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송현, 강준규 교수팀, 대동맥 박리증환자 3D 프린터로 모형 본터 수술 계획

 

국내 의료진이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한 대동맥질환 수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흉부외과) 송현ㆍ강준규 교수팀이 3D 프린터로 출력한 대동맥 모형으로 정확한 수술 계획을 세워, 지난 4월 대동맥류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강씨(남,60세)와 7월 대동맥 박리증 환자인 오씨(여, 60세)의 수술 및 시술을 성공했다.

오씨는 2012년 12월 심한 가슴통증으로 병원을 찾았고, 대동맥이 찢어지는 대동맥 박리증을 진단받았다. 오씨는 심장과 바로 연결된 대동맥 부위가 찢어지는 A형 대동맥 박리증이라 빨리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병이 있는 부위의 대동맥을 제거하고 인조혈관으로 대치하는 '혈관대체술'을 시행하였고, 수술은 성공해 부풀어 올랐던 대동맥이 정상의 크기로 돌아와 오씨는 건강하게 퇴원했다.

수술팀은 “지난 7월 검사를 했더니 수술 받은 대동맥과 바로 이어지는 하행대동맥에 다시 대동맥 박리가 일어나 혈액이 흐르지 말아야 할 곳(가강)으로 피가 흐르고 있었다”며 “혈압을 낮추면서 약물치료를 병행했지만 하행대동맥의 지름이 6cm을 넘겨 수술 및 시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술팀은 수술 전 환자가 3차원 입체 대동맥 CT검사로 촬영한 대동맥을 3D 프린터로 그대로 출력하고, 환자의 대동맥 실물과 같은 모형을 보며 몇 차례의 수술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수술팀은 “스텐트 시술에 앞서 흉부외과에서는 뇌로 분지되는 혈관(경동맥)과 뇌와 좌측 상지로 분지되는 혈관(쇄골하동맥)이 시작되는 부분을 막아서 뇌손상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로 했다”며 “우측과 좌측 경동맥, 좌측 경동맥과 좌측 쇄골하동맥을 인조혈관으로 연결하는 경동맥간 우회로술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또 “영상의학과에서 스텐트를 삽입해 박리가 처음 시작된 대동맥의 구멍을 찾아 막았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실물에 가까운 모형을 보며 필요한 스텐트의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했고, 보호자와 환자에게도 치료 계획을 쉽게 설명할 수 있었다.

그 동안은 대동맥 CT검사 결과로 스텐트 시술계획을 세웠는데, 3D 영상이지만 결국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환자의 대동맥 지름이나 길이를 측정했다.

▲ 강준규 교수가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해 대동맥류 환자의 혈관을 본 뜬 모형을 보며 수술 받은 환자에게 수술 후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혈관은 평면이 아닌 곡선으로 돼 있고, 스텐트가 들어가는 길은 혈관 앞쪽에서 뒤로 넘어가는 식의 곡선으로 시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평면상 측정 후 실제 시술에서는 이전 계획과는 다르게 스텐트를 여러 개 삽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술팀은 지난 7월 28일 흉부외과의 혈관 수술 이후, 7월 29일 영상의학과의 스텐트 시술을 수술계획에 맞춰 정확하게 시행했다.

심뇌혈관센터 송현(흉부외과) 교수는 “최근 의료계에서 3D 프린터로 인공장기를 만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동맥류 환자의 수술이나 시술에 앞서 환자의 장기를 직접 만들어 치료계획에 처음으로 적용시킨 것에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한 모든 대동맥류 환자에게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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