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트롤리주맙·베돌리주맙 주목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있어서 새로운 항체약물들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약물은 에트롤리주맙(Etrolizumab)과 베돌리주맙(vedolizumab)인데, 기존 TNF 차단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불응성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이어서 난치성 환자의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궤양성 대장염은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에서 관찰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미생물 항원에 대한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이에 기존 아미노살리실레이트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서는 면역억제제인 아자티오프린, 메르켑토푸린, 종양괴사인자(TNF, tumor necrosis factor)라고 불리는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저해하는 작용을 하는 항체약물이 사용된다. 인플릭시맙(infliximab), 아달리무맙(adalimumab), 골리무맙(golimumab)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치료제들은 비선택적 면역억제작용으로 인해 심각한 감염문제와 암의 발생위험을 증가시켜 일부 환자에게 쓸 수 없다.

이 때문에 최근 에트롤리주맙과 같은 α4β7 인테그린(integrin)과 리간드인 MAdCAM-1의 상호작용을 억제해 면역세포가 장관내로 이동하는 것을 방해하는 기전을 가진 새로운 약물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최근 벨기에 루벤의대 Severine Vermeire 박사팀이 Lancet(7월 26일자)에 발표한 에트롤리주맙의 효과를 보면, 관해율이 매우 뛰어나다.

에트롤리주맙은 소화관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로 이형이량체인 α4β7과 αEβ7 인테그린의 β7 아형에 세포접착분자가 결합하는 것을 저해해 궤양성 대장염의 관해를 유도하는 기전을 가진다.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대조군으로 실시된 이번 2상임상 연구는 11개국 40개 병원에서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등도 이상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 124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이 중 5명은 내시경상 부분 점수가 0 또는 1점으로 맞춤형 치료의향분석(mITT)모집단에서 제외됐다.

등록된 환자는 18~75세, 메이요클리닉점수(MCS) 5 또는 6점이상으로 질병 범위가 항문연(항문상피와 주위피부경계)에서 25cm 이상이었다.

1차 분석에서 에트롤리주맙 100mg군(39명), 초기 용량(로딩 도즈)으로 에트롤리주맙 300mg을 주고 용량을 추가한 군(39명), 위약군(41명)으로 나눠 1차 종료점으로 치료 10주차 환자의 임상적 관해율로 MCS가 2점 미만이거나 내시경 부분점수가 2점 이상인 mITT 결과를 평가했다.

10주차 평가 결과, 위약군은 임상적 관해가 확인된 환자가 한 명도 없었던 반면 에트롤리주맙 100mg은 8명(21%, 95% CI 7-36, P=0.0040), 300mg에 추가 용량을 투약한 군은 4명(10%, 0.2-24, P=0.048)에서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결국 300mg의 고용량 에트롤리주맙을 투약한 환자보다 100mg이 임상적 혜택이 많았다.

이상반응은 에트롤리주맙 100mg 투약군은 25명(61%, 이중 5명(12%)은 중증 이상반응), 300mg 투약군 19명(48%, 2명(5%) 중증), 위약군은 31명(72%, 5명(12%) 중증)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연구를 주도한 Vermeire 박사는 "에트롤리주맙의 이점은 αEβ7과 E-카데린을 방해해 장관의 상피세포내 백혈구 수치를 감소시킨다"며 "장생검 후 면역조직화학 분석결과 에트롤리주맙 투약군에 장움상피세포의 αE+ 비율이 명확하게 감소했으며 특히 임상적 관해에 도달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기저점에서 αE+ 세포의 수치는 임상적 관해와 연관이 있으며 에트롤리주맙의 효과를 예상하는 주요인자로 생각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항인테그린 치료제는 중등도 이상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 유효한 치료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α4β7와 αEβ7 모두를 억제하는 것이 구별점이지만, 에트롤리주맙의 장기간 안전성과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 연구가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중등도 이상의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제로 승인된 베돌리주맙과의 간접 비교결과도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 결과, TNF 차단제 치료 경험이 없거나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혹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는 비교적 순응도가 좋은 환자군에서 베돌리주맙의 관해율은 18.5%로, 에트롤리주맙 100mg은 사전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21%의 임상적 관해율을 보였다.

이렇듯 새로운 기전의 약물들이 나오면서 향후 염증성 장질환 치료 시 좀 더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약물로 치료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미국 퍼렐만의대 소화기내과 Leiman DA 박사는 올해 7월호 Gastroenterology에 염증성 대장질환(IBD) 치료제의 향후 10년을 전망하는 논문을 통해 "최근 TNF 차단제의 광범위한 사용은 IBD 치료에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이끌었지만 한 발 나아가 항염증 경로를 억제하는 것이 환자 치료에 보다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며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약물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과 같은 IBD의 병리기전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분자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세포접합과 단백질 조절, 염증반응 신호경로, 면역내성 등을 타깃으로 하는 제제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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