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 권고수준 ‘D’로 결정…“득보다 해가 더 커”

미국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가 무증상 경동맥협착증(CAS)의 선별검사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공언했다. USPSTF는 최근 무증상 CAS 환자에 대한 선별검사는 혜택보다 위험도가 더 크다고 판단, 권고수준 'D(권고하지 않음)'로 권고했다. 즉 일과성허혈발작, 뇌졸중, 신경학적 전조 또는 증상이 없는 일반 성인에 대한 검사 적용을 반대한 것이다.

CAS 환자 뇌졸중 유병률 감소 추세

CAS 조기관리가 화두가 된 배경에는 뇌졸중의 높은 유병률이 있다. USPSTF는 권고안에서 심장성 뇌졸중은 10만명당 40, 죽종협착증성 뇌졸중은 27, 열공성 뇌졸중(소혈관 뇌졸중) 52명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조기관리 전략 중 하나로 일반 성인 대상 CAS 선별검사 전략이 대두됐지만, 결과적으로 큰 반향은 불러오지 못했다. 무증상 환자에서 CAS를 비롯한 대동맥 죽상동맥경화증이 원인인 뇌졸중의 비율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일반 선별검사를 시행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체 CAS 유병률도 미국에서 0.5~1%로 높지 않다. 여기에 더해 USPSTF "CAS로 인한 뇌졸중 발생률은 현재 0.7%, 혈압, 지질, 흡연, 심방세동 등 주요 위험요소들과 비교하면 극히 적은 비율"이라고 덧붙였다.

선별검사 혜택 근거 없어

USPSTF는 뇌졸중 유병률을 토대로 한 분석과는 별도로 무증상 CAS 선별검사의 혜택을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이전 권고안인 1996, 2007년도 판에서도 동일하게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다.

USPSTF가 이번 권고안 발표를 위해 무증상 CAS 선별검사에 관련된 근거들을 검토한 결과 직접적으로 선별검사의 혜택과 위해성을 평가한 연구는 없었다. 특히 CAS 선별검사를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초음파의 위양성률이 높고, 명확한 위험분류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연구에서 초음파 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USPSTF "일반인에서는 여전히 위양성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USPSTF가 위양성률에 무게를 둔 이유는 이로 인해 불필요한 중재술 또는 수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USPSTF가 무증상 CAS 선별검사 관련 치료전략에 대한 근거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약물 치료와 비교했을 때 내막절제술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 1%, 수술 후 30일째 사망 1.9% 증가 이외에 뇌졸중, 사망, 비수술 사망 등에서 혜택을 보였다.

하지만 절대 위험도 평가 시 임상시험에서는 수술 시행 후 30일째 뇌졸중 또는 사망률은 2.4%, 관찰연구에서는 3.3%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경동맥 혈관성형술 및 스텐트 시술 역시 뇌졸중 또는 사망률이 3.1%였다. 관련 평론을 게재한 듀크의대 Larry B. Goldstein 교수는 "USPSTF가 무증상 CAS 환자에 대해 선별검사를 권고하지 않은 것은 옳은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국내과학회이사회(ABIM)가 시행하고 있는 '현명한 선택(Choosing Wisely)' 캠페인을 인용하며, "미국신경과학회(AAN)는 합병증 발생률이 3% 미만으로 낮지 않은 경우에는 무증상 경동맥협착증에 대한 내막절제술은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추후 무증상 경동맥협착증에 대한 사전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USPSTF "무증상 CAS에 대한 내막절제술은 모든 뇌졸중 또는 수술전 사망발생률을 3.5%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최적의 약물 관리전략과 비교했을 때 임상적으로 큰 차이는 아니고, 무증상 CAS의 진단이 약물용량의 증가 및 약물의 추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혜택이 된다는 근거는 없다"고 부연했다.

다른 학회들은? 대부분 가이드라인 “추천하지 않아

이번 USPSTF의 결정은 최근 업데이트된 주요 관련학회들의 가이드라인과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가이드라인들에서는 선별검사는 대부분 추천하지 않았고, 예방적 차원의 중재술·수술 역시 환자군을 엄격하게 선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미국심장협회(AHA)·미국뇌졸중학회(ASA) 2010년 뇌졸중 1차예방 진료지침에서는 예방적 혈관성형술 및 스텐트 시술은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함께 매우 선택적으로 고려한다는 내용(Class Ⅱb)을 추가했고, 무증상 CAS 환자에 대한 선별검사는 추천하지 않았다(Class Ⅲ).

AHA·ASA·미국심장학회재단(ACCF)·미국신경간호학회(AANN)·미국신경외과학회(AANS) 등 관련 학회들의 2011년 두개외 경동맥 및 경추동맥질환 진료지침에서는 무증상 두개외 CAS 환자 및 의심환자에게 초음파 검사를 우선적으로 권고했지만(Class Ⅰ), 위험요인이 없거나 뇌허혈증상과 관련이 없는 환자의 선별검사로는 추천하지 않았다(Class Ⅲ). 이와 함께 무증상 CAS 환자에서의 혈관성형술, 스텐트시술, 내막절제술 시행은 대상환자를 선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Class Ⅰ).

이와 함께 2011 AHA·ASA·ACC 경동맥질환 가이드라인에서도 죽상동맥경화성 위험인자가 없는 이에 대한 선별검사는 권고하지 않았다(Class Ⅲ).

한편 대한뇌졸중학회도 2011년 무증상 CAS 치료 진료지침 부분개정에서 초음파를 활용한 선별검사에 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고, 대신 고혈압, LDL-C, 흡연, 당뇨병 등 치료가능한 위험인자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무증상 CAS 환자에서의 예방적 수술·중재술은 60~99% 협착에서 수술 관련 합병증이 3% 미만인 경우로 권고했지만, 동반질환, 기대여명, 환자의 선호도 등을 고려한 위험 대비 혜택을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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