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조직 강화 위해 소통 필요... 각 병원 특성에 맞는 소통방법 찾아야

대부분의 중소병원장은 자신의 병원 내부 문화 특히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우수하지는 않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신들이 이뤄온 성공 사례와 병원 성장을 근거로 하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고, 직원들이 특별한 불만불평 없이 자신의 말을 잘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원장님은 독재자" 혹은 "독단적이고 직원들의 생각은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거나 "좋은 원장 흉내를 내는 사람" 등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지방의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원장이 직원들에게 언제든지 의견을 제시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결론은 늘 원장 뜻대로 결정한다"며 "초창기에는 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회의도 하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건의도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직원들은 항상 답은 원장이 내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소병원 규모 됐을 땐 경영 전략도 달라져야

개원할 때부터 중소병원으로 성장시키기까지 원장은 병원의 인사, 노무, 기획, 마케팅 등 모든 분야를 경험했기 때문에 담당 직원들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중소병원 정도의 규모가 됐을 때는 의원과 다른 경영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하나 같은 조언이다.

 

개원할 때부터 중소병원으로 성장시키기까지 원장은 병원의 인사, 노무, 기획, 마케팅 등 모든 분야를 경험했기 때문에 담당 직원들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중소병원 정도의 규모가 됐을 때는 의원과 다른 경영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하나 같은 조언이다.

하나닥터스넷 박병상 대표는 중소병원장들은 임기 2년의 임명직인 대학병원장들과 다르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병원을 경영해 왔기 때문에 '원맨컴퍼니'인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작은 병원에 어울리는 기법이다.

박 대표는 "원장은 자신과 같이 슈퍼맨 같은 직원을 원하지만, 그런 직원은 흔하지 않다"며 "원장이 만들고 싶은 병원이나 원하는 직원을 양성하려면 병원 내부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내부문화 중 중요한 것으로 의사소통을 꼽는 사람이 많다. 원장과 직원들이 어떤 형태의 의사소통을 하느냐는 문화를 가늠하는 핵심적인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의 전략컨설턴트 Richard Foster는 2020년 S&P 500대 기업 리스트의 4분의 3 이상이 지금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기업으로 구성될 것이라 전망했다. 기업들이 살아남고 또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요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업의 '소통' 능력을 꼽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P&G, 코닝, HP, 도요타 등 60년 이상 업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며 장수한 글로벌 기업의 조건은 '직원 존중'이라는 핵심가치를 일관되게 강조하고 실천한 곳이다.

직원 존중이나 민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중소병원에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혼자 결정하는 것에 익숙한 중소병원장이 직원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하고, 소통이 병원 내부에 활력을 넘치도록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엘리오앤컴퍼니 성만석 상무는 내부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기 전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 있다고 강조한다. 원장이 구성원들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 상무는 "메시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의 미션, 비전 이를 수행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이라며 "병원의 미래와 자신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구성원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작은 배려가 큰 믿음으로 돌아와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내부문화를 좋게 하려면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가장 쉬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원장의 작은 마음을 보여줌으로써 직원들의 큰 믿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병원 직원과 교감을 나누기 위해 생일자에게 카드를 보내거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자녀에게 축하선물과 원장 명의의 카드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척추관절병원인 부민병원은 '행복한 직원이 고객도 행복하게 만듭니다'란 슬로건으로 직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가꾸고 있다. 발렌타인데이 때에는 원장이 직원들에게 손수 마련한 초콜릿과 사탕을 나눠 주기도 한다.

또 단체 영화관람이나 동호회 활동 후원, SNS 이벤트 등을 통해 경영진이 직원들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 참포도나무병원 원장이 직원들에게 선물한 특별한 야구점퍼

척추병원인 참포도나무병원 이동엽 원장은 직원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초 이 원장은 직원들에게 각자의 이름 이니셜이 적힌 야구점퍼를 선물했다. 점퍼 좌측에 Heart of jesus의 뜻을 담은 J, 손목에는 각 직원들의 이니셜이 적혀 있다.

원내 소통의 장 마련

나이나 직급, 성별에 상관없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척추전문병원인 부민병원은 자체적으로 병원에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구성원간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어 화제다. 눈높이 소통과 공감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통(通)통(通)광장 부민 런치 이벤트'가 그것이다. 이 행사는 진급자와 신규입사자를 대상으로 매달 실시되는데, 식사를 하면서 경영진과 직원들의 화합과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 부민병원의 직원들의 소통을 위한 부민 런치 이벤트

부민병원은 또 병원 자체적으로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구성원간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온라인에서는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등을 통해 1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참여하는 '행복한 동행 - 소통 워크숍'도 진행한다. 또 매달 인문학 강좌를 통해 직원 교양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병원 소식을 직원들이 먼저 알게 하라고 조언한다. 대부분 병원의 중요한 행사를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되는데 이는 소속감 저하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미리 직원들이 알게 하라고 조언한다.

 

교육기회 제공해 핵심 인재로 육성

좋은 교육을 제공해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원장은 직원들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면 교육만 받고 이직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의 한 중소병원장은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면 내부 분위기도 좋아지고, 동기부여도 되는 등 강점이 많다는 걸 알지만 몸값만 올려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는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원장들의 걱정이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극복하고 있는 중소병원도 있다. 김안과병원은 직원들을 싱가포르 국립암센터와 싱가포르 창이병원, 래플즈병원 등을 둘러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직원들이 최고의 시설과 시스템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 병원협회에서 열린 조직활성화 연수강좌에서 마음사랑병원 배자영 인사교육팀장은 평생학습, 전문특강, 학습조직 등을 통해 조직활성화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팀장은 "임파워먼트기법을 통한 평생학습과 조직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전문특강을 매월 1회 실시하고 있다"며 "스피치과정, 프리젠테이션과정 등의 사내강사과정이나 북콘서트 등 조직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한 학습조직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의료법인 은성의료재단 좋은병원도 사기 진작과 병원의 문제점 개선을 모색하기 위해 매년 2회 해외의 우수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닥터스넷 박병상 대표는 "병원이 직무성장 기회를 제공하면 직원들의 자존감도 향상되고 현업에서 적극성을 띠게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교육을 통한 소통은 매우 중요하며, 교육과 학습을 통해 양성된 인재는 병원의 핵심 역량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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