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질환 - 뇌졸중

 
고상배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경과)

2012년 국내 사망 원인통계에 따르면 뇌졸중은 암, 심장질환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사망 원인질환이다. 그동안 뇌졸중 치료수준이 향상되면서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이 높아져 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뇌졸중의 발생률은 점차로 늘어나고 있다.

2012년 국내의 뇌졸중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216명이며, 뇌출혈의 발생은 감소하고 있지만, 허혈뇌졸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고령화 사회로 변하는 2030년에는 현재보다 3배 이상 많은 환자들이 뇌졸중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뇌졸중의 발생이 증가하고 사망률은 감소하므로, 뇌졸중을 겪은 후에 후유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환자들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한번 뇌졸중을 겪은 환자들은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에 만성질환으로서의 뇌졸중 재발관리의 중요성은 향후에 큰 사회적 부담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뇌졸중의 이차예방에 있어 중요한 점은 위험인자를 적절히 관리하고, 개별 환자마다 뇌졸중 발생의 기전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적절한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모든 만성질환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는 것은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일차예방 뿐 아니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2차예방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위험인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고혈압은 뇌출혈과 더욱 밀접하게 관련되며, 고혈압을 완전히 조절하면 뇌졸중 발생을 약 25~35% 감소시킬 수 있다. 2013년에 개정된 고혈압 진료지침을 보면, 60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혈압관리의 목표가 150/90mmHg 이하로 다소 느슨해진 경향이 있다. 하지만, 2014년 초에 개정된 미국뇌졸중학회의 진료지침에서는 뇌졸중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분석하여, 아직 혈압 140/90mmHg 이하를 목표로 치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수축기 혈압이 너무 낮아서 120mmHg 이하로 감소할 때에는 뇌졸중의 재발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수축기 혈압을 120-140mmHg 범위에서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열공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혈압의 목표치는 더욱 엄격하게 130mmHg 이하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처럼 뇌졸중 환자들의 혈압 목표가 일반 고혈압 환자의 치료 목표와 다소 다른 경향을 보이는데, 이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  

2013년에 개정된 고지혈증의 진료지침에서는 대부분의 경우에 스타틴을 사용하도록 추천하고, 저밀도콜레스테롤의 유지목표수치를 삭제하였지만, 2014년 개정된 미국뇌졸중학회의 진료지침에서는 아직 목표수치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동맥경화성 뇌졸중이 아니거나, 다른 임상적 동맥경화증의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새로 개발된 2013년 고지혈증 진료지침에 따라서 조절하여 저밀도콜레스테롤의 목표치가 없지만, 동맥경화로 인한 허혈뇌졸중이나 일과성허혈발작이 발생한 경우라면, 고강도 스타틴을 사용해 저밀도콜레스테롤을 100mg/dL 이하로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당뇨도 중요한 위험인자이지만, 뇌졸중 발생에 있어 당뇨의 위험성과 치료의 필요성을 아직 잘 모르고 있는 환자의 비율이 많다. 연구에 따르면 30세 이상의 당뇨환자에서 자신이 당뇨임을 알고 있는 비율은 73%, 치료받고 있는 비율은 59%, 적절히 치료받아 기준치 이하로 혈당이 조절되는 환자들은 28.1%에 불과하다. 뇌졸중 환자에서의 당뇨 조절의 기준은 일반적인 당뇨환자의 관리와 동일하며 규칙적 운동과 식이요법 등 생활습관 관리를 먼저 시도하고 추후에 적절한 약물을 사용하여  조절한다.

기타 위험인자로서 흡연 중이라면 금연교육을 통해 금연하도록 하며, 음주중이면 음주량을 줄이거나 금주하도록 권고한다.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음주량은 성인남자의 경우 하루 두 잔까지, 임신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에는 하루 한잔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심장의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뇌졸중은 대개 심방세동과 관련된다. 지속적이지 않은 심방세동은 오랜 기간 심전도 모니터링을 하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으므로, 최근에는 심전도 모니터링을 최대한 길게 시행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심방세동이 발견되면 와파린이나 새로 개발된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NOAC)를 이용한 항응고 치료를 시행한다.

심장 판막증이 있는 경우에 NOAC은 치료적응증이 되지 않으므로, 와파린을 사용해 유지한다. 관상동맥질환이 동반된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론 와파린과 항혈소판제제의 병합요법은 고려하지 않는다. 항응고제를 복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항혈소판제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병합요법이 아스피린 단독 요법보다 조금 더 도움이 된다. 항응고제는 뇌경색 발생 2주 이내에 시작하지만, 뇌경색의 크기가 크거나 출혈변성이 발생한 경우에는 항응고제 사용을 뇌졸중 발생 2주 이후로 미루기도 한다,

뇌졸중 발생의 원인으로 70% 이상의 경동맥협착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경동맥내막절제술이나 스텐트거치술을 시행하여 2차예방을 하도록 권고한다. 대부분의 경우에서 두 시술은 비슷한 정도의 2차예방 효과를 보이나, 70세 이상의 환자들에서 혈관이 매우 구불구불한 경우에는 수술요법이 더 효과적이다. 스텐트 거치술이나 경동맥내막절제술 모두에서 시술 및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의 빈도가 6% 미만일 경우에만 시술·수술후 재발방지에 있어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수술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부위의 경동맥협착증으로 인해 여러 가지 약물치료를 사용하여도 증세가 지속될 때에는 혈관우회술(EC/IC bypass)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모든 환자에서 적용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적절한 항혈전제를 선택하여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재발방지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허혈뇌졸중의 메타분석에서 뇌졸중 재발률이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항혈소판제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뇌졸중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항혈소판제제 단독요법을 추천하며, 일부 선택적인 경우에 단기간의 혈소판제제 병용요법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을 사용하기도 한다. 두개강내 혈관에 심한 협착이 있더라도 일차적으로는 약물 요법을 고려하며 스텐트 혈관거치술 등의 중재적 치료는 1차 치료법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이상에서 만성뇌졸중의 2차예방을 위한 위험인자 관리와 항혈소판제제 약물의 사용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적절한 위험인자 관리도 필요하지만, 항혈소판제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다시 한 번 강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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