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 자살률을 포괄적으로 다룬 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해 자살의 심각성을 다시금 알렸다.

WHO는 4일 스위스 제네바 UN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전 세계에서 매년 40초 당 1명꼴인 80만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고, 이중 약 75%는 중산층 및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00년부터 20012년까지 회원국 172개 가운데 인구 30만명 이상인 국가의 자살로 인한 사망률을 비교·분석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2012년도에 자살 시도자가 10만명 당 28.9명으로 13.8명이었던 2000년과 비교했을때 약 15명이 더 늘었다.

그 다음으로는 지난 2000년 자살 사망률이 10만명당 1.3명에서 2012년에는 4.7명으로 늘어나 3.7명 증가한 키프로스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키프로스의 10만명 당 자살 시도자는 두 해 모두 5명 이하로 한국의 사망률 증가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 역시 10만명 당 39.5명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2012년도에는 총 9790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돼 한국만큼 자살이 심각한 문제라는게 WHO의 설명이다.

일본 조치대학 Sandra Fahy 교수는 급증한 북한의 자살률을 두고 "최악의 경제수준이 자살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지만, 폐쇄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 동성애자 등에 대한 인권과 정신건강질환 환자를 바라보는 차별적인 시선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택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선진국은 남성이 여성보다 자살률이 3배 이상 더 많았고, 5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애 자살빈도수가 더 컸다. 반대로 중산층 및 저소득국가은 선진국보다 청소년과 중년층 여성의 자살률이 더 높았다.

또한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자살이 발생하고 있지만, 특히 70세 이상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았다. 15~29세 이상에서는 자살이 두번쨰 사망원인으로 꼽혀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는 일부 국가가 자살을 금기시해 제대로 보고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정확한 출생·사망신고를 근거로 통계치를 낸 국가와 통계가 전혀 없는 국가 등 크게 4개 부분으로 분류해 통계치를 산출했다.

WHO 사무총장 Margaret Chan 박사는 "이번 보고서는 그동안 금기시해오던 자살로 인한 사망을 막기위한 강력한 조치가 시급함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자살 문제가 공중보건상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각국이 지각해야만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