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기준 국가 및 기관마다 들쭉날쭉

▲ [출처]이경섭 교수저 '전립선암 종양표지자'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린 악성종양으로 일단 진단되면 완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적극적인 검진으로 초기에 발견하는게 중요하다.

선별검사로 이용되는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는 간편하고 예민한 방법이지만 절대적인 측정기준에 있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세계적으로도 과잉진단과 효용성 논란이 늘상 제기되며 최근에도 PSA 선별검사의 유용성을 연구한 논문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국내는 전립선 전문가 합의를 거쳐 일명 전립선건강증진프로그램(Prostate Health Promotion Program)이 지난 9월 전립선 주간에 발표가 됐다.

전립선 전문의와 개원의들에 혼란을 일으켰던 측정기준을 새로이 통일한데 의미가 있다. 논란이 되는 연구들의 의미를 짚어보고 이번 공개된 전립선 프로그램의 변화를 살펴본다.

△ PSA 선별검사 유용성 논란 진전 없어
전립선암의 진단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전립선특이항원(PSA)과 직장수지검사이다.

일반적으로 PSA 수치가 4.0ng/ml 이상이면 정상이 아닌 것으로 판정하지만 검사기관에 따라서는 3.0ng/ml 또는 2.5ng/ml를 기준으로 하기도 한다. 또한 미국과 유럽조차 PSA 검사는 임상술기에 있어서 정확한 기준에 다소 차이를 나타낸다.
 

여기서 PSA란 전립선에서 생성되는 당단백을 말한다. 전립선암세포에서만 생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과 같은 질환에서도 증가되는 경향을 나타낸다게 문제이다. 따라서 PSA 수치가 올라갔다고 반드시 전립선암으로 단정짓지는 않는다.

확진을 위해서는 매년 측정한 PSA 수치의 증가 (20% 이상), 전립선의 크기에 비해 PSA가 높거나 유리형 PSA를 측정해 선택적으로 조직검사를 실시한다. 실제로 PSA는 치료 후 전립선암의 재발여부를 평가하는데 보다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선별검사로서의 기준이 애매한 상황에서 경직장수지검사(DRE)와 PSA 검사를 받은 환자에서 효용성이 낮다는 보고와 함께 경제성 평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JAMA 내과학 온라인판 9월 1일자 발표된 Jesse D. Sammon 박사의 연구는 PSA 선별검사의 세계적인 경향을 보고했다(doi:10.1001/jamainternmed.2014.4117).

2012년 조사결과 11만 4544명 환자중 37%에서 선별검사가 실시됐으며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질병위험도 대비 약 2배 수준에 달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 미국복지부 산하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PSTF)는 과잉진단을 우려해 여러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편 기타 주요 의학단체와 연계해 전립선암의 선별검사를 제한하고 있다.
 

미국비뇨기과학회(AUA) 조차도 55~69세 남성에서 선별검사의 득과 실을 따져보고 담당 의료진과 긴밀한 상담을 해봐야 할 것이라는 다소 소극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산부인과학회(ACOG)가 골반검사에 대해 의료비용이 아닌 의학적 근거에 무게를 둔 것과 비교가 된다.

△ 위양성 높아 환자 정신건강에 악영향
PSA 선별검사의 계속되는 과잉진단과 효용성 논란은 부정적인 연구결과와 관련이 있다.

스위스 베른의대 비뇨기과 Studer UE와 Collette L 교수팀은 PSA 수치의 상승으로 전립선 조직검사를 받은 환자의 24%만이 실제 전립선암으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연구에 참여한 16만 2243명의 남성에서 PSA가 3ng/mL 이상 상승한 76%는 결국 위양성을 나타냈다는 의미이다(doi: 10.1038/nrurol.2009.92).

또한 미국 국립암연구소저널(JNCI)에 발표된 연구는 미국 위싱턴의대 비뇨기과 Andriole GL 교수팀의 13년간 추적관찰 결과로 전립선 및 폐, 대장, 난소(PLCO)의 암 선별검사 결과를 공개했다(doi: 10.1093/jnci/djr500).

