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 인터뷰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여타 혈당강하제에 필적하거나 보다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에 더해 체중감소는 물론 저혈당증 위험에서 자유로운 특성으로 인해 광범위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안고 있다. 여기에 대사과정에 있어 높은 혈중 GLP-1 농도를 담보하기 때문에 혈당 외에 체중·혈압·지질 등 다중표적 작용을 기대해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심혈관보호 효과가 어느 정도 발휘될 지도 학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의 조영민 교수는 특히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차별화 된 기전과 효과 및 안전성이 아시아인에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민 교수는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에서 인크레틴 요법의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을 주도한 내분비 분야 석학으로, 인크레틴 요법이 인종(아시아인)과 체형(낮은 BMI)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있음을 보고한 바 있다.

대표적인 인크레틴 기반 요법인 GLP-1 수용체 억제제 역시 아시아 지역과 인종의 당뇨병 유병특성에 보다 적합한 약제로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혈당강하요법의 새로운 선택으로서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이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이점은 체중감소 효과와 함께 DPP-4 억제제 대비 혈당강하 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이다. 또한 기저인슐린 대용으로 사용한다든지 혹은 기저인슐린을 쓰고 있는 환자에서 매 식전 맞는 초속효성 인슐린 대신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아직은 이론적이기는 하지만 혈중 GLP-1 농도가 DPP-4 억제제를 사용할 때보다 5~6배 높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심혈관보호작용 등이 더욱 우수할 것이다. GLP-1이 췌장 외에서도 좋은 작용을 보이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특히 많은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 심혈관계에 대한 보호작용이 밝혀져 있기 때문이다.

혈압과 체중을 줄이고 내피세포 기능을 개선한다. 또 식후 중성지방이 약 5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식후 중성지방 농도가 심혈관질환과 관련있다는 보고들이 있는데, GLP-1 수용체 작용제들이 심혈관 보호작용을 나타내는 하나의 기전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일부 연구에서 심근경색 직후에 투여했을 때 환자의 심근생존을 증가시킨다는 결과도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직접 겨냥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에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경구 혈당강하제, 인슐린 등 기존 치료제와 비교한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임상연구 결과들이 다수 발표되고 있다. 단독제로서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병용제로서 GLP-1 수용체 작용제와의 최적조합은?
유효성은 앞서 언급했다. 급성 췌장염에 대한 우려가 계속 이슈화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임상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 약제 고유의 이상반응은 오심, 구토, 설사와 같은 위장관계 부작용이다. 대개 초기에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소실된다. 일부 약제에서는 항체 생성이 문제될 수 있겠으나 대부분 임상적 의미는 크지 않으며, 다만 높은 역가의 항체가 생성된 경우 혈당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1차치료제로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으나, 메트포르민에 비해 고가이므로 약물경제학상 1차선택으로 자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른 경구약제와 함께 2제 혹은 3제 병합요법 형태로 매우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설포닐우레아가 포함된 조합에서는 저혈당을 증가시킬 수 있어, 본 약제가 저혈당이 적다는 장점을 잃게 되므로 진료현장에서 처방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수한 혈당조절과 부작용 감소(체중증가 및 저혈당)를 근거로 향후 인슐린과의 병용요법이 널리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 인크레틴 기반 요법이 아시아 당뇨병 환자에서 보다 효과적이라는 메타분석 결과를 보고한 바 있는데, GLP-1 수용체 작용제도 지역·인종특성에 맞는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DPP-4 억제제와 마찬가지로 동양인에서 효과적이었다. 특히 체질량지수(BMI)가 낮을수록 효과가 좋았다. 동양인의 경우 베타세포 기능저하가 제2형 당뇨병 발병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점, 그리고 상대적으로 인슐린 감수성이 좋은 점 등이 원인이 아닌가 추정한다. 또 한 가지는 서양인과는 달리 한국인 및 일본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정상인에 비해 인크레틴 효과가 감소해 있지 않은데, 이 상황에서 인크레틴 호르몬을 증가시키는 치료가 더욱 효과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 엑세나타이드 LAR, 둘라글루타이드, 알비글루타이드 등 주1회 제형의 GLP-1 수용체 작용제들이 선보이고 있다. 기존 용법의 GLP-1 수용체 작용제, 경구 혈당강하제, 인슐린 등과 비교해 새로운 선택으로서 주1회 전략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인슐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1~2회 주사를 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주1회를 통해 환자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고 약제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주1회 주사제의 경우 대부분에서 오심, 구토 등의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가장 최적화된 환자군을 꼽으라면?
1제, 2제의 경구 약물요법으로 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에게 널리 사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체중증가가 걱정되는 환자에 도움이 크다. 현재 보험급여 기준의 중요한 요소인 BMI 30kg/㎡의 경우 서구인에게는 적합할 수 있겠으나, 우리나라에서 사용을 극도로 제한하는 요인의 하나라고 본다. 전 인구의 2~3% 만이 BMI 30kg/㎡을 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이뤄진 대부분의 제3상 임상시험에서 평균 BMI는 25~26kg/㎡ 수준이었다. 이러한 환자군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투여했을 때 서양인에 비해 더욱 효과적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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