의 리스트로 어느 정도 결정 가능해서 선택이 편하다.

아무래도 무대 세팅, 캐스팅 등에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티켓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대극장 콘서트의 경우 6~8만원, 소극장 갈라콘서트의 경우 2~4만원 정도이다.

단지 보통 1~4회 정도만 공연되고 1년 반기 정도의 간격이거나 이벤트성으로 한 번 정도만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 정보를 자주 알아봐야 한다는 단점은 있다. 대부분의 티켓이 인터파크에서 판매되고 있어 공연 관람이 필요한 시기에 한 달 전 정도부터 알아보면 된다.  

추천할 만한 콘서트는 삼성카드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한 삼성카드 스테이지 ‘if...then’이 있다. 남녀 배우진도 좋지만 입담이 좋고 춤과 노래가 가능한 곡도 많아 신나는 콘서트의 묘미가 있다. 특히 삼성카드 지원으로 수익금이 전액기부되고 블루스퀘어에서 2~4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정통 갈라를 추구하며 매년 열리는 ‘뮤직오브더나잇’을 추천한다. 뮤지컬 기획사가 기획해서인지 배우진이 화려하다. 사랑을 주제로 최상급 남자배우 브래드 리틀, 마이클 리, 한지상이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킬앤하이드 등을 열창한다. 오케스트라도 정상급이다.

이미 지난 공연이긴 하지만 두도시 이야기나 캣츠, 시카고, 더데빌 등은 공연 전에 쇼케이스나 갈라콘서트의 형식을 빌어 작품의 넘버를 먼저 공개하면서 기대치를 올린 바 있다. 이러한 공연들은 티켓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무료로 응모이벤트나 카드할인을 파격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주연배우들과 웃고 즐기는
뮤지컬 토크콘서트
소극장 특히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 중소극장 공연들에 대한 토크콘서트도 즐겨볼 만하다. 대부분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이벤트성으로 열리다 보니 1~3만원 정도로 저렴하기도 하지만 소극장 특성상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재미가 있다. 또 대부분 인터미션이 없다 보니 2시간 이내 공연이 대부분이어서 3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대극장 공연 관람이 어려운 경우에 추천한다.

몇몇 공연은 정기적으로 자주 진행되기도 한다. 갈라콘서트 대비로는 연기나 토크가 많이 가미된다. 그래서 공연을 알리는 역할도 하지만 소개된 작품의 마니아들이 많이 찾기도 한다. 공연의 뒷이야기도 전하고 배우들이 해석을 전해주기도 해서 한 작품이나 배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다. 넘버들도 출연 배우나 작품에 따라 집중적으로 다뤄지기도 한다. 대극장과 달리 아주 지척에서 친구처럼 이야기하고 웃는다는 점에서 관객의 참여도 많다.

환우를 돕기 위한 기부 공연으로 시작해 10년째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뮤지컬 이야기쇼’의 경우 이러한 토크콘서트의 시초이면서 상징이다. 최근 10주년 콘서트를 엘지아트센터에서 열었는데, 몇 분만에 표가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매주 월요일 저녁 대학로에서 ‘후엠아이’, ‘고고고쇼’, ‘호이쇼’ 등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이 밖에도 대학로에는 여러 뮤지컬들이 토크콘서트나 이벤트성 특별 공연을 펼친다. 대부분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예매 전에는 시간이나 날짜도 중요하지만 꼭 넘버리스트나 배우진을 참고해 선택하자.

빵빵한 사운드에 3D로 즐기는
뮤지컬 실황 상영
2013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최고의 흥행작이 된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면 뮤지컬의 매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다. 필자도 3회 이상 관람했던 것 같다. 저렴하게 양질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지만 큰 스크린에서 시야의 장애 없이 배우의 얼굴을 줌인해서 표정 하나하나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무대에서의 라이브만큼이나 좋았던 것 같다. 최근 위키드가 영화화 된다니 기대된다.

두 작품처럼 뮤지컬 자체를 영화화 하면 좋겠지만 사실 상업영화 사이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이에 비해 공연 실황을 영상으로 담아 상영하는 뮤지컬 실황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 3D기술이 합쳐져 라이브만큼 역동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최근 상영되고 있는 ‘1789 바스티유의 연인들’은 접하기 어려운 프랑스뮤지컬 실황을 3D로 담아 무대에서 보지 못할 배경 장면까지 구사해 차별점을 두기도 했다. 작년에 상영된 ‘오페라의 유령 10주년 기념 콘서트’나 ‘모차르트 락 오페라’ 등은 최근 기술적으로 라이브보다 더 좋은 사운드 퀄리티와 함께 큰 호응을 얻었다. DVD로 제작되는 해외 뮤지컬이 일부 있지만 구하기도 쉽지 않다 보니 다양성 차원에서도 실황 상영은 늘어날 것이다. 자주 열리지는 않지만 CGV에서는 정기적으로 2~3일 정도씩 뮤지컬이나 발레 실황을 상영해 주고 있다. 시작 바로 전에 인근 극장에서 9000원에서 2만원 사이로 예매해 팝콘을 즐기며 화면 가득 배우들의 열창을 보고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송혜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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