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ching과 nonteaching 호스피탈리스트 구분... 비싼 서비스로 인식

최근 본지에서 '국립대병원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해보자'라는 주제로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기사가 나간 후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의 페이스북을 통해 토론의 장이 열렸고, 현재 미국에 근무하는 한국의사들이 미국 병원에서 호스피탈리스트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했다. 논의에 참석했던 의사들의 동의 하에 페이스북에서 얘기들을 정리했다. 

▲ 미국은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호스피탈리스트와 이와 무관한 호스피탈리스트로 크게 구분돼 운영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국내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실제 미국의 호스피탈리스트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UPMC(University of Pittsburgh Medical Center)에서 근무하는 김한나 선생은 전공의의 수련과 감독을 담당하는 'teaching/academic 호스피탈리스트'와 전공의 없이 혼자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까지 담당하는 'nonteaching 호스피탈리스트'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nonteaching 호스피탈리스트는 전공의 대체인력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Dr 김은 "낮에 근무하는 nonteaching 호스피탈리스트는 전공의 없이 혼자 응급실에서 신환을 받고, 주치의로서 진료하고, 의뢰한 분과 전문의들과 의사소통 하고 퇴원 수속까지 담당한다"며 "어떤 병원들은 호스피탈리스트가 혼자 진료할 수 있는 환자 수를 늘리기 위해 nurse practitioner나 physician's assistant를 붙여줘 같이 일하게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nonteaching 호스피탈리스트는 장기적인 커리어로 보기 힘들고, 주로 전공의를 갓 졸업한 의사들이 펠로우 지원하기 전 돈도 벌고, 리서치도 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짧게 1~3년 정도 할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teaching 호스피탈리스트는 장기적 커리어로 업종을 선택한다고. teaching 호스피탈리스트들은 환자 진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 의학교육, 입원, 의료질 향상 등에 관련된 일을 병행한다고 한다. 

Dr 김은 "teaching 호스피탈리스트들은 풀타임으로 일해도 환자 진료는 보통 2주 혹은 1달 단위로 돌아가면서 일한다"고 말했다.

Michael E. DeBakey VA Medical Center에서 근무하는 박정현 선생은 미국의 호스피탈리스트는 전공의를 대체한다기 보다는 입원환자를 주로 담당하는 전문의를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Dr 박은 "같은 병원에서도 teaching team(attending-hospitalist/ resident) 과 non teaching team(hospitalist only)로 병행해 운영하기도 한다"며 "요즘은 neurology/psychiatry에서도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도입하려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또 "academic center에서 specialist service(cardiology/GI)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고용해 팀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경우는 대개 펠로우쉽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고 autonomy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유성은 선생은 "내가 일하는 지역에는 Endocrine Hospitalist group이 있어 4개의 큰 non teaching hospital에 입원한 환자 중 Endocrine consultation을 맡고 있다"며 "퇴원할 때는 나와 같이 주변에 개업한 의사들에게 보낸다. 이 hospitalist group이 있어 저녁과 주말에 쉴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또 "이 지역의 teaching hospital인 Duke. UNC-CH의 입원환자 케어는 인턴, 펠로우와 펙켈티들이 맡고 있다. 우리나라에 non teaching hospital이 hospitalist 를 고용할 정도로 조직화 돼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형태의 호스피탈리스트 존재

미국의 호스피탈리스트는 하나의 형태만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UPMC의 김한나 선생은 대학병원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일하지 않으나 환자의 중증도가 낮은 소형병원이나 community hospital에서는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근무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야간 근무만 하는 중환자실 전문의들이(intensivist) 있기도 하고 여러 중환자실 전문의들이 돌아가면서 당직을 서기도 한다는 것이다.

Dr 김은  "내 전공의 경험상 critical care attending들은 2주 단위로 돌아가며 근무하는데 근무하는 2주 내내 '당직'이지만 attending들이 저녁에 퇴근 후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환자들은 전공의가 펠로우와 상의해 환자를 돌본다"며 "attending의 input이 필요할 경우만 밤에 전화해 attending을 깨운다. attending에 따라 새 환자 들어올 때 마다 전화해 깨우라는 분들도 있다. 중환자실 담당 펠로도 한명 이상이여서 번갈아가며 당직을 선다"고 말했다.

