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학회 뭉쳐 국제학술대회로 발돋움

 

국내 환자 엔테카비르 반응률 99.4%
- e항원 혈청소실률은 40.2%

만성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엔테카비르의 국내 내성 데이터가 공개됐다. 특히 1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리얼월드(실제 임상환경 데이터) 데이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성균관의대 백용한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엔테카비르를 투약했던 1009명의 효과 및 안전성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데이터는 삼성서울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의 리얼월드 데이터로, 평균 나이는 47.5세였으며 엔테카비르 투약기간은 26개월이었다. 또 간경화 환자가 36% 포함됐으며, 베이스라인의 평균 HBV DNA 레벨은 6.47log IU/mL이었다. HBeAg 양성환자는 56.6%가 포함됐다.

최종 5년 시점에서 엔테카비르의 반응률은 99.4%로 대부분의 환자가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e항원 혈청소실률(HBeAg seroclearence)은 40.2%였다. 바이러스 돌파현상은 7.5%가 경험했는데, 대부분(62명)이 순응도가 낮은 것이 이유였고, 확인된 바이러스 내성은 1.2%로 나타났다. 그외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 돌파현상도 2건이 포함됐다. 통계 분석법을 이용한 5년 시점에서 추정 누적 내성률은 2.1%였다.

백 교수는 “지금까지 해외를 포함한 리얼월드 데이터를 보면 엔테카비르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사용 경험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최대 6년까지 뛰어난 항바이러스 억제효과를 제공하며 나아가 질병진행을 예방해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항바이러스 치료제 사용 경험이 없는 환자들의 내성은 6년째 1.2~2.1%로 매우 적었다”면서 “이러한 결과를 통해 볼 수 있듯 엔테카비르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백 교수는 12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서울아산병원 데이터도 공개했는데, 6년째 반응률은 100%였으며(AASLD 가이드라인 기준 치료 6개월후 HBV DNA 2log IU/mL 미만으로 정의한 비반응자는 95.8%), e항원 혈청소실률은 47.6%였다.  / 박상준 기자

엔테카비르, 라미부딘 노출에 영향 받을까?

라미부딘 치료병력이 엔테카비르 내성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단 내성 발현의 주요 대상군은 라미부딘 내성은 없지만 난치성 B형간염 양상을 보이는 환자들에 국한됐다. 주요 저자인 아주의대 황주안 교수(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는 “라미부딘 복용 환자 중 내성이 발현하지 않은 이들에 대한 엔테카비르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는 많지 않다”며 이번 연구결과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연구에서는 2006년 9월~2012년 8월 치료받은 환자들을 뉴클레오사이드 및 뉴클레오타이드(NUC) 치료병력이 없는 환자군(270명)과 라미부딘 경험군(69명)으로 분류해 엔테카비르 0.5mg 30개월 치료전략의 효과를 비교했다. 라미부딘 환자군 중 12명은 내성발현 없이 난치성인 이들이었다.

60개월째 HBV DNA 20IU/mL 미만으로 감소된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초치료군에서는 97%, 라미부딘 경험군에서는 94.2%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성발현율은 라미부딘 경험군이 12.7%로 높았다(초치료군 2.6%).
추가적으로 다변량 분석을 시행한 결과 12개월째 바이러스 반응과 라미부딘 경험 여부는 엔테카비르 내성 발현에 독립적인 예측인자로 나타났다. 12개월째 바이러스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내성발현 위험도는 20.75배 높아졌고, 라미부딘 치료경험이 있을 경우에는 내성발현 위험도가 5.21배 높아졌다.

하지만 라미부딘 경험군 중 난치성 환자 12명을 제외하고 하위분석을 시행한 결과 양 군간 엔테카비르 내성발현율에는 차이가 없었다. 이들에서는 혈청 HBV DNA 250IU/mL 이상 여부가 유일한 엔테카비르 내성발현 위험요소였다(위험도 23.79배).

