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pert Opinion

 

국내 제2형 당뇨병 치료 전략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승인받은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SGLT-2: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억제제, 포시가(Forxiga®, 성분명: dapagliflozin)가 지난 3월 출시되면서부터다. SGLT-2 억제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기존 약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전으로 혈당 조절은 물론 혈압이나 체중 감소 등 다중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만 30세 이상의 성인 당뇨병 유병률은 2011년 기준 12.4%이며,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 7% 미만에 도달하는 환자수는 43.4%에 불과하다. 신규 환자도 매년 늘어나고 있어 2050년에는 약 600만 명이 당뇨병을 앓게 되어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당뇨병 완치 전략이 없는 상황이라 치료는 장기화 될 수 밖에 없는데다 합병증 발병 위험도 유병 기간과 비례해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 들어 비만이나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늘어나는 등 국내 당뇨병 유병 특성이나 병태 생리도 변화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 초까지는 당뇨병 환자의 평균 체질량지수(BMI)가 22~23kg/㎡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24~25kg/㎡로 높아져 전체 환자의 약 4분의 3이 비만이나 과체중에 속하고, 54.6%는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한국인은 비슷한 체중의 서양인에 비해 복부비만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선천적으로 비교적 적은 인슐린 분비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인슐린 저항성이 유발되면 쉽게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진료 현장에 새로운 당뇨병 치료 관리 전략의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진단 초기에는 철저한 혈당 조절에 집중하되, 발병 후 10년이 지난 환자는 개별화된 혈당 목표를 가지고, 혈당 조절 이외에도 체중, 혈압, 고지혈증 등 당뇨병과 직·간접적으로 결부된 다양한 위험인자를 고려해 치료 전략을 짜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STENO-2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철저한 혈당 조절과 함께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다각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임이 증명된 바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혈당 강하 효과와 함께 체중, 혈압 감소 효과를 지닌 SGLT-2 억제제의 출시는 실제 진료 현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향후 당뇨병 치료 전략도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말했듯 의료진이 당뇨병 환자를 진료할 때 혈당, 체중, 혈압 등 여러 위험인자를 고려해야 하는데 한 가지 약물로 혈당 조절 외 체중 및 혈압 감소 등 다중의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이상적이다.

SGLT-2 억제제가 가진 다중효과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당화혈색소가 0.6~1.0% 정도 감소하여, 혈당 강하 효과는 기존의 경구약제와 비교해 유사하거나 조금 나은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이 약제의 추가적인 장점으로는 다른 약제들과 기전이 전혀 달라 상호 교차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어떤 약과도 같이 쓸 수 있고, 모든 단계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SGLT-2 억제제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와 전혀 다른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로 인슐린 비의존적인 기전을 가져 베타세포 기능과 인슐린 저항에도 독립적으로 작용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는 인슐린 분비를 직접 자극하거나, 간에서 포도당 합성을 억제하거나 포도당 흡수를 억제, 인슐린 저항성 개선, 인크레틴 효과 개선 등 각기 다른 기전으로 혈당을 강하시키지만 모두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인슐린에 의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가장 먼저 개발된 다파글리플로진의 4년 여에 걸친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단독요법은 물론 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 DPP-4 억제제는 물론 인슐린과의 병용요법 시에도 대부분 유의한 혈당 강하 효과가 나타났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의 사구체 여과액으로부터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주된 수송체인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 재흡수를 저해하고 과다한 포도당은 소변을 통해 하루에 약 70g(280kcal에 해당)을 배출한다. 이러한 소변 중 포도당 배설은 지속적인 칼로리 소실을 유발해 체중 감소를 일으킨다. 체중은 인종별로 동양인은 2~3kg, 서양인은 4~5kg으로 약간의 차이는 보였으나, 평균적으로 2~4kg 정도 감소했다. 또 삼투압 이뇨 작용을 일으켜 혈압도 수축기, 이완기 모두 2~5mmHg 정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혈당 위험도도 낮아 설폰요소제나 인슐린과 병용투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저혈당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다파글리플로진의 임상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시험 24주차에 최대 2.86kg의 체중이 감소하고¹,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역시 각각 4.4mmHg, 2.1mmHg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²(P<0.001). 저혈당 발생률도 3.5%로 설폰요소제의 40.8%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p<0.0001)³.

이제 혈당 조절만으로 당뇨병을 치료하는 시대는 지났다. 물론 새로운 당뇨병 치료 전략을 도입하기가 쉽지 않고, 어떤 치료 전략을 사용하든 미흡한 부분과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고혈당과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른 위험인자들 간의 상호작용이 환자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 충분히 확인된 이상, SGLT-2 억제제와 같은 다중표적 약제를 활용한 종합적인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Bailey CJ, et al. Lancet 2010;375:2223?2233
2. Dapagliflozin. Summary of product characteristics. Bristol-Myers Squibb/AstraZeneca EEIG, 2012; 2. BMS/AZ data on file.
3. Nauck MA, et al. Diabetes Care 2011;34:20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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