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pert Opinion

 

당뇨병 유병률 및 발생률의 증가와 노령화 사회가 맞물려 당뇨병을 사회적으로 치료해야 할 국민병의 수준까지 올려 놓았다.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당뇨병 환자 자체가 지금에 비하면 많이 적었고, 당뇨병의 치료 또한 단순하게 ‘혈당의 감소’라는 측면만이 고려의 대상이었다. 이 당시에는 당뇨병의 치료에 쓸 수 있는 약제가 설폰요소제와 인슐린에 한정되어 있었기에 혈당감소 치료에 따르는 체중의 증가와 저혈당은 치료에 따르는 부수적인 불편 정도로 치부하여 왔다.

이 후 당뇨병을 대상으로 했던 다양한 연구들에서 혈당의 엄격한 조절로 합병증의 발생을 낮추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음이 증명되어 현재에도 혈당조절이 당뇨병 치료의 최우선 과제임은 분명하지만, 부수적이라 생각되었던 체중증가에 따른 약제의 조기 내성 및 인슐린 저항성의 악화, 심혈관 위험성의 증가 그리고 저혈당에 따른 심혈관질환의 증가는 해결되어야 할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게 되었다<그림 1, 2>.

 

현재 개발되었거나 개발되고 있는 다양한 약제는 저혈당을 줄이면서 체중을 줄이는(최소한 체중을 늘리지는 않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메트포르민은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며 체중증가가 없고, 저혈당의 위험성이 적어 1차치료 약제로 사용되며, AGI(알파 글루코시다제 억제제)는 식후 혈당증가를 억제하고 저혈당의 위험이 적은 약제였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인크레틴 효과를 노리는 약제인 DDP-4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혈당 감소와 더불어 체중을 감소시키면서 저혈당이 극히 적어 이러한 목적에 최적화된 약제이다.

인크레틴 효과는 경구 당부하시에 경정맥 당부하에 비하여 인슐린 분비와 혈당강하 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이 효과를 나타내는 호르몬의 대표격이 GLP-1이다. GLP-1의 반감기가 1.5분 정도로 짧아 이를 보완하여 약제로 개발된 것이 GLP-1을 분해하는 효소인 DPP-4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DPP-4 억제제와 GLP-1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면서 DPP-4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이다.

DPP-4 억제제는 경구제제로서 당화혈색소를 다양한 상황(단일요법, 복합제제, 인슐린 병용)에서 0.6~0.8% 감소시키며, 저혈당의 발생률은 위약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낮고, 체중은 유지되거나 약간 감소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효과로 인하여 심혈관계 위험성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도 심혈관질환 발생을 증가시키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안전성도 확보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직접 GLP-1 수용체에 결합하여 효과를 나타내며, 피하주사제로 사용된다. GLP-1이나 GLP-1의 유사제로 독도마뱀에서 발견된 Exendin-4를 기반으로 하는 약제가 개발되었으며, 작용하는 시간에 따라 단시간 작용제와 장시간 작용제로 나뉜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GLP-1이 가지는 본래의 효과인 인슐린 및 소마토스타틴의 분비자극 및 글루카곤의 분비 억제, 위장관 운동의 지연, 포만중추의 자극을 통한 식욕억제를 나타낸다. 당화혈색소를 0.8~1.0 % 정도 낮추는 정도의 혈당강하 효과를 가진다. DPP-4 억제제와는 다르게 식욕억제를 통하여 2~5kg 정도의 체중 감량효과를 가진다.

작용시간이 짧은 단시간 작용제는 매일 1회 혹은 2회 피하주사하게 되며, 위배출을 억제하고 공복보다는 식후인슐린의 분비가 두드러져 주로 식후혈당의 감소에 용이한 반면, 장시간 작용제는 위배출의 억제가 적고 식후보다는 공복인슐린의 분비에 관여하여 공복혈당의 감소에 좋은 효과를 가진다.

다양한 약제와의 병용에서도 비슷한 정도의 혈당강하 효과와 체중 감량효과가 있어, 혈당조절을 유지하면서 기존의 치료제에서 문제가 되었던 체중 증가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다. 또한 혈당에 의존적인 인슐린 분비와 글루카곤 감소를 통하여 저혈당의 발생이 적어 당뇨병의 치료에 효율적인 방법이다. 특히 기저인슐린 치료와의 병용 시에 혈당 강하 효과를 유지하면서 인슐린의 요구량을 줄여 줄 수 있고, 기저인슐린 사용에 취약했던 식후 혈당의 조절에도 효과가 있고, 인슐린의 문제점인 체중증가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두 가지 약제의 조합이 환자의 불편감을 줄이면서 혈당 조절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

기존 당뇨병 치료의 문제점이었던 체중증가와 저혈당은 심혈관 위험도를 높여 당뇨병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개발된 GLP-1 수용체 작용제나 DPP-4 억제제는 저혈당 없이 혈당을 조절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약제이며, 특히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체중감량 효과까지 있어 향후 당뇨병 치료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