이에 연구팀은 “엔테카비르 내성은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라미부딘 경험군에서 높았지만, 난치성 경향을 보이지 않고 내성이 없는 경우에는 엔테카비르 내성 발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 임세형 기자

라미부딘·엔테카비르 내성, 아데포비르 병용요법으로는 역부족
  
엔테카비르 내성환자에 대한 치료전략이 아직 명확하게 수립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아데포비르 기반 병용요법이 효과 입증에 실패했다. 서울의대 이윤빈 교수(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팀은 라미부딘과 엔테카비르에 내성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데포비르에 라미부딘, 텔비부딘, 엔테카비르 등 뉴클레오사이드 제제들을 더한 병용요법의 효과를 평가했다.

총 67명의 환자들을 분석했고, 치료가 끝났을 때 바이러스 억제 반응이 나타난 이들은 27명이었다. 24개월째 완전 바이러스 억제 반응이 나타난 이들을 치료전략별로 분석한 결과 아데포비르 + 라미부딘 병용군은 47.4%, 아데포비르 + 텔비부딘 병용군은 44.3%, 아데포비르 + 엔테카비르 병용군은 51.4%로 나타났다. 치료전략 간 통계적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아데포비르 기반 뉴클레오사이드 병용요법은 라미부딘과 엔테카비르 내성이 있는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충분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후 이 환자군에 대한 테노포비르 기반 병용요법의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정리했다.

추가적으로 일변량분석(univariate analysis)을 시행한 결과 완전 바이러스 억제 반응은 HBeAg 음성과 기저시점의 낮은 HBV DNA 수치와 연관성을 보였고, 다변량분석(multivariate analysis)을 시행했을 때도 기저시점의 낮은 HBV DNA 수치는 독립적인 예측인자로 나타났다. 이외 바이러스돌파는 9명, rtA181V 변이는 1명에서 나타났다. / 임세형 기자

만성 B형간염 초치료, 테노포비르 vs 엔테카비르

B형간염 치료제인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이 화두가 된 가운데 건국의대 유형민 교수(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는 만성 B형간염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를 비교한 국내 연구를 발표했다.

유 교수는 “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초치료로 잠재적인 항바이러스 활동과 유전자 장벽이 높은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 등의 약물을 권고하고 있다”며 두 약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배경을 밝혔다.

연구팀은 2010년 9월~2014년 4월까지 건국대병원에서 치료받은 만성 B형간염 환자 107명을 대상으로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했다. 환자들은 모두 치료경험이 없었고 남성은 50%, 평균 연령은 50.3세였으며, HBeAg 양성인 환자들은 58.5%, 기저시점 HBV DNA는 7.0 log IU/mL이었다.

테노포비르군(49명)과 엔테카비르군(58명)을 비교한 결과 완전 바이러스 반응률은 6개월째 44.9%, 38.8%, 12개월째 각각 89.6%, 89.8%였다. 양군 모두에서 바이러스돌파 현상(viral breakthrough)은 나타나지 않았다.

HBeAg 소실은 테노포비르군에서 1명, 엔테카비르군은 2명에서 나타났고, HBsAg 소실은 없었다. 또 안전성은 양군 모두 비슷하게 나타났고, 중증 유해사건 발생은 없었다.

이에 유 교수는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 모두 만성 B형간염 초치료 환자에서 높은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저시점의 높은 바이러스량은 바이러스 반응에 대한 예측인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임세형 기자

 

C형간염 치료 대세 DAA “비용 부담은 어쩌라고”

C형간염바이러스(HCV) 치료에서 인터페론 치료에 좋은 반응을 나타내는 ‘IL-28B 유전자형 CC’ 분포가 높은 한국인에서 굳이 값비싼 경구용 바이러스직접작용제제(DAA)만을 고집해야 하는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그림>.

 

이에 미국에서 이미 시판되고 있는 표준 약제들을 기준으로 12주 사용 비용을 비교해 보면, 기존 치료제인 페그인터페론(1만2340달러)과 리바비린(4000달러) 대비 시메프레비르는 6만6320달러, 소포스부비르 8만4000달러, 보세프레비르 2만4337달러 수준으로 가격 차이가 극심했다.

비용문제는 2014년 미국과 유럽간학회의 개정된 치료가이드라인에서 표준치료가 소포스부비르와 시메프레비르, 다클라타스비르 등의 경구용 DAA로 전환되면서 불거졌다. 여기서 1차 치료제로 전면에 나선 DAA는 바이러스 작용부위에 따라 NS3/4A, NS5A, NS5B 등으로 구분된다.

