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진단기준으로 진단 나오는 경우 겨우 절반


 
원 센터장은 “노인환자에서 나타나는 증상 중 다수는 원인질환이 밝혀지지 않는다”며 “노인증후군을 염두에 둔 포괄적 노인평가를 통해 증상을 관리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증상의 원인규명이 쉽지 않지만, 위험요소 관리를 통해 노인증후군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 노인증후군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증상들은 치매, 실금, 섬망, 낙상, 청력장애, 시각장애, 근감소증, 영양실조, 노쇠, 이동 및 보행장애, 압창 등이 있다.

노인환자의 특성과 노인증후군을 배경으로 임상현장에서 심각하게 부각되는 문제는 노인환자에서 다양한 만성질환이 동반된다는 것이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증상이 애매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을 명확하게 할 수가 없고, 치료전략도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미국노인병학회(AGS)는 2012년 다수의 만성질환을 동반한 노인환자 관리전략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는 치료전략을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노인환자의 관리 방향 및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AGS는 환자가 원하는 치료방향을 고려하고,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RCT)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근거에 대한 신중한 해석을 당부했다.

무엇보다 다수의 만성질환 동반으로 인한 다약제복용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로 인해 약물 간 상호작용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질환 및 위험요소의 동반,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의 저하는 약물대사에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약화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노인환자들은 평균 3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반하고, 이로 인해 10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한다”며 노인환자에서 만성질환 동반 및 다약제복용 현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 김광일 교수는 “약제의 이상반응을 증상으로 오인해 또 다른 약물을 투여하고, 더해진 약물과 기존에 복용하던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해 유해반응이 발생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노인환자에서 다약제복용의 경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당부했다.

한편 단일질환을 다루는 국내외 학회들도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노인환자의 특성을 수용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고혈압의 경우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가 2011년 노인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당뇨병에 대해서는 국제당뇨병연맹(IDF)이 2013년 노인 당뇨병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고혈압학회(ASH)는 기립성 저혈압 관리 가이드라인을 비롯 이상지질혈증 관련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노인환자에 대한 부분을 별도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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