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과 이상지질혈증에 이어 고혈압에서도 초기의 적극적인 심혈관 위험인자 조절을 통해 장기적으로 심혈관 원인 사망 및 전체 사망률의 개선을 담보할 수 있다는 ‘legacy effect’의 존재 가능성이 시사돼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심장학회(ESC)에서 처음 공개된 ADVANCE-ON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에서 집중 혈압조절을 통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개선할 수 있었던 ADVNCE 연구의 생존 환자들을 장기적으로 확대관찰한 결과 초기의 임상혜택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초기의 적극적인 혈당조절을 통해 미세혈관 및 대혈관합병증을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던 당뇨병 환자에서의 legacy effects가 항고혈압제를 통한 고혈압 치료에서도 확인된 것 아니냐며 놀라워 했다. Legacy effects는 적극적인 혈당치료의 효과를 검증한 UKPDS 연구에서 이미 개념이 정립된 바 있다.

UKPDS-10
신규 당뇨병 환자에서 생활요법과 약물치료의 적극적인 혈당조절과 합병증 예방효과를 검증한 UKPDS 연구에서는 유의한 미세혈관합병증 감소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연구가 종료된 후 또 다시 10년을 연장해 관찰한 결과(UKPDS-10), 시험군과 대조군의 당화혈색소(A1C) 차이가 소실된 후에도 미세혈관합병증 감소효과가 유지되는 것은 물론 심혈관합병증 역시 유의한 감소로 귀결된 것이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장기적인 합병증 혜택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이라며, 초기 혈당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legacy effects 개념을 적용했다.

ASCOT-11

스타틴을 통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도 이 같은 개념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ASCOT-11 연구가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아토르바스타틴의 심혈관사건 개선 혜택을 검증한 ASCOT-LLA 연구가 조기종료된 후 역시 확대관찰을 실시한 결과(ASCOT-11), 아토르바스타틴군의 1차 종료점 상대위험도가 위약군에 비해 여전히 유의하게 낮은 수치를 유지했다. 더불어 ASCOT-LLA 종료시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던 사망률의 차이까지도 확대관찰에서는 유의한 감소로 귀결됐다.

ADVANCE
ADVANCE 연구는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의 높고 낮음에 관계 없이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와 이뇨제 고정용량 병용요법을 통한 집중 혈압강하 전략을 조기에 적용했을 경우 궁극적인 대혈관 합병증, 즉 심혈관사건 위험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1140명을 대상으로 페린도프릴과 인다파미드 병용요법의 주요 심혈관 및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감소 효과를 평균 4.3년간 관찰한 결과, 위약군 대비 페린도프릴 병용군의 혈압강하 정도는 5.6/2.2mmHg로 나타났다.
이는 곧 합병증 위험감소로 이어져, 병용군의 주요 심혈관 또는 미세혈관사건이 위약군 대비 9%(P=0.04) 유의하게 감소했다. 심혈관 원인 사망은 18%(P=0.03),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은 14%(P=0.04) 감소해 모두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

ADVANCE-ON
호주 조지국제보건연구원의 John P Chalmers 교수팀은 이 ADVANCE 연구가 종료된 후에, 남은 생존자(1만 1140명 중 8494명)를 대상으로 5.9년(중앙값)의 확대관찰을 진행했다. 결과는 ADVANCE 종료 후 두 그룹 간에 혈압의 차이가 소실됐음에도 불구하고, ADVANCE를 통해 적극적으로 혈압을 조절했을 당시의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원인 사망의 감소효과가 다소 완화되기는 했으나 계속 유의한 상태를 유지했다(사망률 hazard ratio 0.91, P=0.03, 심혈관 원인 사망 0.88, P=0.04). 다만 ADVANCE 당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던 주요 심혈관사건 복합빈도는 ADVANCE-ON 연구에서 유의성을 상실했다(0.92, P=0.06).

