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영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현재 고혈압 환자의 병용요법에서는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이뇨제, 혹은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칼슘길항제 두 가지 조합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중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이뇨제 조합은 1)이뇨제 사용시 레닌-안지오텐신계의 활성이 증가되는 단점을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가 보완하며 2)또 한편으로 레닌-안지오텐신계 활성이 증가될 경우에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의 효능이 증가되는 동반 강압 효능 상승 효과(synergistic effect)가 확실해 고정 복합제(플러스 제제)가 먼저 사용돼 왔다.

그런 중 암로디핀(amlodipine) 제제의 제네릭화가 진행되면서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칼슘길항제 조합의 고정 복합제가 소개되기 시작하였고, 2008년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인 베나제프릴(benazepril)에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hydrochlorothiazide)를 조합한 경우보다 암로디핀을 조합한 군에서 20%의 심혈관 합병증이 더 예방된다는 ACCOMPLISH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최근에는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칼슘길항제 조합이 더욱 많이 사용되는 실정이다.

최근에도 ACCOMPLISH 연구 결과의 기전을 확인하려는 하부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 가능성이 높은 가설 중 하나는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 저용량이 뇌졸중 예방에 필수적인 24시간 혈압 하강 효과가 충분치 않아 일부 환자군에서 새벽 혈압을 충분하게 낮추지 못해 열등한 결과가 나왔다는 관측이다. 이는 인다파미드(indapamide)나 클로로탈리돈(chlorothalidone) 등 반감기가 충분한 약제의 최고용량(full dose)을 사용해 효능을 본 연구에서는 이뇨제가 충분히 좋은 효과를 보였다는 ALLHAT 연구에 비추어 개연성이 있는 의견이다. 따라서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이뇨제를 사용하는 경우 저녁, 새벽의 혈압 조절이 충분히 이루어지는지 개인 특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칼슘길항제 조합이 모든 경우에 우선 선택이 될 수는 없다. 특히 체액 과다가 일어날 수 있는 좌심실 기능 저하, 심부전 환자의 경우 암로디핀을 포함한 칼슘길항제의 사용은 체액 저류를 증가시킬 수 있어 추천되지 않으며, 이 경우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이뇨제가 우선 처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하나의 경우는 단백뇨를 동반한 신장질환의 경우로 마찬가지로 암로디핀의 경우 단백뇨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어 아직까지 신장질환을 동반한 환자의 치료에서는(KDOQI 가이드라인)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이뇨제의 조합을 우선 추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이뇨제와 레닌-알도스테론계차단약제 + 칼슘길항제 두 가지 조합 모두 우수한 병용요법 전략으로, 어느 한 조합이 절대 우위인 것보다는 환자의 약동학 특성, 체액 상태, 단백뇨 등을 고려해 취사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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