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장소에 대한 가이드라인, 국내사도 다국적사도 자정 물결

다국적제약사들이 '6성급으로 불리는 사치스러운 호텔은 제약사가 행사하기에 부적절하다'는 등의 조건에 합의하고 리베이트를 없애기 위한 자정 활동에 나섰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가 제품 설명회 등의 행사 장소에 대한 지침인 '적절한 장소에 대한 가이드라인(영문명칭 Venue Guideline)'을 제정하고 11월부터 본격 시행키로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규정한 회원사의 활동 목적에 부합하는 '적절한 행사 장소'란 △사치스러운 호텔(소위 6성급으로 불리는 호텔) 또는 이에 준하는 고급 시설이 아닌 곳 △대다수의 참석자가 근무 또는 거주하는 지역 △사회통념상 관광, 오락, 유흥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곳이나 리조트가 아닌 곳이다.

이미 행사 예약이 된 경우나 적용 기간이 있기 때문에 11월 전까지는 비교적 천천히 적용하되 11월부터는 본격 확대에 들어갈 계획이다.

KRPIA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8월 25일 교육을 진행했으며 향후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수집한 후 FAQ집을 배포할 예정이다. 아울러 의견 수렴 후 권고안 수정이나 보완 등 후속조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가이드라인은 다국적사인 회원사가 주최한 행사의 경우 적용되며, 학회 등이나 국내제약사와 코프로모션 했을 경우 계약상 마케팅 등을 담당한 제약사에게는 권고가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또 리조트는 적절치 않다고 하지만 여름의 스키장 등 시즌에 맞지 않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경우 등은 예외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KRPIA 배시내 이사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제약환경이 보다 투명하고 윤리적인 부분을 선도하며 국제수준의 윤리규범을 준수하고자 권고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6성급 호텔에서 몇 차례 제품 설명회 등 행사를 개최한 바 있는 한 다국적제약사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제약업계의 윤리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도 회원사로서 협의 후 적용된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힘쓸 것이며, 앞으로도 KRPIA와 지속적 논의를 통해 건강한 제약업계를 위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CP(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를 운영 중인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다국적사의 이번 가이드라인도 업계가 리베이트 낙인에서 벗어나 투명한 마케팅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노력"이라며 "국내 제약사도 함께 노력하고 있는만큼, 제약산업이 리베이트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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