ESC 현장에서 연구를 발표한 Chalmers 교수는 이번 확대관찰 결과를 놓고 “심혈관사건과 이로 인한 사망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장·단기적으로 혈압을 적극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대한 논평을 내놓은 스웨덴 스톡홀름의 Lars Ryden 교수는 ADVANCE 연구에서 혈당강하 전략 또한 함께 진행됐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ADVANCE-ON 결과에 혈당조절의 legacy effect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총 11개의 임상연구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항고혈압제 치료를 통해 노인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심혈관사건 위험감소와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환자의 혈압조절을 통해 심혈관사건 개선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재확인됐지만, 이들 환자에서 얼마나 혈압을 낮춰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고령인구에서 고혈압 치료의 효과’에 관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항고혈압제 치료를 통해 노인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질환, 심혈관 원인 사망, 뇌졸중, 사망률 등을 개선할 수 있었다. 연구결과를 발표한 Maciej Banach 교수는 “이번 메타분석에 기반해 65세 이상 고령의 고혈압 환자들에게 전반적으로 항고혈압제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항고혈압제와 위약을 비교한 총 11개의 임상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분석에 포함된 환자들은 총 4만 325명에 달했다. 분석결과, 항고혈압제 치료를 받은 노인 환자들의 강압은 수축기혈압 -12.43mmHg(P=0.005), 이완기혈압 -5.06mmHg(P=0.02)로 기저시점 대비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강압효과는 심혈관 아웃컴의 개선으로 이어져 전체 사망률이 13%(relative risk 0.87, P<0.0001), 심혈관 원인 사망은 18%(0.82, P=0.002), 심혈관사건은 21%(0.79, P<0.0001)까지 유의하게 감소했다. 특히 뇌졸중은 30%(0.70, P<0.0001), 치명적 뇌졸중은 39%(0.61, P=0.0015)까지 상대위험도가 낮았다. 항고혈압제를 통한 혈압조절의 안전성도 분석했다.

결과는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1.13, P>0.05) 또는 심부전(0.95, P>0.05)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낙상위험은 21%(1.21, P<0.05)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Banach 교수는 “이번 메타분석을 토대로 향후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얼마나 혈압을 조절해야 하는지, 적정한 혈압 목표치를 찾아내기 위해 또 다른 메타분석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등록·관찰연구에서 저항성 고혈압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아시아인의 저항성 고혈압은 뇌졸중, 특히 허혈성 뇌졸중 위험증가와 유의한 연관성을 나타냈다. 특히 여성과 고령의 저항성 고혈압 환자들이 뇌졸중 위험에 보다 심각하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대만 타이충향군의료원의 Kuo-Yang Wang 교수는 ‘환자특성에 따른 저항성 고혈압과 허혈성 뇌졸중 위험’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 “저항성 고혈압의 진단 시에 뇌졸중 위험도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성별과 연령의 환자특성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Wang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시아인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 성별과 연령에 따른 뇌졸중 위험증가 패턴이 처음으로 시사됐다”고 부연했다.

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다. 한편 3제 이상의 항고혈압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은 심혈관질환 이환과 사망률을 더욱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ang 교수는 “하지만 아시아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예후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 않다”며 “저항성 고혈압과 비저항성 고혈압 환자들에서 사망률,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뇌졸중 위험증가의 차이를 보고자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자특성에 따라 저항성 고혈압과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의 연관성이 차이를 보이는지를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연구는 2000~2011년 사이 대만의 국민건강보험 데이터에 등록된 11만 1986명의 환자기록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전체의 14.6% 해당하는 1만 6402명이 저항성 고혈압(2년 이상 이뇨제 포함 3제 이상 항고혈압제 치료)으로 진단됐다. 평균 7.1년의 관찰결과,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주요 심혈관사건(사망, ACS, 뇌졸중) 위험이 비저항성 고혈압 환자그룹에 비해 17% 유의하게 증가했다(P<0.001).
개별 종료점을 분석했을 때는 뇌졸중 위험이 17%, 특히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34%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률과 ACS는 저항성 고혈압 그룹에서 유의한 증가가 없었다. Wang 교수는 이에 대해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의 증가가 뇌졸중, 특히 허혈성 뇌졸중에서 주로 기인했다”며 저항성 고혈압과 뇌졸중 위험의 연관성에 대해 경고의 메세지를 던졌다.

별도로 진행된 하위그룹 분석에서는 여성과 고령의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 뇌졸중 위험이 각각 35%(P<0.001)와 20%(P=0.001) 증가했다. 반면 젊은 연령대와 남성에서는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Wang 교수는 “이전의 연구에서 여성의 뇌죽상경화증 발생에 있어 고혈압이 주요 위험인자였던 반면, 남성에서는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이 주요 원인이었다”며 “성별에 따른 뇌죽상경화증 위험인자의 차이가 이번 연구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장신경차단술(RND)의 주요 연구인 SYMPLICITY HTN-3 연구의 12개월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4월 진행된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6개월 연구에서 대조군인 샴 시술(sham procedure)에 비해 유의한 효과차이를 보이지 못해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 12개월 결과에 많은 전문가들의 관심이 모였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SYMPLICITY HTN-3 연구의 12개월 결과는 지난 6개월 결과의 재확인으로 끝이 났다. 연구를 발표한 미국 시카고의대 George L. Bakris 교수는 “12개월 관찰결과에서도 RND의 안전성은 확인했지만, 샴 시술군 대비 유의한 혈압강하 효과의 차이는 없었다”고 정리했다. 이번 12개월 연구에서는 6개월 시점에서 수축기혈압이 160mmHg 초과인 샴 시술군에게 환자의 동의 하에 RND를 시술한 크로스오퍼(crossover)군을 별도로 편성해 기존 RND 12개월군, 크로스오버군, 비크로스오버 12개월군으로 나눠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최종 12개월 시점에서 RND 12개월군은 322명, 크로스오버군은 93명, 비크로스오버 12개월군은 48명이었다. 1차 효과종료점인 12개월 시점의 진료실 혈압 변화를 평가한 결과 RND 12개월군은 수축기·이완기혈압이 18.9/7.8mmHg 감소, 크로스오버군은 17.7/7.1mmH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째 평가에서 RND군이 15.3/6.6mmHg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크로스오버군에서의 혈압 강하폭이 더 컸다.