결과에 따르면 PSA 검사와 DRE가 기회검진(opportunistic screening)과 비교해 누적 사망률에 어떤한 혜택도 주지못한 사실이다(누적사망률(1만인년) 선별검사 시행군 3.7 vs. 대조군 3.4).

즉, 정기적인 선별검사에서 기회검진 대비 사망률에 혜택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연령과 기저 공존질환 혹은 사전 PSA 검사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PSA 선별검사의 높은 위양성률과 관련된 연구도 있다.

2012년 미국 내과연보에 USPSTF가 발표한 연구는 55~69세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10년동안 매 1~4년 주기로 PSA 선별검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대략 220명은 선별검사에 긍정적인 양상이 관찰됐다. 110명은 전립선암으로 진단을 받았으며 이들중 최소 50명이 치료에 따른 감염, 성기능장애, 방광 및 장관계의 조절이상과 같은 합병증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100~120명은 위양성으로 인해 전립선 조직검사를 필요로 했으며, 더욱이 전립선암으로 사망한 5명은 선별검사에서 발견된 인원이 아니었다.

여기서 PSA 선별검사의 유효성 논란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심각한 합병증이 관찰된 50명과 위양성 진단을 받은 100명은 전립선암을 확진 받기전까지 불암감으로 불면에 시달릴 수도 있다. 이는 다른 연구에서도 선별검사 양성과 조직검사의 양성반응이 40%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어 전립선암 발병을 우려하는 남성 환자들의 정신 건강에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선별검사로 전립선암 사망위험 낮춰
반면 환자의 사망위험에 혜택이 많다는 주장도 빠지지 않는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Jonas Hugosson 교수는 PSA 선별검사가 전립선암 사망위험을 44% 낮춘다고 Lancet Oncology에 보고했다(doi: 10.1016/S1470-2045(10)70146-7). 결과에서 전립선암 발견율은 1.64배로 증가했다.

50~64세의 남성을 선별검사 시행군(9952명)과 실시하지 않은 대조군(9952명)으로 구분하고 14년간(중앙값) 추적했다. 검진군은 2년마다 PSA 검사를 받도록 했다. 전립선암 사망은 대조군 78례, 검진군 44례로 PSA 선별검사를 시행한 군에서 유의하게 전립선암 사망률이 낮았던 것이다(사망률비 0.56, 95% CI 0.39~0.82).

이는 2009년에 발표된 유럽의 ERSPC(European Randomized Study of Screening for Prostate Cancer)연구결과 대조군에 대한 검진군의 전립선암 사망률비가 0.80, 같은 해 발표된 미국의 PLCO(Prostate, Lung, Colorectal, and Ovarian) 연구에서는 전립선암 사망률이 감소하지 않은 것과 비교가 된다.

ERSPC와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연구의 주저자인 Hugosson 교수는 대상자가 젊고 낮은 PSA 양성 기준치, 짧은 PSA검진 간격, 장기간 추적기간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와 함께 사망한 검진군에서 1회 이상 검진을 받은 사람 대부분이 시험등록 당시 60세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50세부터 PSA 검사을 시작하면 일부에서는 치료가능한 상태에서 진단받을 수 있을 것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이렇게 해외 사례는 PSA 선별검사 유용성과 관련해 찬성과 반대로 의견이 갈리는 등 해당 데이터가 많지만 국내는 전립선암에 대한 통계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미국의 기준을 그대로 가져와 전립선암 검진을 하는데 대해 반대하는 주장이 제기돼 온 상황에서 최근 전립선암 조기발견 및 관리 프로그램이 발표가 됐다.

혈중 PSA의 농도를 가지고 전립선암의 가능성을 고려해 왔지만 한 발 나아가 40대의 PSA 수치를 기준으로 연령별 수치 변화를 이용해 예측도를 끌어 올린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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