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2001년 새 세기의 개막과 함께 '보건의료계에 희망을 제시하겠다'며 창간호를 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3주년입니다.

올해는 유독 의료기관이나 제약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지난 몇년간 계속되고 있는 경영난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병원계는 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 수가전환에 따른 적자분이 보존되지 못해 하루 앞도 예측하지 못할 상황입니다. 의료계 손실이 74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가로 지원해주는 비용은 그에 크게 못미친다는 것입니다. 출산율 저하, 의료전달체계 붕괴, 매년 3000명의 의사가 쏟아져 나와 포화 상태인 개원시장은 의사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커지면서 한숨 소리가 더 깊어갑니다.

여기에 건보공단이 수행할 일을 의사에게 맡기는 '건강보험 부정수급 방지대책' 등 의사를 옥죄는 각종 의료제도가 연이어 나오자 이참에 '대정부 투쟁'에 나서자는 벼랑끝 주장도 펴고 있습니다. 의료계 내부에선 의협회장이 불신임 받았고, 100년 역사의 의협이 집행부·시도의사회·대의원회의 갈등이 노정됐습니다. 지금도 의-정간, 의사간, 직역간, 진료과간, 의료기관 종별간의 혼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가협상도 건강보험정책위원회 위원구성이나 결정 과정 등 수년째 지적되던 문제들이 올해도 그대로 적용되면서 의협 3.1%. 병협 1.8%, 약사회 3.1% 인상됐습니다. 이것으로는 의료기관 경영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의료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제약계도 계속되고 있는 약가인하와 규제 강화로 운신의 폭이 없습니다. 약제비 증가를 막겠다며 시행 중인 사용량-약가 연동제로 인해 기업당 연간 매출이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 원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전년대비 매출이 10% 늘거나 50억원 이상 매출이 늘어나면 약가를 낮추는,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으로선 참으로 희한한 제도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2020년 '세계 7대 제약강국'에 진입하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실현 가능할지 의문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작금의 현실은 시련이자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일 수 있습니다. 다만 시련을 극복하느냐 못하느냐, 기회로 삼느냐 못삼느냐는 결국 자신의 몫이겠지요. 생각하고 꿈꾸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설계해 나간다면 이러한 시련과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애독자 여러분!

본지는 지난 1월 뜻 깊은 지령 700호를 발행했습니다. 요 며칠 사이 창간호와 과거 발행했던 신문들을 들춰봤습니다. 기사면과 광고면 모두가 정말 변화하고 발전해온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갈 길은 아직도 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메디칼업저버를 있게 한, 메디칼업저버의 진정한 주인은 애독자와 광고주라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명실상부 보건의료 대표언론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그간 격려와 성원,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하나 변화된 모습은 지난해 말부터 신문 지면을 획기적으로 확대 개편했다는 것입니다. 확대된 지면에는 언론사 가운데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학술부'에서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최신의 학술정보와 임상·연구경향들을 가장 먼저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6명의 학술전문기자는 순환기, 내분비, 소화기, 호흡기, 종양학, 정신과, 류마티스 등으로 전문영역을 세분화해 국내·외 학회와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최적화된 학술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취재부는 보건의료분야 각종 소식들을 MO온라인(www.monews.co.kr)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핵심 이슈들은 메디칼업저버에서 분석과 해설을 담은 기획기사를 통해, 독자분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데 부합하고자 합니다.

또한 지난해 3월 창간한 월간 학술저널 'THE MOST'지는 매호 특정 질환을 중심으로 종합적 임상 정보를 제공하는 고품격의 내용을 담아 한 차원 높은 최신의학 지식의 보급과 보건의약분야 산업의 발전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메디칼업저버는 더욱 심기일전해 선진의학으로의 견인은 물론 대안을 제시하는 건전한 비판의 기능을 소홀히 하지 않는 참언론으로 거듭날 것을 창간 13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각오를 다짐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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