이런 경향은 2차 종료점인 24시간 활동혈압 변화에서도나타났다. RND 12개월군의 혈압은 7.6/4.7mmHg, 크로스오버군은 9.2/4.9mmHg 감소했다. RND 6개월 평가에서는 6.8/4.1mmH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실제 추가 6개월 동안 RND군은 0.8/0.6mmHg 감소한 것이어서 크로스오버군의 혜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비크로스오버, 샴 시술 12개월군이었다. 샴 시술군은 6개월째 평가에서 진료실 혈압이 32.9/13.3mmH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번 12개월째 평가에서는 6개월째보다 11.5/5mmHg 증가했지만, 결론적으로 21.4/8.2mmHg 감소해 다른 환자군보다 월등히 높은 혜택을 보였다.
24시간 활동혈압도 6개월 시점보다 4.9/3.7mmHg 증가했지만 12개월 시점에서 6.1/2.9mmH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6개월 시점 11.0/6.6mmHg 감소).

Bakris 교수는 “이번 결과는 RND가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강하 요법으로 유용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지만, 한편으로는 “샴 시술과의 비교대조를 위해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 임세형 기자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제제인 올메사르탄(OLM)과 칼슘길항제(CCB)인 암로디핀 병용요법이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 안지오텐신전환요소억제제(ACEI) 페린도프릴과 암로디핀 병용요법 대비 우위성을 입증했다.

이는 SEVITENSION 연구의 하위분석 연구결과로, 이전의 전체 결과에서는 OLM + AML 전략이 PER + AML 전략 대비 24주 치료 후 중앙 수축기혈압의 변화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에 이번 연구에서는 당뇨병 동반 환자들에 초점을 맞췄고, 비열등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위성을 입증코자 했다.

SEVITENSION 연구는 위험요소를 3개 이상 가지고 있는 40~80세의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런인(run-in) 기간 종료시점에서 모든 환자들은 AML 10mg을 2주 이상 투여받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들 중 혈압이 130/80mmHg 이상인 환자들을 OLM + AML 40/10mg군과 PER + AML 8/10mg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24주간 치료효과를 평가했다. 4, 8, 12주 시점에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추가했다.

1차 종료점은 24주 시점에 베이스라인 대비 중앙 수축기혈압의 변화였다. 프로토콜 세트(per-protocol set)에서 95% 신뢰구간일 때 양군의 중앙 수축기혈압의 차이가 2mmHg 미만일 경우 비열등성으로 간주했고, 1도스 이상 약물을 복용하고 1회 이상 중앙 수축기혈압값을 측정한 이들을 대상으로 평가했을 때(FAS) 양군의 혈압 차이가 0mmHg 미만일 경우에는 OLM + AML이 우월한 것으로 평가했다.

분석결과 프로토콜 세트에서 평균 중앙 수축기혈압은 OLM + AML군 133.5mmHg, PER + AML군은 134.7mmHg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혈압 감소 경향은 초기부터 나타났고 24주 시점에서 평균 중앙 수축기혈압은 더 크게 떨어졌다. 이에 연구팀은 OLM + AML이 PER + AML 대비 비열등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FAS를 분석했을 때는 OLM + AML군이 PER + AML군 보다 평균 중앙 수축기혈압 감소폭이 더 커 우위성을 보였다. 이는 앉아서 수축기혈압 및 이완기혈압을 측정했을 때도 동일했다.
이에 연구팀은 “24주째 당뇨병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에서 OLM + AML이 PER + AML보다 평균 중앙 수축기혈압 감소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앉아서 수축기 및 이완기혈압을 측정했을 때도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 임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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