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전문과목미표시 의원 증가율, 1.6% 그쳐

전문과목미표시 의원 증가율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개원시장의 마지막 돌파구처럼 여겨졌던 '간판 바꾸기' 전략 조차 이제 한계에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동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제출한 '표시과목별 의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6월말 현재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의 숫자는 전년보다 82곳(1.6%)가 늘어난 5284곳으로 집계됐다.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이란, 의료기관 개설자가 전문의 면허를 소지하고 있으면서도 의원 간판 등에 자기 전문과를 표시하지 않는 기관.

과거에는 'ㅇㅇ 내과'와 같이 대부분의 개원의들이 자신의 전공과목을 간판에 적어넣었지만, 개원시장의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수년전부터 외과와 산부인과 등 이른바 개원기피과목을 중심으로 '간판 바꾸기' 바람이 불었다.

해당 전문과 진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줄어들다보니, 자신의 전공과목을 표방하는 것보다 오히려 이를 감춘 채 다양한 환자를 받는 것이 경영상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인데, 때마침 불어온 뷰티산업의 발전과 맞물려 간판을 떼고 피부미용으로 전업하는 것이 개원시장의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실제 2006년 4308곳이었던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은 다음해 4459곳으로 3.5%, 2008년 4655곳으로 전년비 4.4%, 2009년 4835곳으로 전년비 3.9% 등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해왔으며, 최근까지도 눈에 띄는 증가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많게는 4%대를 기록했던 미표시 의원 전환율이 1.6% 수준으로 내려앉으며 급격한 둔화세를 보인 것. 전체 전문의 개설 의료기관 가운데 미표시 의원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08년 19.5%, 지난해 상반기 20%에서, 올해 상반기 18.4%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수년간 이어져온 탈 전문과 러시로 이미 많은 의원들이 이동을 한데다, 피부미용 시장도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동속도가 떨어진 것으로, 당분간 이 같은 정체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영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전문과 미표시 의원은 크게 늘어 개원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업 의료기관과 폐업 의료기관이 뒤엉켜 부침을 겪던 시장이 어느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덧붙여 "기관수가 늘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한 원인"이라며 "과거와 달리 피부미용으로의 전업 또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해주지 못하다보니, 의료기관들이 이동을 주저하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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