이와 관련 인디애나의대 소화기내과 Paul Y  Kwo 교수는 ‘HCV 치료, 인터페론-제외(free)요법 전환에 앞서 인터페론 병용 이대로 유용한가?’를 주제로 6월 13일 Early Morning Breakfast 워크숍에서 그간의 연구들을 분석했다.

DAA 강점은?
새로 도입된 약제들의 부작용을 살펴보면 NS3 계열 DAA는 발진과 함께 수송체 억제작용으로 인한 빌리루빈 상승이 보고됐고, NS5A와 NS5B는 이상반응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고 Kwo 교수는 설명했다. 이는 리바비린이 빈혈, 인터페론이 독감유사증상(flu like symptom), 혈구감소증, 진행성 간질환에서 비대상성 증상을 보이는 것과 확연한 차이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에서 HCV 표준치료제인 소포스부비르는 유전자형 1~6형까지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지며 높은 내성장벽을 갖고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보했다. 더욱이 음식물과 유의한 상호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인터페론 제외 DAA 병용요법, 효과와 이상반응에 ‘우월’
인터페론-제외요법의 경우, 유전자형 2형 환자에서 소포스부비르 + 리바비린을 1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치료경험과 간경화 유무를 포함한 전반적인 SVR12는 73명 중 68명이 93%로 나타났고, 유전자형 3형은 소포스부비르 + 리바비린 치료에 250명 환자 중 212명이 평균 85%의 SVR24 비율을 보였다.

연구에 대해 Kwo 교수는 “미국과 일부 유럽지역에서는 HCV 유전자형 1형 환자를 대상으로 올 연말까지 인터페론을 제외한 경구용 제제 조합이 표준치료로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동일 환자에서 ABT-450/r, 옴비타스비르, 다클라타스비르 ± 리바비린을 사용했을 때 SVR12 비율이 473명의 환자 중 455명에서 평균 96.2%로 확인돼 힘을 싣고 있다.

이와 함께 유전자형 2, 3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포스부비르의 3상임상 분석결과 경구제제 병용군(소포스부비르 + 리바비린)과 인터페론 기반(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치료의 비교에서 투약 24주후 경구제 병용군에서는 이상반응으로 인한 투약중단이 1명(250명 중) 이하로, 인터페론 기반치료군 11명(243명 중)과 비교해 우월성을 보였다(Gordon S, EASL, 2014, P1171). /  원종혁 기자

“간질환 사회경제적 비용 6~8조원”

“간질환 치료에 투입되는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에 대해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보건의료관리 분야 경제학 전문가인 한림대 정완교 교수가 ‘간질환에서 의료 및 사회적 비용 평가’를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간질환 환자들의 사회경제적 비용 추계는 6~8조원 수준으로 이 중 80%가 생산성 손실이다. 더욱이 경제활동 영역에 해당되는 15~64세까지 남성이 65.7%를 차지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조기사망에 의해 임금손실 발생 등 생산성 손실의 비용이 2억6000만원 수준이다. 2008년 조사에서 간질환 치료에 투입된 사회경제적비용은 5조6888억원으로 간질환에서 87.4%가 생산성 손실인 조기사망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더욱이 생산 연령대가 많이 사망하는데 이들이 생존했다면 지속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2012년 건강보험통계연보의 의료비 자료를 살펴보면 간염, 간암, 간경변 및 알코올성 간질환자는 170만명으로 치료에 1조1358억원이 소요됐으며, 2008년에는 해당 환자의 총 입원일수는 200만일을 넘은 것으로 보고됐다.

정 교수는 “경제활동을 활발히 할 시기에 간질환으로 상당수의 사람이 사망하고 있다”며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은 물론 사회적으로 노동력이 감소해 생산성이 줄고 결과적으로 경제성장이 지체되는 결과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2012년 연구결과 간염, 간암을 제외한 간경화 등의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6793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사망원인 10위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끝으로 그는 “의료자원은 한정돼 있기에 비용 대비 치료효과가 높은 데 쓰여야 한다”며 “건강보험 수가가 의료서비스의 시장가격을 적절히 반영하는가는 중요 문제”라고 일갈했다. /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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