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예방 위해 고혈당 관리 넘어선 종합관리 전략으로 진보

 

당뇨병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 중에는 고혈당으로 인한 미세혈관 또는 대혈관 합병증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이 중에서도 심·뇌혈관질환으로 대표되는 대혈관 합병증은 당뇨병 환자 사망원인의 주를 이루고 있어, 당뇨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은 비만, 고혈압, 지질이상 등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와 깊은 연관을 맺는다. 당뇨병 환자에서 이들 위험인자가 동시다발되는 사례가 많고, 이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때문에 당뇨병은 더 이상 혈당만의 문제가 아닌 심혈관 위험인자의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이해돼야 하며, 이를 고려해 치료 역시 혈당만 바라볼 수 없게 됐다. 당뇨병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도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종합관리 패러다임이 새로운 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혈당강하는 기본…체중·혈압·지질까지
이러한 새 패러다임의 흐름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규 계열의 혈당강하제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신규 약물은 혈당에 이어 체중, 혈압, 지질 등 대표적인 심혈관 위험인자의 개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부가적 혜택이 알려져 당뇨병 환자의 다중표적 치료에 가장 적합한 선택으로서 역할을 다지고 있다.

당뇨병 약물이니 혈당을 잡는 것은 기본이다. 인크레틴 기반 요법인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인슐린이나 경구 혈당강하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거나 더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를 보유하고 있다. 일련의 3상 임상연구에서 인슐린 글라진, 메트포르민, 시타글립틴, 글리메피라이드 등 대표적인 혈당강하제들과의 비교에서 비열등 또는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GLP-1 수용체 작용제는 같은 인크레틴 기반 요법인 DPP-4 억제제와 비교해 체중감소와 함께 혈압 및 지질개선 효과가 있다는 점이 특장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에서 체중을 3~4kg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돼, 당뇨병 치료제 중 가장 강력한 체중조절 효과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혈압도 유의하게 개선하며 지질, 특히 중성지방 개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대 조영민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이와 관련해 “아직은 이론적이기는 하지만 혈중 GLP-1 농도가 DPP-4 억제제를 사용할 때보다 5~6배 높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심혈관보호작용 등이 더욱 우수할 것”이라며 “GLP-1이 췌장 외에서도 좋은 작용을 보이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특히 많은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 심혈관계에 대한 보호작용이 밝혀져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가장 최근에 신규 계열로 이름을 올린 SGLT-2 억제제 역시 다중표적 치료가 가능한 약물로 당뇨병 치료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신세뇨관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돼 혈류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도록 하며, 칼로리 손실 및 삼투압 이뇨작용을 일으킨다. 이러한 기전으로 인해 혈당 뿐만 아니라 체중은 물론 혈압까지 일정 부분 낮춘다는 임상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여기에 인슐린, 메트포르민, 티아졸리딘디온계, DPP-4 억제제 등도 심혈관질환과 관련한 안전성과 부가적 혜택을 내세우며 당뇨병 치료전략의 큰 축을 이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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