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V 새로운 약물 비용문제는 과제

 

간염 역시 치료전략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간염 관리전략의 변화는 세계간염얼라이언스(World Hepatitis Alliance)가 세계 간염의 날의 기치로 내걸고 있는 ‘간염: 다시 생각하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B형간염의 경우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들을 근거로 새로운 관리전략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B형간염 치료에서 최고 이슈는 내성환자의 관리이다. B형간염 완치전략이 없는 상황에서 B형간염 치료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고, 치료기간에 비례해 대부분의 약물에 대한 내성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이 B형간염 내성치료에서 효과를 보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까지 내성치료의 기본적인 원칙이 병용요법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성치료의 큰 흐름이 변할 수도 있는 요소다.

또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에 대해서는 국내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고, 이런 연구들이 미국간학회(AASLD)·유럽간학회(EASL) 등 국제학회 학술대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효과와 바이러스 장벽이 낮은 라미부딘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해왔고, 라미부딘 내성 발생 후에는 아데포비르 단독요법을 오랜기간 활용해 온 만큼 다른 국가들과 다르게 다제내성 환자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국내 상황에 초점을 맞춘 근거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실제 임상현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나아가서는 AASLD와 EASL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까지 이들 가이드라인이 치료전략을 제시해 왔지만, 내성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연구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권고사항들이 통일되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울산의대 임영석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는 “올해 EASL 연례학술대회에서의 B형간염 전문가 모임에서 국내 연구들이 주요하게 다뤄졌고, AASLD 가이드라인의 주요저자인 미국 미시건대학 Anna Suk-Fong Lok 교수도 우리나라 학술대회에 참석해 국내 연구들을 살펴보고 갔다”며 앞으로의 가이드라인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C형간염, 새로운 치료제로 전략 전환 가능성
C형간염 관리전략 역시 새로운 약물들이 연거푸 선보이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가장 최근 발표된 EASL C형간염 가이드라인을 들 수 있다. 전통적으로 신약에 대한 업데이트가 빠르고 다양한 환자들에 대한 치료옵션을 제시해온 EASL은 이번 가이드라인에 다클라타스비르(daclatasvir)를 포함시켰다.
이는 단순히 신약을 우선적으로 포함시켰다는 것보다 C형간염의 치료방향이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로 가닥을 잡았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세대 DAA인 보세프레비르, 텔라프레비르 등은 부작용문제로 배제한 반면 소포스부비르, 다클라타스비르 등 새로운 세대의 DAA에 대해서는 기존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과의 병용요법 또는 인터페론을 배제한  병용요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AASLD가 미국감염병학회와 함께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도 나타나는 경향으로, 권고사항을 통해 소포스부비르 + 리바비린의 병용요법, 인터페론을 제외한 소포스부비르 + 시메프레비르 ± 리바비린 병합요법, 소포스부비르 +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합요법을 추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롭게 도입된 제제들이 치료기간을 기존 24~48주에서 12~24주로 단축시키고, 지속바이러스반응(SVR)과 부작용 측면에서도 혜택을 보인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임상현장에 바로 적용되기에는 비용의 벽이 너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소포스부비르 12주 단독 사용에는 8만 4000달러로 인터페론 등 기타약제가 추가되면 1억이 넘어간다. 현재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치료에 보험적용을 고려하면 유전자형 1형은 1년 사용에 약 700만원(유전자형 2형은 350만원) 수준이다”며 “시장에서 항암제보다 더 비싼 가격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Think Again’, 간염뿐 아니다
국내에서 주요 소화기질환의 유병률 증가, 치료 난치성 환자 등에 대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가운데 아직 미흡한 부분과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지만, 축적된 근거들이 이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답을 주고 있다. 세계간염얼라이언스가 ‘Think Again’이라는 모토를 제시했지만, 간염뿐만 아니라 주요한 소화기질환의 치료전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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