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특성 확인하고 환자별로 치료해야

 
국제당뇨병연맹(IDF)은 지난 2013년 ‘노인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 임상특성과 신체기능 상태에 따른 당뇨병의 예방·진단·치료에 관한 권고안을 제시했다. IDF 가이드라인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노인환자의 유병 및 임상특성을 고려해 개별화된 맞춤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환자의 연령·동반질환·신체기능 상태 등을 반영해 노인환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치료가 적용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저혈당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전략이 권고안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4개 범주로 나눠 권고안 제시
가이드라인은 노인 당뇨병 환자들을 신체기능 상태에 따라 4개 범주(General, Functionally Independent, Functionally Dependent, End of Life)로 분류해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General 범주는 연령·동반질환·신체기능 상태 등에 관계 없이 최소한의 표준화 치료가 가능한 권고안을 담고 있다. Functionally Independent 범주는 일상활동에 큰 장애가 없이 독립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노인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다음으로 Functionally Dependent 범주는 신체기능 상실로 인해 목욕이나 옷입기 등 일상활동에 장애가 큰 노인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권고안을 다루고 있다. Functionally Dependent 범주는 다시 피로·체중감소·활동제한·낙상위험·요양치료 등으로 대변되는 Frail(허약)과 인지기능장애를 나타내는 Dementia(치매)의 하위범주로 분류된다. 마지막으로 End of Life 범주는 중증의 질환으로 인해 기대수명이 1년 미만인 노인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당뇨병의 예방과 진단
가이드라인은 전반적으로 당뇨병이 없는 노인환자들에 대해 정기적인 혈당검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요양시설에 입원해 치료 중인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당뇨병 진단의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공복·식후혈당, 당화혈색소(A1C)를 기준으로 하도록 권장했다. 이에 따라 공복혈장혈당 126mg/dL 이상, 식후 2시간 75g 경구당부하검사 상 혈당 200mg/dL 이상, A1C 6.5% 이상에 해당하면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당뇨병 고위험군은 내당능장애(ICT) 환자, 공복혈당 증가 환자, A1C 6.1~6.4% 사이의 환자 등이 포함된다.

 

혈당조절 목표치와 치료
IDF 가이드라인은 노인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안전성과 적절한 치료전략의 적용을 꼽았다. 혈관 합병증 최소화를 위한 혈당 목표치의 달성이 중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저혈당증 위험도 고려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노인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른 개별화된 맞춤치료를 주문하고 있다.

◇ General

 
전반적으로는 노인 환자의 신체기능 상태, 동반질환, 특히 심혈관질환, 저혈당증 위험, 미세혈관 합병증 여부 등을 고려해 개별화된 혈당조절 목표치를 설정하도록 했다. 또 이렇게 정해진 혈당 목표치의 달성이 생활요법만으로는 힘들 때에 경구 혈당강하제 요법을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생활요법은 약물치료 전반의 과정에서 계속 유지돼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약물치료의 시작과 증량에 있어 ‘start low and go slow’ 접근법을 요구하고 있다. 저용량으로 시작해 충분한 혈당조절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서서히 증량한다는 것이다. 약물의 선택에 있어서는 비용과 함께 위험 대비 혜택을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 Functionally Independent
신체기능에 큰 이상이 없는 노인 환자에서 혈당조절 목표치는 당화혈색소(A1C) 7.0~7.5%를 권고했다. 이를 위한 1차약물 요법으로는 신기능장애의 근거 또는 여타 금기사항이 없는 한 메트포르민을 고려토록 했다. 메트포르민 사용에 있어서는 치료시작 첫주에 위장관 관련 불내약성을 줄이기 위해 용량을 조절할 것과, 신장기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가이드라인은 노인 환자에서 신장기능의 평가시에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보다는 사구체여과율(eGFR)이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메트포르민에 불내약성 또는 금기사항일 경우에는 설포닐우레아 계열의 사용을 주문하는 동시에, 계열 내에서 글리부라이드나 글리벤클라마이드는 피하고 저혈당증 위험이 낮은 설포닐우레아제를 선택하도록 권장했다. 가이드라인은 한편 “식후 고혈당증 또는 불규칙한 식습관의 노인 환자에서 글리나이드 계열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특정 약물(비선택적 베타차단제, 살리실산염, NSAIDs,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ACE억제제 등)과의 상호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며 노인 환자의 주요 특성인 다중약물 투여(polypharmacy)를 고려해 약제선택에 신중을 기하도록 했다.