또 "대학병원 응급실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돌아가면서 shift work처럼 8~12시간씩 일한다"며 "미국 보훈병원(Veterans Affair) 응급실에는 내과 전문의나 hospitalist가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같이 일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 미국은 다양한 형태의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운영 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응급실이나 외과 등 호스피탈리스트가 없는 과에서는 레지던트가 cap에 이르게 되면 attending이 혼자 진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ichael E. DeBakey VA Medical Center에서 근무하는 박정현 선생은 "전문의가 전공의를 위해 당직을 서주는 경우는 전반적으로 드물다. 같이 당직서다 전공의가 일정수의 환자수에 다다르면(cap), 그 뒤로는 당직 전문의가 환자를 보게되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수가 아주 많은 병원(UMass 같은 경우 항상 overnight admission이 20명을 넘기 때문에)에선 당직 레지던트, 호스피탈리스트, nurse practitioner가 함께 환자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 소개했다.

비싼 가격으로 인식되는 호스피탈리스트

미국에서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제도는 '비싼'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Dr 박은 "이전에는 primary care physician이 입원환자도 보고 외래환자도 진료했는데 primary care physician은 대개 병원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병원으로 보면 'free service'인 셈"이라며 "호스피탈리스트를 고용해 입원환자를 위한 supervising physician for resident(attending)로 한다거나 academic 호스피탈리스트나 non teaching service로 한다고 해도 호스피탈리스트의 월급은 온전히 병원 부담이다"고 말했다.

또 "결국 호스피탈리스트들이 어떻게 일반의사들(general internist/resident) 와 다른가 하는 스터디인데 실제 미국에서도 호스피탈리스트제도는 '비싼 서비스'이고 그들의 존재의 의미를 보여주기 위해 입원기간 줄이기/ quality improvement project들을 열심히 해서 병원의 비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국립대에서 해보는 건 좋은 생각 

미국은 입원한 모든 내과 환자들의 주치의는 일반내과 전문의들이고 분과 전문의들은 주로 입원환자 consult service와 외래진료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PMC HOSPITAL 김한나 선생은 한국에도 언젠가는 호스피탈리스트가 도입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residency training과 admission structure 도 같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Dr 김은 "세부 분야별로 입원하는 한국 병원 시스템 속에서 호스피탈리스트들을 고용한다면 그들의 역할은 주치의로 일하는 것인지 아니면 분과 주치의 밑에서 전공의의 대체 인력으로 일하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시범사업으로 전공의들이 돌봐야하는 환자수를 줄여주거나 당직수를 줄이기 위해 우선 nonteaching 호스피탈리스트 서비스나 nocturnist(야간당직하는 내과전문의) 를 먼저 도입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내가 잠시 근무 했던 어느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에게 오프를 주기 위해 주말에는 nocturnist들이 전공의들 대신 입원환자 커버하고 응급실에서 신규환자 받는 일을 하는 걸 보기도 했습니다.

MD앤더슨 암센터의 맹호영 선생은 "국립대에서 해보는 건 좋은 생각 같다. 우려되는 점은 호스피탈리스트를 하려면 내과 전반을 고루 다 잘 알아야하는데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미국에 와서 내과 의사들보고 아는 게 많아서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호스피탈리스트 꼭 필요하다. 내과 전반의 교육이 개인 주치의 개념으로도 꼭 필요하기 때문에 분과보다는 일반 내과 교육으로 강화를 하려면 로테이션 전반을 수정해야한다"며 "미국병원에서는 심부전이라도 심하거나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협진 안 내고 일반내과에서 보고 있다. 결국 분과전문의의 로딩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댈러스에서 호스피탈리스트로 근무하는 신현준 선생은 건강보험공단과 빅딜을 제안하기도 했다.

Dr 신은 "미국의 전공의와 펠로우는 대부분 메디케어에서 급여를 준다. 한국도 의보에서 전공의 펠로우의 급여를 끌어내고 보전된 비용으로 전문의를 고용할 수 있게 해주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며 "병원측에서는 싼 값에 과도한 업무를 전공의에게 부담시켜 왔고, 정부는 전문의 양성에 손 안대고 코풀어 온 고리를 끊고 정부에게 전문의 양성 비용을 지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