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가톨릭의대 교수 /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DPP-4 억제제 중 가장 먼저 출시된 시타글립틴(sitagliptin)이 처방되기 시작한 지 7년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처방 경험을 갖게 되었으나 치료 효과의 지속성(durability)에 대한 부분은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임상연구에서 최장 2년까지 관찰한 결과가 보고된 바 있고 우수한 지속성을 보였으나, 동물 실험에서 관찰되는 인크레틴 기반 치료의 베타세포 증식 효과 또는 췌장 보호 효과를 감안할 때 더 장기간의 효과 지속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금년 개최되었던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연구가 2편 발표되었다. 

첫 번째는 프랑스에서 진행된 전향적 관찰연구인 ODYSSEE 연구다. 이 연구의 목적은 메트포르민과 시타글립틴 혹은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병용요법의 치료 지속 기간을 비교하는 것으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 3년 동안 관찰한 결과를 분석하였다. 1차의료 기관에서 환자들이 모집되었으며 시타글립틴 병용군은 1874명, 설폰요소제 병용군은 733명이 분석 대상에 포함되었다. 두 군간의 기본 특성은 유사하였는데, 평균 당뇨병 유병기간이 7.5년, 당화혈색소는 7.5% 정도 되는 환자들로 일반적으로 1차진료 현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환자들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1차평가 변수는 초기 병용 치료의 지속기간으로 투약을 중단 또는 변경하거나 다른 약제와의 병용을 하는 경우 치료가 변경된 것으로 간주하였으며 용량 증가는 변경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치료 변경의 주원인은 불충분한 약효였으며 기타 원인으로는 낮은 내약성, 저혈당이 있었다. 주된 결과를 보면 초기 병용 요법의 치료 지속기간 중간값은 시타글립틴 병용군이 43.2개월로 설폰요소제 병용군의 20.2개월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당화혈색소의 감량 효과는 두 군에서 모두 약 0.6%로 유사하였으며 목표치인 7% 이내에 최소 한 번 이상 도달한 환자의 비율은 시타글립틴 병용군이 64.8%, 설폰요소제 병용군이 58.8%였다.  안전성은 비슷한 양상을 보였으나 저혈당의 빈도는 9.7% 대 21%로 시타글립틴 병용군이 적었다<그림 1>.

 

두 번째 연구는 미국에서 의무기록 조사를 통해 후향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메트포르민과의 병합요법으로 설폰요소제 또는 시타글립틴을 처방받았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슐린을 사용하게 되기까지의 기간을 비교한 연구이다. 대부분이 1차의료 기관에서 진료받는 환자들이었으며 약 2만명의 대상자 중 임상적 특징에 따라 두 군을 매칭시켜 분석하는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그 결과 각 군당 3864명이 대상이 되었으며 병합요법을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최장 6년까지 관찰을 하였다. 대상자들의 평균 나이는 57세, 당화혈색소는 8%에 근접하였는데, 1~6년까지 매년 인슐린을 사용하게 된 환자의 비율은 설폰요소제 병합군이 3.8, 8.6, 13.5, 20.1, 25.5, 24.3%, 시타글립틴 병용군이 3.1, 7.1, 11.3, 14.9, 17.8, 17.1%로 시타글립틴을 병용하였을 때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4~5년째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Kaplan-Meier 법으로 인슐린 사용의 누적 가능성을 비교해 보았을 때도 두 군은 유의한 차이를 보였는데 하위 분석을 통해 세분화 해 보았을 때 당화혈색소가 9% 미만인 군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유지되었으나 9% 이상인 군에서는 두 군 간에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그림 2>.

이상의 두 연구는 세밀하게 디자인된 무작위 배정 연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점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1차의료 기관 위주의 자료 분석으로 실제 진료 현장의 현실을 잘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치료군으로 변경하거나 인슐린을 사용하게 되기까지의 기간을 조사하여 시타글립틴의 치료 지속 효과를 설폰요소제와 비교하였으며 두 연구에서 모두 시타글립틴의 우월성을 입증하였다. DPP-4 억제제의 지속성(durability)에 대한 장기 데이터를 제시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으며 보다 안정적인 혈당 관리를 위한 약제 선택에 도움을 주는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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