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se Report

 

증례

▷ 연령 70세
▷ 성별 남성
▷ 진단명 제2형 당뇨병, 당뇨병성 신증에 의한 만성신부전증
▷ 발병시기 7년 전 진단
▷ 주요 증상
의식 소실: 2일 전 설렁탕으로 식사한 후부터 수양성 설사를 수 회하고 이후 식사량이 감소했으나 기존 약제는 평소와 같이 복용했다고 했다. 내원 당일 아침에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고 의식변화가 있어 119를 통해 응급실로 방문했다.
▷과거 치료력
7년 전 당뇨병으로 진단받고 경구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이며 고혈압으로 혈압강하제를 복용 중이었다. 1년 전 뇌졸중이 발병하여 본원 신경과에서 치료 중이며 뇌졸중에 대해 항혈소판제와 스타틴 계통의 약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 진단 검사
- Fasting plasma glucose: 42mg/dL, HbA1c: 5.5%
- Hb: 11.2g/dL; Hct: 31.3%
- AST/ALT: 27/18 IU/L
- BUN/Cr: 20.4/1.36mg/dL, eGFR 45mL/min/1.73m²
- Lipid battery: Total cholesterol/Triglyceride/HDL-cholesterol/LDL-cholesterol: 134/107/29/92mg/dL
- Urine Protein (+), Urine albumin excretion: 950mg/g
- C-peptide: 1.92ng/mL, Insulin: 6.83μIU/mL (정상: 2.6~24.9)

치료 경과
응급실에서 50% 포도당 수액 주사 후 환자의 의식은 회복됐고 5% 포도당 수액을 점적 주입하면서 병동에 입원했다. 개인의원에서 처방받은 약제를 확인한 결과 glimepiride 2mg 1일 1회, metformin 500mg을 1일 2회 복용하고 있었다. 매일 아침 자가혈당 측정 시 거의 100mg/dL 이하의 수치였다고 했다. 식후에 간혹 측정해봐도 140mg/dL 이하였고 150mg/dL 이상으로 나오면 혈당이 높다고 생각해서 운동량을 더 늘렸다고 했다. 간혹 아침식사를 부실하게 하거나 점심을 늦게 먹는 날에 허기가 약간 있어 측정해보면 혈당이 50~60mg/dL로 측정된 때도 있었다고 했다. 혈당은 항상 낮은 것이 좋다는 인식 하에 특별한 조치 없이 지내다 내원 2일 전 심한 설사 후에 의식저하가 발생해 내원했다.

입원 후 몇 가지 합병증 검사와 저혈당을 포함한 당뇨병 교육을 시행하고 경구 혈당강하제는 DPP-4 억제제인 linagliptin 5mg만 처방한 후 외래로 방문하도록 했다. 3개월 후 공복혈당(fasting plasma glucose)과 당화혈색소(HbA1c)는 각각 115mg/dL, 6.9%로 조절이 잘 됐고 저혈당의 발생도 없었다.

증례 해설
본 증례는 당뇨병성 신증으로 인한 초기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서 저혈당으로 인한 문제점을 교정한 증례이다.

저혈당은 가장 흔한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으로 저혈당 증세로 인한 환자의 괴로움에 더해 심혈관질환의 위험과 치매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저혈당의 발생 없이 적절한 혈당 조절을 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본 증례처럼 노인 환자에서 저혈당은 훨씬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 본 환자의 경우 당화혈색소가 5.5%로 권장 목표치보다 훨씬 낮게 조절되고 있었고 환자 자신도 혈당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혈당을 매우 낮게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이처럼 혈당을 너무 낮게 조절하게 되면 저혈당 발생 시 몸에서 반응하는 길항(counterregulatory) 호르몬들의 반응성이 떨어져 자율신경계 증상 없이 바로 혼수상태로 빠지게 되는 저혈당 무의식(hypoglycemia unawareness) 상태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 환자도 간혹 혈당 수치가 50 즈음에 있어도 증상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때 저혈당 무의식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더불어 당뇨병성 신증 등으로 신기능 저하가 오면 저혈당의 위험도는 더 상승하게 된다.

본 환자의 경우 당뇨병성 신증과 초기 만성 신부전 상태에서 설사에 의한 탈수로 신기능이 더 악화된 상태에서, 식사량은 줄었는데 약제를 그대로 복용했기 때문에 심한 저혈당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환자처럼 고령에 만성 신부전이 동반된 경우는 저혈당 고위험군에 해당되므로 저혈당 없이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는 혈당 조절 목표를 조금 상향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2012년 유럽과 미국 당뇨병 학회의 치료 지침에서도 무조건 혈당을 낮추는 것 보다는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혈당 목표 설정과 약제 선택을 중시하는 새로운 지침을 제시했다.

혈당 조절 목표 설정에 있어서도 이전의 7.0% 단일 목표가 아닌 환자의 치료에 대한 태도, 저혈당 위험도, 기대 여명, 질환 이환 기간, 동반질환 유무, 확인된 혈관질환 유무 등을 감안하여 철저한 혈당 조절이 도움이 되는 환자는 좀더 철저하게, 고혈당 보다는 이외의 문제가 환자를 더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당화혈색소를 7.5~8% 또는 그 이상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론
본 환자의 경우 고령에다 이미 여러 합병증이 동반된 상태이므로 철저하게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예후를 크게 좋게 할 가능성은 낮았다. 이런 경우는 저혈당 예방에 더 초점을 맞추고 혈당 조절 목표는 조금 올리는 것이 환자에게 더 유리하다.

그리고 신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특히 glimepiride 복용의 경우는 활성 대사체 배출이 안 되므로 설폰요소제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의 경우 저혈당 위험이 더욱 증가하게 된다. 이와 같은 경우 DPP-4 억제제, thiazolidinedione,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등과 같이 저혈당 유발이 없는 약제를 1차적으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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