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자법인 허용시, 흑자 병원 4곳 중 1곳은 적자로"
"영리자법인 허용시, 흑자 병원 4곳 중 1곳은 적자로"
  • 고신정 기자
  • 승인 2014.09.16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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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 의원, 시뮬레이션 공개...투자자 배당으로 병원 몫 수익 오히려 줄어
 

의료법인 영리자법인 허용시, 병원들의 경상수지가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리자법인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줘야 하는 구조이므로 병원 몫의 수익이 감소, 오히려 흑자였던 병원이 적자로 돌아선다는 얘기다.

이는 중소병원들의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 부대사업의 범위를 넓힌다는  정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전국 100병상 이상 96개 의료법인 병원을 대상으로 영리자법인이 병원 부대사업을 수행하는 시뮬레이션을 시행한 결과, 경상수지가 흑자였던 52개 병원 중 13개 병원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시뮬레이션은 의료법인들의 2012년 회계자료를 바탕으로, 각 병원의 재무현황을 분석해 기존 부대사업의 수익과 비용에 대한 회계를, 신설되는 영리자법인으로 이전한 후 주식배당에 따른 수익 흐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때 의료법인의 수익 배당률은 보건복지부가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 설립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최다 출자자이면서 최소 30%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 자법인의 기타 주주 배당률은 70%로 설정했다. 

의료법인 70곳서 연간 590억원 외부 유출...흑자 병원 적자로

시뮬레이션 결과, 96개 병원 가운데 70개 병원에서 영리자법인 설립시 부대사업 수익 창출과 실제 수익배분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70개 병원 가운데 52곳은 2012년 현재 경영수지 흑자를, 18개 병원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병원에서 70개 병원들이 부대사업으로 거둘 수 있는 수익은 대략 843억 4529만원 수준, 최대 주주 배당금은 590억 4173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간 590억 가량이 돈이 영리자법인에 투자한 주주들에게 배당된다는 얘긴데, 이는 70개 병원 경상이익 총액 751억원의 약 78.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같은 배당이 이뤄질 경우, 52개 흑자 병원 중 25%인 13개 병원이 적자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수지가 적자인 18개 병원의 경우 적자폭이 416억원에서 497억원으로 19.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김용익 의원은 "병원이 부대사업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그 수익이 전부 의료법인으로 귀속되지만, 영리자법인을 설립하여 부대사업을 운영하면 영리자법인에 투자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해야 한다"면서 "병원의 부대사업 수익은 오히려 감소할 수 있어 흑자였던 병원이 적자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병원은 영리병원에 투자한 주주들의 배당금 때문에, 순자산이 마이너스가 되는 '깡통병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도시 소재 A병원의 경우 2012년 결산 기준으로 3941만원의 흑자를 내고 있지만, 영리자법인이 해당 병원의 부대사업을 수행할 경우 경상수지가 3억 4749만원 적자로 돌아서면서 3년 반 이후에는 순자산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리자법인, 의료법인 청산 수단 악용 가능성도"

김용익 의원은 "더욱 큰 문제는 영리자법인이 의료법인의 청산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상법상 법인인 주식회사를 통해 외부로 수익유출이 가능해지면, 애초부터 병원의 수익을 외부로 빼돌릴 계획으로 영리자법인을 설립할 수도 있다는 주장. 현재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의료법인이 파산하는 경우에는 청산 후 남은 재산을 국고로 귀속시켜야 한다. 때문에 영리자법인이 의료법인의 수익과 자산을 회수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개연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용익 의원은 “영리자법인 설립 허용은 경제부처가 주장하는 것처럼 일면 수익창출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의료법인은 영리자법인 설립으로 인한 부작용에도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며 “대기업집단이 자회사를 활용하여 수익유출, 편법증여, 비자금조성 등의 편법과 위법 행위를 하는 상황이 의료법인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영리자법인을 악용한 수익유출, 편법증여, 비자금조성 등은 결국 모법인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으며, 모법인인 의료법인은 그 부담을 환자에게 떠넘기는 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의료법인 부대사업 확대를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 의료법인 영리자법인 설립 허용 및 의료법인 부대사업 확대를 골자로 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완료하고 9월 19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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