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GERD 기존 치료전략으론 한계

 

국내 소화기질환의 유병률 그래프가 여전히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양식의 서구화로 급증한 유병률이 머지 않아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당분간은 증가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화기질환의 유병률 증가는 사회경제적 부담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중증 질환의 유병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반적인 환자의 삶의 질이 악화된다는 점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런 가운데 부각되고 있는 주제는 현존하는 치료전략으로도 관리되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일부 질환에서는 정의되지 않은 병태양상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소화기 전문가들은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함과 동시에 현재 치료전략으로 충분히 관리되지 않는 이들의 관리방향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IBS, 새로운 모델로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의 경우 접근전략에 대한 새로운 방향이 제시됐다. 국내에서도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가 2011년 IBS 임상진료지침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병태생리 기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로마기준Ⅲ은 IBS를 변비형, 설사형, 혼합형, 분류 불능형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바이오마커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분류기준만으로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돼 왔다.

이에 최근에는 IBS의 평가에 있어 생물학적·정신의학적·사회적 인자를 모두 아우르는 모델이 제시됐다. 이 모델은 정신-신체적인 측면과 신체-정신적인 측면 모두를 고려해 상호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제까지 언급된 기전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특히 이 모델은 IBS뿐만 아니라 편두통, 긴장성 두통, 만성 피로증후군, 섬유근육통 등 통증 관련 공존질환에도 혜택을 보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IBS를 적절하게 분류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명쾌한 치료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진경제, 항콜린제, 삼투성하제 등이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안전성 문제와 제한된 적응증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적이 있어왔다. 또 새롭게 개발돼 승인받고 있는 5-HT 수용체 효현제와 길항제 등은 이상반응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IBS 치료약물들에 대한 장기간 임상연구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GERD 관리 전략
위식도역류질환(GERD)의 경우 최근 급증하는 유병률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질환이다. IBS와 함께 서구화된 식습관이 유병률 증가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역시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가 2012년 발표한 GERD 임상진료지침은 국내 GERD 관리전략의 기틀을 잡았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관련 학술대회에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제시됐다.

우선 주요 논제로 부각된 주제는 난치성 GERD 관리전략이다. 난치성 환자들은 1차 치료제인 프로톤펌프억제제(PPI) 표준용량 8주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들로, 국내 가이드라인은 물론 미국소화기학회(ACG) 가이드라인에서도 이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PPI의 증량, 다른 PPI로의 전환, 타 기전 약물과의 병용투여가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환자별 특성에 맞춰서 처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고 장기적인 치료를 통한 유지요법에 대한 내용에도 무게가 실렸다.

난치성 GERD와 GERD 유지요법에 대해서는 권고사항이 있지만, 최근 임상에서 확인사례가 늘고 있는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의 경우 아직 용어에 대한 정의도 없는 상황이다. 서울의대 이동호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는 “최근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 진단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질환의 정의, 치료마커도 없는 상태”라며 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1차 의료기관 대상 연구결과 내시경 검사 소견에 따른 중증도 인식, 치료전략의 선택도 일치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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