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의료환경 변화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그 해법을 찾기 위해 PI(최고경영자 이미지) 컨설팅 전문 업체 이미지 21 하민회 대표의 `병원경영 클리닉` 칼럼을 연재한다. 이번 연재는 `병원CEO로 거듭나기`, `병원 브랜드 만들기`, `일류 병원 이루기`를 대 주제로 경영 노하우의 이론에서부터 실제 경영 성공사례들로 진행된다. 독자 여러분의 애독과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지난 달 의료분야 전문사이트에서 의사 회원 1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42%가 "의사를 평생직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이 중 70% 가량은 의사의 사회적 지위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명 세상은 변했고 의사들은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실지로 우리나라 병원계 경영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병협에 의하면 지속적인 적자 운영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평균 병원부채 비율은 제조업(116.1%)을 훨씬 웃도는 140~292%에 육박하고 2003년 7월 현재 종합병원 50군데의 진료비 1700억원과 167군데 병원 진료비 4천억원이 가압류 돼 있다고 한다.
 한 의대교수는 이제 더 이상 의대생들은 의사만 되려 해서는 안된다며 보다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통해 권익보호와 역할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시장 개방과 민간의료 보험 도입, 영리법인 허용 등 의료계에 휘몰아칠 변화의 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과연 격변기를 헤쳐나가야 할 우리 의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새로운 패러다임, 경영 모드로의 전환이다. 그동안 의료인만의 영역이었던 병원계에 민간자본이 유입되고 해외 선진 의료기관의 진출로 경쟁이 심화되면 더 이상 진료기술만으로는 병원경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 병원을 잘 운영하는 노하우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우수한 의료진과 자본을 구할 수 있는 시대가 곧 도래한다.
 의사들은 이제 사회변화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 안목을 갖춘 의료사업체의 경영자로 거듭나지 않으면 의료산업에서 주인공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가장 큰 문제는 경영자로의 변신을 위한 용기다. 하루 종일 환자 보기에도 바쁜 개원의 들로써는 `경영`이란 말 자체만으로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전문영역 외에는 별 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와서 새로운 분야를 꼭 공부해야 할까 하는 의구심도 적지 않을 것이다. 뭔가 실행에 옮기기 전부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더구나 병원의 적자가 누적되어도 체면 때문에 애써 심각하게 여기지 않으려는 경우까지 있다. 경쟁을 묶어두었던 국내 의료정책이 의사를 환경에 둔감하고 생존력 약한 온실의 화초로 만든 셈이다.
 경영은 결코 먼 곳에 있는 어려운 학문이 아니다. 이제껏 병원을 운영하며 발견된 문제점을 해결하고 환자들에게 보다 좋은 의료서비스를 해주려는 노력의 실천이 곧 병원 경영이다. 명의가 되겠다는 의지를 가진 의사라면 누구나 탁월한 병원CEO가 될 수 있다.
 우선 쉬운 경영서부터 읽기 시작해보자. IMF 이후 각종 경영서적들은 전문서가 아닌 대중적인 읽을 거리가 되었고 내용도 한층 다양하고 흥미로워졌다. 최근에는 해외 유수 병원의 의료 서비스를 다룬 책들도 출간됐다. 특히 서비스, 기업 사례, 리더십에 관련된 책들은 진료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도 있다.
 가능하다면 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이나 경영세미나에 참석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과정의 내용 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경영인들과 교분을 쌓아가며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병원을 알 릴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경영전문가를 통해 병원의 경영진단을 받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얼마 전 경영난에 부심하는 소아과의원을 컨설팅 해 준 적이 있다. 같은 지역에서 십 여년째 병원을 운영해왔음에도 그 지역이 이미 노령화 인구지역으로 변했다는 사실은 물론 인근 소아과 병원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관한 정보조차 모르고 있었다. 환자들의 만족도나 타 병원의 경영방법, 병원의 이미지 등에 관한 진단은 수익구조 개선면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뿐 더러 전문가와의 네트워크를 이루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사회 트렌드에 관심을 갖는 것 또한 병원CEO에게 필수적이다. 의료산업의 가장 중요한 토대는 사람이다. 이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중요시 하는지 어떤 관심사를 갖는지 어떤 편리함을 추구하는지를 파악하는 일은 앞으로의 병원 서비스의 방향을 세우는 데 지침이 된다.
 경영 노하우는 병원 경쟁력의 원천이다. 진료의 충실함 못지않게 사회적 니즈를 읽어내 환자가 기대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병원 경영자로서의 역할은 이미 우리 시대 의사들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막연한 두려움과 주저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격변기의 파도를 타자. 당신은 제자리에 꼼짝 않고 앉은 채 변해버린 세상 탓을 할 것인가?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의료인이 되어 위기 속의 기회를 잡을 것인가? 선택은 당신 스스로의 몫이자 책임이다.하 민 회
(주)이미지21 대표
약력=△(사)브랜드경영협회 이사 △매일경제 장대환 사장등 CEO PI 컨설팅 △`이미지 리더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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