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급물살…제약계 중국공략 가속도
한중FTA 급물살…제약계 중국공략 가속도
  • 김지섭 기자
  • 승인 2014.08.1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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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법인·합자사 설립 등 진출 활발…문화·등록절차 등은 난관
 

한중FTA(자유무역협정)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7월에 열린 12차 회의에 이어 9월이면 중국에서 13차 협상을 진행한다.

특히 중국이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한중FTA 타결을 선언하자는 의중을 밝혀 연내 체결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산업별 이익 줄다리기 중

정부는 중국과 여러 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산업별 이익 줄다리기에 한창이다.

제약산업 부문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한국제약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 중이다.

식약처 의약품정책과 박희영 사무관은 "통상적인 애로사항은 대정부차원에서 접수되고 각 부서에서 대응전략을 마련한다. 그러나 한중FTA는 제약산업에 있어 우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지 나오지 않았고 아직 협상 중이기에 전략이 드러날 우려가 있어 자세한 얘기를 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중국은 아직 의약품 산업에서 국제적으로 조화롭지 않은 부분이 있고 자기만의 규정을 갖고 있다. 한국은 이미 의약품국제규제조화회의(ICH)나 미국과 유럽 등 의약선진국의 규정을 받아들였지만 중국은 이런 부분에 있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약협회는 조직 내에 따로 TF 등을 꾸리지 않았지만 의약품수출입협회나 바이오의약품협회 등과 연계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 개진하고 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한중FTA 사안 자체가 양측의 협상단계에 있어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내용 공개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한중FTA가 업계를 돕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의견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식약처 통상협력TF팀은 9월 초에 식품·의약품·화장품 등 관련 업계를 대상으로 한중FTA에 대해 의견을 직접 수렴하고 가능한 부분은 협상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중FTA가 체결되면 제약산업 분야에서 주된 무역대상국인 중국과 관계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제약사의 영역 확장은 물론 국내사의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다.

의약품 수출 일본·베트남이어 3위

식약처의 2013년 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약품 수출은 1억3700달러(원료 7000달러, 완제 6600달러)로 일본·베트남에 이어 3번째 수출 대상국이며, 수입은 4억5500달러(원료 3억8000달러, 완제 7500달러)로 미국, 일본, 독일, 스위스에 이어 5번째 수입국에 해당한다.

현재 혁신형제약기업을 포함한 많은 제약사는 중국시장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합자회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진출 모델로 꼽히는 한미약품의 중국 자회사인 북경한미약품은 2012년 기준 매출의 57%를 차지하는 어린이 정장제 마이아이를 중심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22.4% 성장했다.

매출액 기준 2011년 990억원, 2012년 1381억원을 기록했으며, 2011년 자체 R&D 센터를 가동하고 매출액 대비 약 8%의 R&D 비용을 투자해 임상시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측은 공시에서 "북경한미약품은 고성장을 지속하는 중국 시장에서 한미약품 제품이 판매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R&D 성과도 누릴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해 투자의 경제성을 높이는 기반이 됐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1995년 한중 합자사인 '안후이녹십자 생물제품유한공사'를 설립하고, 2000년 녹십자가 지분을 모두 인수하며 회사명을 녹십자(중국)생물제품유한공사(이하 중국녹십자)로 변경했다.

또 중국녹십자는 지난해 약 200억 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업그레이드 했다. 총면적 3만9600㎡에 연간 혈장 처리량 30만 리터에 달하는 이 공장은 알부민과 아이비글로불린, 혈우병치료제(8인자) 등 6개의 제품을 생산한다.

아울러 중국 내 의약품도매법인 '안후이거린커약품판매유한공사(이하 거린커)'를 2012년 9월 설립해 중국녹십자는 중국 내 허가와 물류, 마케팅까지 아우르게 됐다.

대웅제약은 중국 베이징에 현지 법인을 두고 우루사와 뉴란타 등을 출시했으며, 지난 1일에는 중국 심양에 위치한 원료의약품 업체인 바이펑을 인수해 중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 밖에도 LG생명과학은 베이징에 현지법인 LG Life Science를 두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국내 제약사의 현지법인을 통한 중국진출이 활발했다.

최근 대화제약은 중국 사천화방실업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합자회사에 제조라인에 대한 설비 및 패치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양주·통화·상해 3곳에 합자법인을 둔 일양약품은 원비디와 현탄액 알드린을 중심으로 2013년 대비 30%의 고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올해 더욱 높은 성과를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일양약품은 고려인삼에 대한 중국인의 긍정적인 인식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양주일양은 중국 내 점유율 확대와 원활한 공급을 위해 cGMP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지 법인이 있어야 중국내 파트너링이 수월하고, 허가에도 도움이된다. 변하는 시장 상황에도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귀뜸했다.

등록 지연·문화 차이 등은 '장벽'

그렇다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제약사들이 토로하는 난관은 어떤게 있을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단의 '중국의 제약산업 정책 제도 분석(2013)' 보고서에 따르면 크게 △인허가 △통관 △유통 △생산 △지식재산권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기업이 제네릭 의약품을 중심으로 중국에 진입하는데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의 등록 절차가 지연돼 어려워했다.

임상시험 승인까지 빠르면 1년 보통 2년가량 걸리고, 허가완료까지는 제네릭이 84개월 신약의 경우 50개월 이상 걸린다는 것. 과거 CFDA 관리가 뇌물을 받고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의약품을 허가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의약품 등록관리가 더욱 엄격해졌다는 설명이다.

또 한국에서 허가된 제품도 중국에 등록하려면 현지 임상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점도 업체 부담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통관시 항구 약품검사소에서 샘플 추출 및 검사가 이뤄지는데, 과도한 수준의 샘플 검사로 통관이 지연되는 것과 현지 판매법인 설립에 있어 4만9500㎡ 이상의 창고가 필요하는 등 까다로운 규정이 있는 것도 난관으로 꼽혔다.

아울러 중국은 보험 목록 갱신이 개별 기업의 신청이 아닌 중앙 정부의 결정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를 주관하는 '약품목록조절사업심사지도소조'의 위원 추천기준과 등재기준 등이 불명확한 것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진흥원 측은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제약 선진국들이 중국에서 겪는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에서도 중국 제약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 현황 및 미래 전략품목 등을 파악해, 진행중인 한중FTA 등 통상 협상에 효과적인 접근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사회에 만연한 '관시(關係·인적유대)'라는 특유의 인간관계를 난관으로 지적했다.

중국은 관시가 있는 사람이면 놀랄 정도로 호의를 베풀지만 그렇지 않으면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 사업에서도 이를 극복하기가 어렵다는 것.

식약처 박희영 사무관은 "업계의 의견을 들어보면 관시에 대한 언급이 많은데 이는 기업과 지역별로 편차가 심하다"면서 "중국도 변하고 있어 관시가 법을 초월하지는 못하기에 객관적인 규정이나 실증적 사례를 놓고 중국과 협력관계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중FTA는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빠르면 연내 혹은 그 이후에 타결될 전망이며, 이로 인해 중국에 진출한 제약사와 향후 중국 시장 공략을 준비하는 제약사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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