1차선택 약제로 혈당조절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저혈당 위험이 낮은) 설포닐우레아제 또는 DPP-4억제제를 2차약제로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경구 혈당강하제에 불내약성 또는 금기사항이 있을 시에는 기저인슐린을 대체수단으로 장려했다.

이외에 3차선택으로는 여타 사용 가능한 경구약제와 더불어 기저 또는 사전혼합형 인슐린을 추가토록 했다. GLP-1 수용체작용제 역시 추가선택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위장관 부작용이 문제가 될 수도 있으며 연약한 저체중 노인 환자에서 체중감소 효과가 경우에 따라서는 해로울 수도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가이드라인은 또한 적절한 인슐린 치료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필요할 경우 신속하게 적용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그림>.

◇ Functionally Dependent
IDF 가이드라인은 신체적 기능에 이상이 있는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는 A1C 7.0~8.0% 사이로 보다 완화된 혈당 목표치를 권고하고 있다. 전반적인 약물치료 권고사항은 Functionally Independent 환자들과 일치하지만, 경구 혈당강하제 처방시에 저혈당증의 잠재적 위험이 낮은 약제를 선택하도록 보다 강조된 것이 차이다. 인슐린요법 역시 저혈당증 위험을 고려해 보다 단순화된 인슐린을 선택하도록 요구했다.

Frail 또는 Dementia 범주로 분류되는 노인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A1C 8.5% 미만으로 더 완화된 혈당 목표치를 고려토록 했다. 또한 병약한 환자에게는 오심(nausea)이나 위장관장애 또는 과도한 체중감소를 야기할 수 있는 약제들(메트포르민, GLP-1수용체작용제)은 피하도록 주문했다.

◇ End of Life
End of Life 범주의 노인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밖으로 드러나는 고혈당 증상을 치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역시 저혈당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개별화된 치료가 주문됐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말기단계에 있는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는 적절한 경우에 한해 인슐린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의 철회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 당뇨병 가이드라인은 노인 환자의 치료와 관련해 건강상태에 따른 개별화된 치료를 주문하고 있다. 특히 약물치료에 있어서는 저혈당증이나 약물 간 상호작용 등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을 권고하는 등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미국당뇨병학회(ADA),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의 노인 당뇨병 환자 치료 권고안을 소개한다.

2013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지침
- 노인증후군 개념에서 시청각 장애, 영양실조 및 근감소, 요실금, 보행장애, 인지 및 정서기능, 신체기능, 다약제 사용 등 전반적인 기능을 평가하고 치료에 반영하도록 고려한다.

- 혈당조절의 목표는 건강한 성인과 다르지 않으나, 노인 환자의 특성에 맞게 개별화하고 작용시간이 긴 약제의 사용을 피하거나 약제의 상호작용 또는 부작용에 대해 자주 모니터링하는 등의 적극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단, 고혈당 증상이나 급성 합병증을 유발할 정도의 고혈당은 피한다.

- 고혈당 이외의 다른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들에 대해서는 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과 환자의 개별 상황을 고려해서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고혈압에 대한 치료는 고혈압을 가진 거의 모든 노인 환자에서 이뤄져야 하며, 고지혈증 치료 및 아스피린 투여는 어느 정도 여명이 남아 있는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

-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병성 합병증의 선별검사는 개별화돼야 하며, 특히 기능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합병증 선별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좋다.

- 노인 환자에서도 운동과 임상영양요법은 혈당, 혈압, 지질 및 체중관리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신체활동과 식사 및 영양상태를 평가하고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며 임상영양요법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의 위험이 높은 노인에서 운동과 임상영양요법을 통한 생활습관 변화는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이 좋다.

2012 ADA·EASD 고혈당 가이드라인
65~70세 이상의 고령 환자들은 동맥경화성 질환의 위험이 높으며, 신장기능이 감소하는데다 동반질환의 수도 늘어난다. 다중약물 투여로 인한 부작용 위험도 높고 사회·경제적 측면 모두에서 약점을 안고 있다. 장기적 합병증 등으로 인해 기대수명이 낮은 것도 특징이다. 특히 저혈당증 위험이 높으며, 불안정한 신체기능 때문에 낙상과 골절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들 연령대의 혈당조절 목표치는 A1C 7.5~8.0% 미만도 타당하다. 목표치는 연령의 증가와 신체기능 상태의 감소에 따라 더 완화될 수도 있다. 혈당강하제의 선택은 저혈당증, 심부전, 신장기능장애, 골절, 약물 상호작용 등을 막을 수 있도록 안전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특히 저혈당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약물전략이 선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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