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 집행부가 대한병원협회에서 추진 중인 수련평가위원회에 전공의 위원들을 참여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지역 전공의 단체들이 즉각 반발에 나섰다.

28일 서울·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의 지역전공의협의회 2곳이 공동 성명서를 통해 "대전협 장성인 회장은 병협의 수련평가위원회 합류 결정을 즉시 철회하라"고 밝혔다.

현재 병협에서 발족을 추진하고 있는 수련평가위원회는 지난 의정합의에서 거론된 독립적 수련평가기구 설립이 아닌, 기존의 신임평가센터 내에 구성된다.
 

▲ 지난 4월 총파업과 관련해 임시총회를 연 대한전공의협의회 모습.

이에 양 전공의협의회는 "집행부에서는 수련평가위원회 참여가 지난 2월부터 추진했던 80시간 근무 합의에 따른 이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1만여명의 전공의가 참여했던 총파업과 2차 의정협의 결과 등 이후 정황을 완전히 무시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차 의정협의에서 '독립적인 수련평가기구를 설립한다'는 조항만큼은 긍정적인 성과였다. 이는 전공의들이 15년만의 총파업을 통해 얻어낸 것"이라며 "집행부에서 이러한 성과를 완전히 짓밟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다수 전공의들이 원한 것은 병협의 신임평가센터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병협과 독립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전공의들의 상황과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 있는 '평가기구'를 신설하는 것이었다.

2차 의정협의로 이러한 전공의들의 염원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지만, 이후 병협과 대전협 집행부에서 이와 반대되는 상황을 연출하면서 이 같은 반발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양 전공의협의회는 "의정협의를 파기한 것은 병협"이라며 "대전협 회장이라면 지금이라도 병협의 지속적인 불참에 대해 수수방관하지 말고, 2차 의정협의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지난 4월 임시총회에서 의료영리화 반대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바 있는 장성인 회장.

그러면서 "을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기구에 갑이 들어오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장성인 회장이 병협의 수련평가위원회 참여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덧붙여 "임기를 3주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대전협을 병협의 들러리로 세워 놓고 떠나려는 결정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적어도 마지막 남은 시간만큼은 과거를 반성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장성인 회장은 지난 4월 대전협 임시총회 당시 '나는 의료영리화에 찬성하기 때문에 전공의 파업을 위한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고백을 통해 대다수 전공의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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